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생산성 분야 가상비서 전쟁··· '코타나 vs. 시리' 승자는?

PCWorld

디지털 비서 전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시리가 WWDC 무대에서 코타나를 끌어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링크드인을 깜짝 인수하면서 코타나를 디지털 비서의 미래로 화려하게 내세웠지만 그로부터 불과 몇 시간 뒤, 애플 시리가 무대에 올라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라잡기 쉽지 않은 여러 가지 놀라운 생산성 기능을 선보인 것이다.

애플은 이날 차기 맥 운영 체제인 맥OS 시에라(Sierra)를 소개했다. 통합 시리는 시에라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선임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새로운 시리를 설명하면서 "맥의 시리는 우리가 알고 좋아하는 그 시리가 맞지만, 이제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예상한 일이지만 시리는 "창문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아요(no complaints about the lack of Windows)"라는 말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신경을 건드렸다.

코타나는 할 수 없고 시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필자는 서피스 북에서 코타나를 사용하면서 애플이 얼마나 대단한 것을 들고 나올까 생각했는데, 새로운 시리는 생각보다 아주 강력했다.

핫키/핫워드: 코타나도 할 수 있는 것
페더리기는 맥에서 키를 하나만 눌러 시리를 실행하는 듯했다. 윈도우 사용자는 코타나를 실행하기 위해 보통 두 개의 키(Win + Q)를 눌러야 한다. 페더리기는 시리를 실행할 때 핫워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윈도우에서는 "헤이 코타나"라는 문구에 반응해서 코타나가 실행되도록 구성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두 비서 모두 유능하지만 윈도우가 근소하게 우세하다.

복잡한 명령에 어려움을 겪는 코타나
페더리기가 심상치 않은 기세로 공격을 시작하자 코타나가 수세에 몰렸다. 페더리기는 "지난 주 오프사이트에 관해 작업한 파일을 보여줘"라고 지시했고 시리는 그 지시에 따랐다.

코타나는 다소 불규칙적이었다. 필자가 "지난 주 윈도우에 관해 작업한 파일을 보여줘"라고 명령하자 원 드라이브에 저장된 두 개의 문서를 찾아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긴 명령을 제대로 인식하고도 "나중에 업데이트된 후 다시 확인하세요"라는 대답을 건넨 경우도 몇 번 있었다.
 


페더리기는 한 술 더 떴다. "켄이 나에게 보낸 파일 중 내가 '초안'이라는 태그를 붙인 것만"이라는 명령까지 시연해 보였다. 필자도 비슷하게 시도했다. "AMD에 관한 것만"이라고 명령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켄이라는 사람이 필자에게 작업할 파일을 보낸 적이 없으므로 페더리기의 명령을 완전히 똑같이 따라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어차피 윈도우에서는 이런 요청은 처리하지 못한다. 향후 마이크로소프트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능이 추가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시리의 승리다.

재생 목록이라고, 코타나. 재생 목록…
이상하게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루브 뮤직(Groove Music)에서는 코타나의 재생 목록을 실행할 수 없다(개별 곡 재생은 가능). 페더리기가 "내 파워 발라드 재생 목록을 재생해"라고 지시하자 러시의 톰 소여가 부르는 노래가 실행됐지만 필자는 코타나에게 유럽(Europe)의 파이널 카운트다운을 재생하도록 수동으로 명령해야 했다. 시리에 비하면 구차하게 보인다.
 


반면 코타나는 요청에 따라 비디오를 제안한다. 따라서 필자의 음악 라이브러리에 톰 소여가 없음에도 코타나는 자동으로 이 곡의 영상을 불러왔다. 어쨌든 코타나의 방법은 시리만큼 편리하지는 않다. 지금쯤이면 재생 목록 문제는 해결이 되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승리! 이미지 검색은 코타나의 장기
그 다음 페더리기는 "웹에서 매 키우기에 대한 이미지를 검색해"라고 지시했다. 코타나와 빙이 자신 있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이미지 검색이다. 코타나에게 이 명령을 똑같이 하자 매 이미지가 검색됐다. 끝일까?
 


