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과 현실 사이' 5G 기술 진단

Network World

5G 무선 네트워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가? 당황할 필요 없다. 왜냐면 사실상 5G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제원, 제품, 기술적 혁신 등의 모든 측면에서 5G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대신 이야기는 무성했다. 지난 5월 삼성은 1Gbps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발표하며 이를 “5G”라 지칭해 이목을 끌었다. 삼성은 2020년까지 자사 스마트폰 제작에 이 기능을 적용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달 발표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호라이즌 2020 플랜은 5G 연구개발에 1억 7,2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정부가 2020년까지 국내 5G망을 개발하기 위해 4억 7,5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모두 5G기술의 막대한 경제적 수익성과 혁신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5G가 무엇인가에 대한 제대로 된 합의조차 아직 없다는 것이다. 현재 5G는 사실상 몇몇 사람만 이용하는 그들만의 용어라는 것이 IDC의 리서치 매니저 사티야 아트라얌의 견해다.

그는 “5G 기술에 천문학적 금액의 돈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곳은 많지만, 이들 모두가 5G의 각기 다른 부분에 투자를 하고 있다... 어디서는 데이터속도 향상에 투자를 하고, 다른 쪽에서는 커버리지 향상에만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치 유명한 코끼리와 장님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 하다. 여섯 명의 장님이 코끼리의 각기 다른 부위를 만지면서 각자 나름대로 코끼리를 상상했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틀린 사람은 없지만,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국제 전기통신 연합(ITU),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같은 표준 기관들은 현재 다양한 관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ITU에서는 비록 직접적으로 5G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2012년 1월 성공적 차세대 LTE 및 WiMAX와 같은 차세대 이동통신(IMT-Advanced) 표준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물론 특정 ‘G’ 단어가 비교적 분명하게 확립이 되고 널리 쓰이게 됐다고 해도(일례로 3G는 ITU의 IMT-2000 표준을 의미한다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것이 완전한 공식 정의라고 할 수는 없다. WCDMA 기술을 재정비함으로써 기저 하드웨어는 변화하지 않은 채 흔히 ‘3.5G’또는 ‘3.75G’라 불렸던 HSPA와 HSPA+가 탄생했던 것이 한 예다.

실제로, 이들 기술은 근래 들어 훨씬 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출시되고 있다고 포레스터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프랭크 질레트는 말했다.

“4G의 경우를 보자. 3G의 다양한 버전들(HSPA+와 같은)을 4G라 불렀고, 그런 다음에는 LTE를 진정한 4G라 부르기도 했다. 5G가 새로운 신기술로 떠오름에 따라 이와 관련해 마케팅을 위한 수많은 과장과 허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렇다면 5G 테크놀로지의 실제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로써는 확실치 않은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저명 와이어리스 컨설턴트이자 네트워크 월드 블로거 크레이그 마티아스와 같은 전문가들은 그 모습을 유추해볼 단서들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마티아스는 5G를 비롯한 미래의 기술들에 대해 제한된 스펙트럼 가용성(spectrum availability)을 핵심 인자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무선 통신은 600MHz에서 3GHz 사이의 주파수 범위에서 최적의 성능을 나타낸다. 마티아스는 기다란 신축식 안테나로 작동하던 구식 VHF 포터블 TV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주파수가 600MHz 미만일 경우 파장이 너무 커져 수신 안테나의 크기가 ‘문제 있는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3GHz 이상의 주파수에서는 시그널이 빠르게 흩어지며 고지향성을 띔으로써 유효 거리가 짧아지는 문제가 야기된다.

이러한 이유로 마티아스는 스펙트럼 가용성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로써 상상 가능한 미래의 모습 가운데 하나는 스몰 셀(small cells)이 활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스몰 셀은 라지 셀만큼의 지리적 커버리지를 지원하지 못한다. 비유를 들자면, 가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다. 어떠한 주파수건 그것은 하나의 라지 셀에 의해 독점될 수도 있고, 일련의 스몰 셀을 통해 지원될 수도 있다.

