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ㅣ‘리눅스’는 여전히 ‘표준’이다

InfoWorld
'리눅스(Linux)'는 오픈소스의 성공 기반을 닦았을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운영 방식을 구체화했다.

우리는 리눅스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는가? 오픈소스 세상에서 자라난 사람뿐만 아니라 오픈소스를 처음 접한 사람 모두 리눅스 커뮤니티의 선구적인 역할에 감사해야 한다. 어쨌든 리눅스는 오픈소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개인, 기업, 정부에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첫 모델이었다. 
 
ⓒWilliam Warby (CC BY 2.0)

리눅스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를 포함한 ‘리눅스 커뮤니티’는 오늘날 오픈소스가 작동하는 방식 또한 정의했다. 깃(Git)부터 조직 구조(메인테이너, 커미터 등)에 이르기까지 리눅스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운영 방식에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는 리눅스 재단의 ‘2020년 리눅스 커널 역사 보고서(2020 Linux Kernel History Report)’에 따라 리눅스가 어떻게 오픈소스의 기반을 닦아 놓았는지를 살펴본다. 

대규모 협력
리눅스는 모든 것이 크다(임베디드 리눅스 배포판을 실행하는 수많은 IoT 장치는 예외다). 올해로 리눅스는 탄생 29주년을 맞았다. 현재까지 2만 명이 넘는 기여자(contributors)가 참여했고, 100만 개의 커밋(2020년 8월 기준)이 추가됐다. 지난 몇 년으로 따지자면 평균 7만 5,000개의 커밋이 추가됐다. 놀라운 기록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다. 

리눅스는 토발즈의 단독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그리고 1996년경 앨런 콕스와 존 네일러가 합류했다. 이들은 서로를 ‘메인테이너’라고 불렀다. 같은 기간 동안 아파치 웹 서버와 같은 다른 프로젝트도 조직적인 형태를 갖췄지만, 필자가 아는 한 메인테이너 계층을 중심으로 이렇게 빠르게(그리고 공식적으로) 조직화된 사례는 없었다. 

이러한 계층은 중요했다. 최초의 MAINTERS 파일(커널 v1.3.68용)에서 밝힌 바와 같이 프로젝트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REST:
P: 리누스 토발즈(Linus Torvalds)
S: 이메일에 산 채로 묻히다(Buried alive in email)


1996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MAINTAINERS 파일은 길이가 107줄에 불과했다. 현재 해당 파일(v5.8)의 길이는 19,033줄이며, 총 1,501명의 메인테이너가 나열돼 있다. 이 메인테이너들은 리눅스 커널 메일링 리스트(LKML)에서 엄청난 양의 메시지를 공유한다.

리눅스의 조직적인 구성으로 인해 토발즈(그리고 나머지 1,501명)는 이러한 규모에서도 ‘이메일에 산 채로 묻히지’ 않고 협업할 수 있었다. 허나 안타깝게도, 리눅스가 성공하면서 토발즈는 MAINTAINERS 파일 5.8 버전 말미에서 밝힌 것과 같이 보고자들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THE REST
M: 리누스 토발즈 <torvalds@linux-foundation.org>
L: linux-kernel@vger.kernel.org
S: 보고자들 속에 산 채로 묻히다
Q: http://patchwork.kernel.org/project/LKML/list/
T: git git://git.kernel.org/pub/scm/linux/kernel/git/torvalds/linux.git
F: *
F: */


최초의 세계적인 오픈소스 문제였다.

코드로 대화하기
계층(hierarchy)뿐만 아니라 개발팀을 한데 묶기 위해 사용하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예: LKML 등)도 중요했지만, 리눅스 커널 코드의 엄청난 성장을 지원하려면 더 많은 것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깃(Git)’이다.

 
ⓒThe Linux Foundation
이전에도 확장되는 코드 베이스를 관리하기 위해 토발즈가 개발한 버전 관리 시스템 ‘깃’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이것이 너무 중요했던 나머지 토발즈는 2005년 커널 개발을 잠시 쉬면서 깃을 개발했다. 지금은 기트허브(GitHub)나 기트랩(GitLab)의 맥락에서 깃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둘의 기반은 당연히 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깃(그리고 이를 더 사용하기 쉽게 만든 기트허브 같은 회사들)에 대해 “오픈소스에 가시성을 제공하고 협업의 장애물을 한 단계 낮추었다”라고 말한 토비 랑겔의 주장은 옳다. 토비 랑겔은 오픈소스 및 웹 표준 컨설턴트다. 


2005년 비트키퍼(BitKeeper)에서 깃(Git)으로 전환하면서 다루기 힘든 코드로 협업할 필요가 없어졌고 리눅스 커널 커뮤니티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아틀라시안(Atlassian) 팀은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앙 집중식 버전 관리 시스템과는 달리, 깃의 브랜치는 저렴하고 병합하기 쉽다…(중략)…기능 브랜치는 코드 베이스의 모든 변경사항에 대해 고립된 환경을 제공한다. 작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규모에 상관없이) 새로운 브랜치를 생성한다. 이렇게 하면 마스터 브랜치에는 항상 제작 품질 코드가 포함된다.

SVN과 같은 중앙 집중식 버전 관리 시스템에서는 각 개발자가 중앙의 단일 저장소를 가리키는 작업 사본을 받게 된다. 그러나 깃은 분산형 버전 관리 시스템이다. 각 개발자는 작업 사본 대신 전체 커밋 히스토리가 갖춰진 로컬 저장소를 얻게 된다. 전체 로컬 히스토리가 있으면 깃이 빨라진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커밋을 생성하거나 이전 버전의 파일을 검사하고 커밋 간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분산형 개발을 사용하면 엔지니어링팀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 누군가 SVN에서 프로덕션 브랜치를 중단하면, 다른 개발자는 이것이 해결될 때까지 변경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 깃의 경우, 이런 종류의 차단이 없다. 모두가 로컬 저장소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당연시하기 쉽다. 깃이 지난 15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깃 기반 개발을 개척하고 지금처럼 표준화한 것은 바로 리눅스 커널 커뮤니티였다. 

깃은 리눅스 커널 개발 속도를 크게 높였다. 2008년 첫 커널 보고서가 공개됐을 때, 버전 2.6.12에는 시간당 커밋이 2개 밖에 없었다. 2019년 시간당 평균 커밋은 9.4개로 증가했고, 2020년(5.8 커널)은 10.7개다. 

‘수익’을 창출하는 오픈소스
이외에도 리눅스 커뮤니티는 여러 기술적 발전을 이끌어냈다. 다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적용된 프로세스 개선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리눅스에서 등장한 또 다른 중요한 ‘혁신’은 바로 ‘돈(money)’이었다. 

다른 어떤 프로젝트보다도 리눅스는 무료 소프트웨어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 엄청난 재정적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를테면 레드햇(Red Hat)의 경우 리눅스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판매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을 만들었다. 

리눅스 커널 개발에 참여하는 ‘개인’을 살펴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커널 개발자 젠스 엑스보는 인터뷰에서 “커널 개발을 재미로 할 수도 있다.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많은 조직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리눅스 커널 개발자(74.2%)가 기여도에 상응하는 비용을 받는다. 

그 결과, 업계 전반에 걸쳐 오픈소스 기여자가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 일반화됐다. 그리고 이는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리눅스도 마찬가지다. 리눅스가 최초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 1994년 출범한 이후 오픈소스의 기준이 됐다. 물론 대부분의 오픈소스 개발자가 리눅스 커널을 개발할 일은 없지만, 모두가 리눅스를 통해 형성된 관행, 기술, 문화로부터 상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