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놓치다' 편견이 채용에 미치는 영향

CIO

기업은 눈에 띄는 차별을 없애고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이런 눈에 띄는 게 아닌 무의식 속의 편은 그것을 알거나 바꾸기가 더 어려우며, 특히 사람을 채용하거나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데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Thinkstock

직장을 구하는데 키가 중요할까? 이 질문 자체가 우스갯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는 꽤 신빙성 있는 사실이다. 2004년 6월 미국 응용 심리학회지에 실린 티모시 A. 저지(Timothy A. Judge)와 다니엘 M. 캐이블(Daniel M. Cable)의 연구는 개인의 신장과 직업적 성공 수준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남성 가운데 신장이 6피트(약 182cm) 이상인 인구는 전체의 15% 수준이었다. 하지만 기업 CEO들의 신장을 조사해본 결과, 신장이 6피트를 넘기는 비율이 60%를 상회하고 있음을 연구진은 확인했다.

저지와 캐이블의 연구는 연령과 성별 조정을 거친 후 진행한 분석에서 개인의 신장이 1인치(약 2.5cm) 커질 때마다 평균 연봉이 미화 789달러 높다는 상관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컨설팅 기업 쿡 로스(Cook Ross)의 공동 설립자이자 현재는 최고 학습 책임자(CLO, Chief Learning Officer)로 재직 중인 하워드 로스는 다양성과 포용을 주제로 발간한 브리핑에서 “CEO를 키로 뽑는다는 것은 불공정의 차원을 넘어, 완전히 부조리한 상황이다. 이는 마치 어떤 직원이 뚱뚱하단 이유만으로 낮은 인사 평가를 받거나, 특정 인종이라는 이유로 뭔지도 모를 약을 처방 받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다. 혹은 옷차림에 따라 사람을 구별하고, 학교에서 남자 아이들에게 더 많은 발표 기회를 주는 것과도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사실 이런 부조리한 예시들은 모두 여전히 우리 생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들이다. 우리 삶의 많은 결정은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하는 시각적 정보들에 의해 비논리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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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 편견의 문제
미국 변호사 협회의 최고 HR 책임자 겸 직원 다양성 책임자인 발레리아 스톡스는 로스가 언급한 사례들이 무의식적 편견의 사례라고 밝혔다. 이번 달 초 애틀랜타에서 치러진 TLNT, ERE 미디어 하이 퍼포먼스 워크포스 서밋(High Performance Workforce Summit)에 연사로 나선 스톡스는 “많은 기업들이 편견이나 차별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무의식적 차별은 여전히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라고 이야기했다.

스톡스는 “의사 결정권을 내릴 수 있는 직급으로 올라가면 여전히 인종, 성별, 성적 취향에 기반한 제약이 많이 확인된다. 승진뿐 아니라 첫 고용이나 봉급 인상의 과정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의 권력을 주도하는 관리자들은 여전히 다양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 중 누구도 스스로가 지닌 편견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실제로 주변에서 인종 차별주의자나 성 차별주의자, 혹은 다른 어떤 ‘주의자’를 본다면 그들의 옹졸함과 왜곡된 시각을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경향성을 지닌, 다시 말해 기존의 관념에 기초해 우리 주변의 모든 대상(과 사람)을 범주화하고 재단하는 존재다.

스톡스는 “단순히 말해, 우리의 조상들은 주변의 대상들을 빠르게 해석해 그것에 대응할 방법을 결정함으로써 목숨을 이어왔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이러한 행동 양식은 오늘날에도 분명 유의미한 방식이다. 편견이 없다면 우리는 세상을 인식하는데 더 많은 힘을 들여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흔히 어떤 사람의 특정 성격이나 특성에 ‘가치’를 메기는데, 문제는 이 편견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스톡스는 “편견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 명제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기업 간부들로 한정 지어 얘기해보자면, 가장 문제인 부류는 ‘우리에겐 다양성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데에만 관심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하는 이들이다. 바로 무의식적 편견을 무시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백인 남성으로 가득 찬 임원 회의실을 보며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영역과 유색인종이 능력을 발휘할 영역이 저기 어딘가에 있다고 말한다. 공정한 기회란 그들에겐 다른 의미로 쓰인다”라고 지적했다.

 


다양성 피로
스토케는 또 다른 문제로 ‘다양성 피로(Diversity Fatigue)’를 지목했다. 다양성 피로란 차별, 불공평 대우, 억압 등의 문제에 대해 과도한 증언과 지적을 접한 주류 집단(백인 남성 집단)이 ‘내 능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야’라는 생각을 가지는, 결국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대한 사회적 침묵을 야기하는 문제다. 비주류 집단에서 다양성 피로는 다른 형태로 발현된다.

스톡스는 “침묵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면 비주류 집단이 권력 집단에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현상 유지 상태만 계속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지 모르게 되고 그저 현재 주어진 일을 처리하고 시간이 되면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한다. 싸움의 필요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혹은 기존에 형성된 주류의 시각을 받아들이고 체득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며 편견에 자신을 맞추는 이들도 나타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무의식’이라는 변명
스톡스는 편견이 어떠한 의도나 인식, 통제의 대상이 아니기에 이를 해결하는데 전통적인 다양성 훈련이나 교육은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편견이 있음을, 혹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불공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인정하고 싶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때문에 그들은 이런 사실과 관련한 진단 자체를 거부하게 되고, 결국 해당 문제에 내성을 갖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무의식적 편견은 더욱 고착된다”라고 설명했다.

무의식적 편견을 해결할 시작점
무의식적 편견을 해결할 첫 걸음은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따라서 비난이나 수치의 대상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 그것이 우리의 일상적인, 그리고 업무와 관련한 판단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그렇다면 다양성의 추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즉 다양성을 강조한 기업들이 확보하게 된 경쟁력이나 고객 지원 역량, 그리고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를 확인해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스톡스는 “우리는 근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재능의 인재들이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결과물을 이해한다면, 다양성 피로를 극복하고 인식의 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