'직원 간 갈등까지도…' 정치가 업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CIO
정치에 관심을 끊고 살기란 쉽지 않은 시대다. 이는 해외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처럼 뉴스나 소셜미디어, 대중문화 전반에 트럼프 행정부에 관한 이야기가 만연한 미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웨이크필드 리서치(Wakefield Research)와 성과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베터웍스(BetterWorks)가 500여 명의 미국 내 정규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직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의 87%는 “직장에서 정치 관련 소셜미디어 포스트를 읽는다”고 답했고 80%는 직장 동료나 일터에서 만난 사람과 정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절반 가까이가 직장에서 정치 관련 대화가 말싸움으로 이어지는 일을 본 적 있다고 답했다.

베터웍스의 CEO 크리스 더간은 “때문에 근로자들이 정치 뉴스와 담론을 형성하면서도 여전히 일에 집중하고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비즈니스 경영자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트럼프 관련 뉴스로 직장에서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되어서는 안 되지만, 적어도 관리자들은 이러한 뉴스가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팀원들 간 정치적 견해가 다를 때는 말 할 것도 없고, 설령 견해가 같더라도 정치 문제는 업무 집중도와 스트레스, 그리고 부서 간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참여 소프트웨어 업체 하이그라운드(HighGround)의 CEO 빕 산디르는 “직원들이 계속 정치적인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요즘처럼 뉴스거리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때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 어느 때보다 삶 속에 깊이 관여하게 된 정치 담론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행정부지만, 특히 그 일거수일투족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고 또 거기서 실시간으로 화제가 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더간은 이러한 이유로 자연스레 근로자들 역시 관련 대화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가 근로자들과 생산성에 미치는 분명한 영향이 있음을 외면하기보다는, 끝을 모르고 쏟아지는 소셜미디어 포스트와 뉴스로부터 잠시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직원들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산디르는 “소셜미디어의 특징은 실시간으로 현재 일어나는 일이 보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직장에서조차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이유로 소셜미디어 자체는 받아들이면서도 직원 관리와 뚜렷한 목표 의식을 설정해 그것이 일터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 이뤄지는 대화 외에도, 외국 국적 근로자들의 경우 현 행정부가 그들에 대해 취하는 입장을 우려하고 있다. 더간에 따르면, 몇몇 근로자들은 관리자와의 1:1 미팅에서 외국 출장을 가도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행 금지 및 이민자관리 정책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있는 팀들은 모두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민자가 아니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많은 정책 기조는 근로자들의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 의료보험 개혁에서부터 이민 정책, 인권 문제 등 이번 행정부의 정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균형 유지하기
그렇다고 해서 아예 정치에 대한 대화를 금지하거나, 소셜미디어 헤드라인을 스캐닝하는 것까지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문제는 정치가 일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완화하고, 또 직원들이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소모적인 걱정이나 논쟁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더간은 “적어도 직원들이 SNS를 사용하는 것, 또 자신의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지나치게 관여해선 안 된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하려 들기보다는 그들이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또 그러한 의도를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팀을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설명했다.

산디르도 “직원들의 SNS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거나, 정치적 대화를 아예 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하지만 직원들에 대한 정기적 성과 관리를 통해 이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치 문제로 생산성이 영향을 받게 된다면 “그때는 관리자가 개입해서 문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정치적 견해차로 발생하는 갈등 어떻게 해결할까
적대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정치적 대화를 자꾸만 유도하는 직원이 있으며 조심스럽게 상황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특정 인물 하나만을 문제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정기적인 직원 성과 관리 차원에서, 혹은 1:1 미팅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산디르는 “중요한 것은 그 대화가 직원 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터에서의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관리자의 중요한 임무이긴 하지만, 더간은 “실제로 문제의(?) 직원은 전혀 문제를 일으킬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정치 관련 논쟁은 서로 견해가 다른 데서 시작된다. 하지만 개중에는 한 직원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의도 없이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견해만을 밝혔는데 결과적으로는 갈등이 생기는 상황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적, 정치적 신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외부로 표출하는 것은 팀 내에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다.”

만일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결국에는 좀 더 직접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기 성과 평가에 해당 직원과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을 산디르와 더간 모두 추천했다.

낮아지는 일과 사생활의 경계
기술의 발달로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불분명해진 것은, 집에서 일을 더 많이 하게 됐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직장에서 업무 외 다른 일들에 관심이 분산되기도 더 쉬워졌음을 뜻하기도 한다. 주말에도 직원들이 지속해서 뉴스를 모니터링하고, 정치에 관심을 쏟느라 필요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결국 생산성과 집중력에도 영향을 주는 일들이 일어난다고 더간은 밝혔다.

그는 “주말에는 되도록 다른 일들을 잊고 푹 쉴 수 있도록 직원들을 장려해야 한다. 또 직장에 와서는 가장 중요한 업무 위주로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외부에서 일어나는 다른 일들에 주의력이 분산되지 않고 생산성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디르는 직장을 멈출 줄 모르는 정치 논쟁으로부터의 일종의 피난처처럼 꾸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는 정보 유출, 트윗, 댓글로부터 멀어져 쉴 수 있는 곳으로 일터에 대한 인식을 재전환하는 것이다.

“우리 팀에서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오히려 바깥세상의 골치 아픈 문제들, 소란과 논쟁들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이런 인식이 자리 잡기까지 100일 정도가 걸렸지만 현재는 생산성과 업무 집중도도 모두 회복되었다.”

직원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모범 사례를 설정하라
기업은 요즘과 같은 정치 환경이 직원들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와 걱정거리를 유발하는 상황임을 이해하고, 생산성과 집중력 향상의 모범 사례를 제시해 직원들의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관리자들부터 정치 관련 대화에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또 지나치게 가열된 논쟁을 잠재우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관리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주어진 역량 이상으로 통제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정치 문제와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상사까지 나서서 스트레스를 얹어주거나, SNS 사용 같은 개인적인 것까지 통제하려 나서서는 안 된다. 관리자는 생산성 손실을 방어해야 하는 최전선에 서 있다. 일터에 교란 요인이나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있을 때 관리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직원들이 이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일터에서 다양성과 견해차를 수용하고 존중하는 것은 필요하다. 요즘 같은 때에는 더더욱 그렇다. 팀이 정치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 있든, 혹은 상반된 견해차로 양분화돼 있든, 비즈니스 입장에서 기업 구성원의 다양성이야말로 혁신과 이윤, 그리고 성공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서로 정치적 견해가 다른 직원들이 함께 모여 있는 팀일수록 다른 견해를 인정하도록 직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처럼 갈등 요소가 많은 시기를 잘 헤쳐 나갈수록 더욱 생산적인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다양한 아이디어와 견해 차이를 수용할 기회로 활용해 더욱 강력하고 유연성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