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좀 먹는 '직장 내 괴롭힘'··· 이유는? 해결책은?

CIO

학창 시절 따돌림을 주도했던 '일진'들이 사라지지 않았다. '승진'을 하고 나이가 들었지만, 결코 현명해지지 않은 '일진'이 있다. 예전의 나쁜 행동을 고치지 못한 '일진'도 있다. 상당수는 직장에서도 그런 못된 행동을 일삼는다.

직장에서는 '왕따' 같은 '괴롭힘'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조그비(Zogby)가 WBI의 의뢰로 2014년 1월 미국의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bullying)의 표적이 된 사람들의 비율과 이를 목격한 비율이 각각 27%와 21%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포브스(Forbes)는 최근 한 기사에서 무려 96%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게리 나미(Gary Namie)와 그의 아내인 루스 나미(Ruth Namie)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없애는데 전력하는 WBI(Workplace Bullying Institute)라는 단체를 설립했다는 사실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이란 뭘까?
사람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WBI의 게리 나미는 "우리는 상당히 높은 기준을 적용해 괴롭힘을 바라보고 있다. 위협, 굴욕감 주기, 협박하기, 업무 방해하기, 언어 폭력 등 학대와 언어 폭력을 반복하는 행위를 괴롭힘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이 괴롭힘에는 전염성이 있다"라고 정의했다.

직장 곳곳에 영향을 초래하는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괴롭힘은 표적이 된 개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나미와 WBI 데이터에 따르면,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된다.

나미는 "피해자는 우울증, 불안, 공포에 시달린다. 더 많은 병가를 내면서, 장기 결근율이 상승한다. 또 스트레스 관련 질병 발병률이 높아져 고용주의 의료보험 분담 비용이 상승한다. 동기부여, 몰입도, 생산성이 떨어진다. 당연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은 회사를 그만둘 확률은 분명 더 높으며, 재능 있는 친구, 가족, 지인들에게 그 회사를 추천하지도 않을 것이다.

기업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부서와 협력해 거버넌스, 위험, 컴플라이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더 네트워크(The Network)의 트레이닝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 담당 총괄 매니저인 줄리 모리아리티는 여기에 동의한다.

모리아리티는 "직장 내 괴롭힘은 전체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직접적인 피해자, 목격자 할 것 없이 팀웍이 깨진다. 또 생산성이 저하되고, 기업의 인재 채용 및 유지 역량에 악영향이 발생한다. 추천과 소개를 통해 채용한 인재가 많다. 그런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으면, 친구나 가족, 동료들에게 그 직장을 권고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경우에는 PR 측면에서 '악몽'같은 일이 될 수도 있다. 또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처벌하고 싶어한다면 많은 비용이 들고, 부정적인 시선을 끄는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다면 기업들이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모리아리티는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피해자는 여러 이유 때문에 상사나 동료의 괴롭힘을 보고하지 않는다. 가장 많은 이유 중 하나는 '트러블메이커'로 비춰져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해서다.

모리아리티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해 직장 내 괴롭힘에 맞설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럴 힘도 갖고 있지 않다. 특히 이제 막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끔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WBI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충분히 근거가 있는 두려움이다. 피해자를 괴롭힌 사람의 56%가 피해자의 상사였다. 동료는 33%다. 나미는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원하는 대로 처우할 테니 참아라. 그렇지 않으면 거리로 내쫓길 것이다. 새 직장을 찾을 때 필요한 추천서도 기대하지 마라'라는 메시지가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리아리티는 더 나쁜 상상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보고했는데, 회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을 때 가해자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모리아리티는 "직장 내 괴롭힘을 보고했는데, 회사가 대응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더 괴롭힘을 당할 것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다. 내부 고발자가 보복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 가해자로부터의 보복은 물론이고, 트러블메이커로 간주되어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리아리티는 '더 네트워크'에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용인하지 않는 기업 문화 조성, 내부 고발을 한 피해자를 보호하면서 괴롭힘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법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리아리티는 "기업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부문 종사자들은 이런 종류의 기업 문화 조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서로 존중을 하는 안전하고 개방적인 직장에 대한 립서비스만 늘어놓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한 규칙이 있어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딜레마: 높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은 가해자
또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이 이익이 되는 기업이 일부 존재한다는 사실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익을 창출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동과 괴롭힘 사이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과거 이런 공격적인 '괴롭힘' 전술을 사용해 효과를 본 경우가 더 그렇다.

나미는 "상당수 가해자가 여러 다양한 상황에서 괴롭힘과 유사한 행동을 찬양한다. 이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거침 없으며, '교활'하다. 개인과 업무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한다"라고 말했다.


모리아리티는 "실제 직장에서는 이런 가해자들이 낭패를 겪었다가도 다시 일어서는 경우가 아주 많다. 즉 직장에서는 가해자의 공격적이고 못된 자질이 업무에서 성과를 발휘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아주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들 가해자가 뛰어난 실적을 내는 직원, 우수한 세일즈맨, 회사에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직원이라면, 회사는 이들을 애지중지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피해자는 회사가 이런 사람들의 성과를 포기할 때까지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기업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부서, 또는 이런 기능을 수행하는 팀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직책과 팀이 CEO, 최상급 경영자, 이사회 직속의 조직으로 편재되어 있어야 정치적으로, 공평하게, 객관적으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모리아리티는 "기업 윤리 책임자, 부서,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는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가해자를 해고하거나 처벌하는 등 강건하게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직장 내 정치나 재무적인 문제 때문에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보고 체계가 자리를 잡아야 하며, 피해자의 익명성을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조사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모리아리티는 "대다수 기업은 (때론 가해자인) 상사에게 보고를 하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HR 부서에 도움을 요청하는 구조를 선호한다. 상장 회사의 경우 핫라인, 불평불만을 조사해 해결할 수 있는 보고 체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거나, 효과적이지 못하다면, 피해자는 기업 외부에서 법에 의지할 수 있다.

피해자 보호를 의무화하는 법
나비와 WBI는 많은 주들이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방치한 기업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WBI는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하고, 고용주와 직원들을 보호하는 '건강한 직장에 관한 법(Healthy Workplace Bill)'을 도입시켰다. 다음은 이 법안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한 내용이다.

고용주를 위한 HWB
- '직장 내 괴롭힘 환경(Abusive work environment)'을 정확히 정의 - 이는 직권 남용에 대한 높은 기준을 제시한다.
- 공인된 의료 및 정신 건강 전문가의 건강 유해요소에 대한 증명을 요구.
- 내부적인 교정 및 예방 메커니즘이 기능을 하고 있을 경우, 양심 있는 고용주를 형벌적 책임 위험으로부터 보호.
- 고용주에게 가해자를 해고 또는 제제할 근거를 제시.
- 원고가 개인 변호사를 채용하도록 요구.
- 주 및 연방 정부의 민권 보호에 관한 차이를 없앰.

직원들을 위한 HWB
- 직장 내 건강 유해 요소인 괴롭힘에 대한 법적 조치 경로를 제시.
- 가해자 개인을 고소할 권리를 제공.
- 고용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음.
- 임금과 직원 특전에 손해가 있을 경우 이를 회복할 수 있음.
- 고용주로 하여금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

불가피한 법적 조치가 없을 경우를 대상으로 했을 때 WBI 통계는 직장 내 괴롭힘을 보고받았음에도 44%는 이를 바로잡을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런 고의적인 '무시'는 단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모리아리티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기업들은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손해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다 아주 뒤늦게 생산성과 직원 유지, 평판에 초래된 피해를 깨닫는다. 직원들은 회사가 '도덕'보다는 '돈'을 우선시 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회사는 이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