아직 아니다. 워드 2016에서 같은 이미지를 가져오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이미지가 아닌 링크가 추가된다. 해결 방법은 삽입 > 온라인 그림을 클릭하는 것이다. 그러면 검색 상자가 있는 대화 상자가 열리고, 이 대화 상자에서 마침내 매 사진을 추가할 수 있다. 게다가 페더리기는 알림 창에 검색을 고정하는 방법도 시연했다. 현재 버전의 윈도우 10에 있는 알림 센터(알림 창과 같은 역할)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스웨이(Sway)는 마이크로소프트 환경에서 이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보여주는 예다. 구두 명령을 통해 스웨이에 매 사진을 추가할 수는 없지만, 이미지를 추가하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승인 이미지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애플이 여전히 앞서 있기는 하지만 꽤 유용한 기능이다.


범용 클립보드라고?
페더리기는 아이폰에서 복사를 클릭한 다음 맥에서 붙여넣기를 클릭했다. 그러자 내용이 복사됐다. 이럴 수가!

아쉽게도 마이크로소프트 에지 등의 모바일 앱은 즐겨찾기와 읽기 목록을 공유하기도 어렵고, 모바일과 데스크톱 플랫폼 간에 내용을 잘라내고 붙여넣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윈도우 10 모바일과 데스크톱 윈도우 10 간에 이미지를 옮기는 방법이야 있지만(이메일로 보내기?) 페더리기의 방법은 정말 간편해 보였다.

친구에게 말하기? 코타나는 침묵
페더리기의 그 다음 시나리오는 계획 바꾸기였다. 페더리기는 시리에게 "켄에게 그냥 영화만 보자고 이야기해줘"라고 지시한 다음 "이번 금요일에 상영하는 영화는 뭐지?"라고 물었다.

이런 일이라면 윈도우에서도 문제 없다. 코타나는 금요일에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 잘 알려준다. 또한 코타나에게 친구 또는 동료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타나 앱이 설치되어 있다면 윈도우 폰 또는 안드로이드에서 텍스트가 실행된다. 아주 간단하다.
 


그러나 페더리기는 다음 단계로 가서 영화 표까지 구매했다. 이것도 따라할 수 있을까? 아니, 할 수 없다. 페더리기는 애플 페이를 사용해 영화 표를 구매했을 뿐만 아니라, 독립된 창의 영화 예고편을 웹 페이지로 불러오는 작은 묘기까지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에 '탭으로 지불하기' 기능을 구현해야 한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웹 전반에 생체 인식 보안을 구현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웹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구입하는 새로운 방법이 그렇게 절실히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크롬에 신용카드를 추가하면 자동으로 정보가 입력된다. 이 부분에서 확실히 코타나는 부족하다. 그러나 윈도우는 어느 정도 개방되어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서드 파티 솔루션으로 구현될 수 있다.

코타나, 분발해라
공정함을 위해 한 마디 덧붙이자면,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팀은 애플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디지털 비서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엑스박스 원, 링크드인). 애플이 시리에게 유리하도록 구성된 데모에서 신기능을 시연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타나 팀에게 당황스러운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음만 먹었다면 몇 년 전에 구현했을 핵심적 비즈니스 역량을 시리가 시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생산성을 좌우명으로 내세우려면 이러한 생산성 환경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

문제는 코타나가 아직도 마이크로소프트 앱과 플랫폼 전반에 걸쳐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코타나는 엣지 브라우저에 통합되었지만 아직 오피스에는 구현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음악 부분에서는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앞선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생산성에서까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겠지만 그 사이 애플의 요란한 활약을 지켜봐야 한다. PC 팬에게는 고역일 수밖에 없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