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재택근무, 두 마리 토끼 잡기

Macworld


얼마 전 필자의 아내가 둘째를 낳았다. 첫째 아들은 이제 막 네 살이 됐다. 둘째의 출산을 축하하러 모인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앞으로도 부부가 모두 집에서 일할 계획이라는 말을 꺼내니,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부모와 보낼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론 일에도 육아에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몸만 축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취학 자녀 2명의 육아와 직업적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우선, 필자의 글은 모두에게 해답을 주는 교과서가 아님을 밝혀둔다. 모든 부모와 아이들의 상황은 천차만별임을 알기 때문이다. 필자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우리 부부에게 효과가 있었던 경험과, 그에 기초한 약간의 조언뿐이다.

우리를 위한 게 아니라
우리 부부가 하지 ‘않기로' 결정한 내용들에 관해 먼저 이야기 해봐야겠다.

첫째의 경우 유치원에서 몇 시간을 보내기는 하지만, 아이를 우리 부부가 일을 하는 하루 종일 보육 기관에 맡기겠단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아이에게 엄마 아빠와 떨어져 보내는 매일을 경험토록 하고 싶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는 전문가의 교육과 양육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보모 혹은 여타 방문 양육 서비스는 비용이나 집 공간의 문제로 여의치 않았다. (집에는 고양이의 탈을 쓴 난폭한 폭군이 있다.) 다른 부모들과 돈을 분담해 방문 보육 교사를 고용하는 방법 등도 이용해 본 적이 있지만, 모두 완벽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많은 주변인들의 조언도 있었다. “직장을 한 번 옮겨봐”, “부모님 댁에 들어가면 안돼?”, “아기의 울음에 적응되면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꺼야” 등은 안타깝게도 모두 우리 부부에겐 그리 유용한 조언들이 아니었다.

결국 우리는 논리와 창의력, 기술, 그리고 카페인을 조합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우리만의 방법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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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우리 부부는 모두 집에서 일을 한다. 이 경우 가장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육아 문제의 해결책은 서로 돌아가며, 즉 필자가 일을 할 동안 아내가 아이를 돌보고, 반대로 아내가 일할 땐 필자가 아이를 돌보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둘 다 하루 8시간은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직업 특성 상 이런 방법으론 한계가 있었다. 밥도 먹고, 목욕도, 운동도, 또 잠깐씩은 머리를 식히는 휴식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업무 시간이 적거나 기계가 아닌 이상, 육아와 일을 병행하긴 실질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의 경우엔 처음 얼마간, 주중의 밀린 업무를 주말에까지 하는 방식으로 시간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이 부분에 관해서는 잠시 뒤 추가로 설명하겠다). 이론적으로, 하루 업무량을 줄이는 대신, 업무 일수를 늘린다는 계산에 문제될 것은 없었다. (아이들이 얌전히만 협조해준다면) 잠도 충분히 잘 수 있고, 식사도 사람답게 할 수 있고, 조금은 숨 돌릴 틈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능률에 있었다. ‘40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9장까지 쓸 수 있다'라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떤 장은 책의 다른 부분보다 많은 자료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고, 또 중간중간 처리해야 하는 잡무들도 업무 시간을 갉아먹었다.

즉 아무리 철저히 계획을 세워도, 육아는 어떤 식으로든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이다.

창의력을 발휘하자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방식은 아이가 몇 살이냐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갓난아이의 경우에는 품에 안고 일을 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아이가 좀 더 자라면 요람에 뉘어 낮잠을 재우거나 서재 혹은 사무실 한 켠에 놀이 울타리를 설치해 둘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지만, 아직 눈을 땔 수는 없는 시기의 아이들이다.

(필자가 완벽한 멀티 테스커라는 말은 아니지만,) 맥북 프로와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놀라운 기술적 발전으로 거실 혹은 놀이터에서 아이를 돌보며 간단한 이메일 답장이나 트위터 확인, 또는 여타 ‘기계적' 작업들은 효율성에 지장을 받지 않고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최선은 아니어도, 어쨌거나 과거에 비해 나아진 점이다.

중요한 작업이 있을 때는 아내와 필자 모두가 집에 있는 경우에도 몇 시간 베이비시터를 고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기술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기술을 활용하자
인생을 낭비하게 하는 바보 상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TV지만, 필자의 집에서는 아이들을 돌볼 어른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가정의 평화를 지켜주는 귀중한 구원자다. 물론 상업 광고 등은 최대한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넷플릭스(Netflix)나 애플 TV를 통한 아이튠즈 스토어 스트리밍, 또는 스마트 TV를 통한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Amazon Instant Video)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이를 광고에 노출 시키지 않고 교육적 콘텐츠만을 보여줄 수 있다.



4살이 된 첫째 아이의 경우에는 각종 장난감이나 아이패드 앱에도 많은 흥미를 보인다. 우리 부부는 매 달 일정 금액을 교육적 아이패드 게임을 위한 지출로 할당하고 있다. 아이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뿐 아니라, 우리 부부에겐 일에 집중할 시간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물론 아이가 함부로(혹은 실수로) 앱 내 구매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 장치는 미리 설정해두고 있다.

카페인이 필요하다
아내가 임신했을 때 얼마나 많은 선배 부모들이 “너희가 잘 수 있는 시간은 아이가 잘 때 뿐이야”라는 놀림 섞인 조언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필자의 모토는 “아이가 잘 때 일하자”라는 것이다. 필자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것을 가장 확연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개인적 변화는 잠이 확실히 줄었다는 것이다. 좋든 싫든 아빠가 되려면 수시로 커피를 들이 마셔야 하고, 때문에 자동 커피 메이커는 하나 쯤 마련하는 게 좋다. (우리 부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에코 비엔나 플러스(Saeco Vienna Plus) 모델을 구매했다. 지금은 단종된 모델이지만 여전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일과 육아, 두 산을 넘어
육아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며 우리가 포기해야 한 것은 잠뿐만이 아니다. 웹 서핑이나 TV 시청, 혹은 여타 여가 시간 역시 많은 부분 포기해야 했다. 집 정돈이나 사회 활동은 말할 것도 없겠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매 주 한 나절은 부부 모두가 컴퓨터를 끄고 아이들에게만 눈길을 주는 화목의 시간을 가진다.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외부 일정도 분명히 있지만, 그럼에도 이 시간은 어떤 피로와 수고를 무릅쓰고라도 마련해야 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 우리 부부는 아이를 가지기 전의 조금은 여유 있던 시절의 추억을 언제나 소중히 간직하려 노력 중이기도 하다. 가족 간의 값진 소통, 집 안 곳곳에 쌓인 추억, 길지 않은 시간이나마 아내의 눈을 바라보며 이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가슴은 행복감으로 충만해진다.

*Joe Kissell는 티드비츠(TidBits)의 선임 기자며 다수의 e북을 집필한 저자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