마티아스는 “바로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다. 더 넓은 스펙트럼 가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기존의 스펙트럼을 재사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즉 하나의 주파수를 동시에 다용도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여러 셀들 간의 지리적 간격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펙트럼의 부족과 더불어 마티아스는 특정 시점에 이것의 개별 블록에 채워질 수 있는 데이터의 규모 역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펙트럼 효율(spectral efficiency)이라 불리는 개념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시장은 다중입출력(MIMO,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하나의 데이터 스트림을 서비스하기 위해 다수의 안테나와 리시버를 이용하는 방식)과 같은 차선책들을 적용해 스펙트럼 효율을 향상해나가고 있다. 마티아스는 이러한 대안적 전략의 효과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은 기적을 행하고 있다. 이는 본래 가능할 수 없는 작업이다. 하지만 실제로 업체들은 특정 MIMO 시스템의 밀도를 높임으로써 스펙트럼 효율을 상당한 폭으로 향상 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IDC의 아트라얌은 궁극적으로 5G 기술이 어떤 모습을 하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몇 가지 기능은 5G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빨라진 속도 역시 5G의 중요한 측면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엔드유저의 기능성과 네트워크 그 자체의 건전성 측면 모두에서 자동화가 5G의 중심 기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빌트-인 인텔리전스(Built-in intelligence)를 이용해 위치 인식 서비스나(저녁시간에 집주인이 퇴근하는 걸 감지하고 집안의 온도 조절 시스템을 미리 켜놓거나, 집에 걸려온 전화를 가장 가까이 있는 기기로 돌려주는 기능 등) 최대한의 성능과 신뢰도를 위한 자율구성(self-configuration)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아트라얌은 “네트워크가 이용자에게 어떻게 도달할 지, 또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어떻게 얻을 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소위 시그널링 정보(signaling information)이라 부르는 정보를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배경에 깔린 기저 메시지가 아주 많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질레트는 이런 새로운 정도의 유연성 역시 5G의 중요한 요소가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송 중간에 주파수를 바꾸는 것과 같이 해볼 수 있는 과감한 시도는 꽤 있다”라며, 또 필요에 따라 다양한 대역폭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5G에 대해 확실한 몇 안 되는 사실 중 하나는 적어도 당분간 이 기술을 시장에서 볼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이다. 대부분의 전문가 및 기관들은 5G 기술을 사용한 기기를 현실에서 흔히 만나려면 2025년 가량은 돼야 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현재는 5G가 달성해야 할 것들에 대한 전반적 합의가 이뤄지는 양상이다. 유럽 전기통신 표준 협회(European Telecommunications Standards Institution)는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미래 모바일 정상회담(future mobile summit)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수석 연구개발 책임자 마리오 캄포라르고를 초청했는데, 그는 기조 연설에서 캄포라르고는 아트라얌과 마티아스가 제기한 것과 같은 문제 몇 가지에 대해 언급했다. 스펙트럼상의 한계와 소위 ‘사물 인터넷’의 확산에 따른 해결 과제 등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한 달 전 에릭슨(Ericsson)의 CTO 비쉬 낸드랄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가옴(GigaOm)의 모빌라이즈 컨퍼런스에서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 5G의 유연성과 인텔리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비슷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낸드랄은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마다] 각기 다른 기술과 네트워크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기업들에게 있어 좋은 소식은 당장 이 기술을 다뤄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질레트에 따르면 다른 좋은 소식도 있다.

그는 “내 생각에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신경 쓰게 될 부분은 통신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기술을 더욱 믿을 수 있고 유비쿼터스하게 개발해야 한다. 솔직히 엔드 유저의 관점에서 보면 굳이 광역 네트워크에서 로컬 네트워크로 전환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라며 가격 하락 가능성을 점쳤다.

그렇지만 앞으로 다가올 이 기술에 대한 많은 추측, 그리고 5G가 갖춰야 할 기능들에 대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사항들은 아직까지 거의 정해진 바 없다. 지금부터 기술이 발전해 가면서 많은 부분이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질레트는 “앞으로 5G기술을 어디에 쓸 지, 어떤 행동 양상을 낳게 될 지 등을 벌써부터 추측하는 건 너무 이르다. 그리고 2020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때 가서는 전화기가 귀걸이 형태로 나올 것인지, 몸 일부에 임플란트로 들어가거나 일주일에 한번씩 씻어내는 문신의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진실은 시간이 지나봐야 알게 될 것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