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방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CIO들의 '원격채용' 성공기

CIO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기업이 비대면 채용을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팬데믹 이후에도 정착될 전망이다. 넷앱(NetApp), 콤스코프(CommScope), 도큐사인(DocuSign)의 사례를 살펴본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봉쇄조치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다. 이로 인해 유능한 인재를 놓칠까 노심초사했던 IT 리더들은 원격 채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대상은 신입부터 경력직까지 모든 직원에 해당됐다. 그리고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및 가상 화이트보드 등으로 이뤄졌던 영입 전략이 너무 효과적이어서 기존 채용 전략을 재고할 지경에 이르렀다. 
 
ⓒGetty Images

데이터 관리 전문 기업 넷앱(NetApp)의 CIO 빌 밀러는 “많은 기업이 기존 채용 방식을 고수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그 결과 이로 인한 기회가 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 기회에는 누구나 탐낼 만한 인재(예: IT 리더, 매니저, 엔지니어 등)를 선점하는 것도 포함된다. 

IT 관련 교육 및 인증 기관 콤티아(CompTIA)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전체 기업들은 2만 8,000명의 기술 인력을 증원했지만 미국 기술 부문에서는 기술직과 비기술직을 포함해 총 3만 3,8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그러나 콤티아는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의 경우 약 6만 9,300개가량의 채용 공고가 올라올 정도로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인다고 전했다. 수요가 많은 다른 직종으로는 시스템 엔지니어, 아키텍트, 웹 개발자 등이 있다.

따라서 콤티아는 기술 채용 시장이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곧 IT 리더가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격 채용은 기존 채용 관행과 관련된 여러 가지 불편함을 해소한다. 채용 담당자와 지원자가 줌(Zoom) 등으로 편리하게 만나는 프로세스를 통해 실행 상의 문제들을 상당 부분 없앨 수 있다고 CIO들은 언급했다. 

1. 넷앱(NetApp): 유능한 CISO를 채용하다 
밀러는 지난 5월 최고정보보안임원(Chief Information Security Officer, CISO)을 채용했다. 단 기존과 다르게 코로나19 여파로 '수정된 전략'에 따라 채용이 진행됐다. 

그는 다른 경영 및 기술 임원들과 함께 전화 면접으로 4명의 후보를 걸렀다. 그리고 화상 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했다. 이어서 최종 후보자들은 각각 3명의 부사장을 만나 면접을 진행했다. 

만약 코
ⓒNetApp
로나19 사태 이전이었다면 후보들은 채용 담당자들과 차례로 만나서 온종일 면접을 진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후보들과 채용 담당자(총 14명)이 몇 주에 걸쳐 일정에 따라 면접을 진행했다. 밀러는 “느긋하게 진행됐던 채용이 6명의 후보와 8시간 면접을 한 후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는 나았다”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이 프로세스는 넷앱이 적절한 문화 적합성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IT 부서 및 현업 부문 리더와 소통이 가능한 후보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지부진하게 끌어선 안 된다고 밀러는 조언했다. 성급하게 승진해 해당 직책에 걸맞는 비즈니스 통찰력을 갖추지 못한 전문가들이 많다. 따라서 엔지니어를 비롯해 이사진들과 소통하는 데 능숙한 CISO들은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밀러는 빠른 속도와 실행력 덕택에 넷앱이 유능한 인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폼팩터를 통해 채용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작년에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데이터 과학자들을 놓쳤다”라고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속도와 실행력은 채용에 있어서 차별화된 요소다. 이를 통해 인재를 확보하기가 유리해진다.”

2. 콤스코프(CommScope): ERP 전문가를 얻다
콤스코프의 CIO 카렌 레너에 따르면 모멘텀 상실에 대한 우려가 최근 엔지니어링 리더 채용을 이끈 요인 중 하나였다. 당시 콤스코프는 SAP S/4HANA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로 마이그레이션하는 ERP 프로젝트의 2번째 단계에 진입한 상태였다. 그는 “여러 번의 HANA 마이그레이션을 경험해 본 인재를 얻기 위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레너는 HR 및 채용 담당자 등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면접을 진행했다. 채용하려는 직무가 워낙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맞닿아 있고 상당한 변화 관리 경험도 필요했기 때문에 그는 계약을 제안하기 전에 후보자와 4차례 만났다고 언급했다.

원격 채용을 진행할 경우 CEO나 CFO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일정 조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편리하다고 레너는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를테면 10명이 오후 2시에 가능한지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라면서, “또한 인재를 구하느라 온종일 계속되는 면접에 녹초가 되지 않는다. 새로운 프로세스로 인해 기업은 편리하고, 개인 역시 스트레스가 덜하다”라고 전했다. 

원격 채용의 한 가지 단점은 “후보들이 사무실에 가지 않기 때문에 기업 문화를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레너에 따르면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후보들이 회사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3. 도큐사인(DocuSign): 가능한 한 모든 직원을 채용하다 
도큐사인의 CTO이자 COO인 커스텐 월버그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2020년 초 100% 원격운영 체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DocuSign
이어서 그는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부터 프로그램 관리자, 소프트웨어 및 사이버 보안 엔지니어, 세일즈포스닷컴 CRM과 서비스 클라우드 구축에 능숙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까지 수십 명의 인력을 채용했다고 덧붙이면서, “채용에 있어서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월버그에 따르면 도큐사인은 슬랙(slack)으로 채용을 비롯해 신입사원 온보딩 프로세스를 자동화했다. 또한 줌(Zoom)을 통해 지원자와 일대일 미팅을 하기도 한다. 시간과 이동 제한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동일하게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술직 지원자들은 스크리블(Scribble)과 같은 가상 화이트보드 소프트웨어에서 프로그래밍 테스트를 받고, 슬랙이나 구글 문서도구 등으로 결과를 공유한다. 월버그는 “실제 화이트보드로 하기보다 조금 더 까다롭긴 하지만 서로 다른 접근 방식과 기술로도 극복해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줌을 통한 채용이 하루 만에 일정을 잡아야 하거나 사무실을 비우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면서, 이는 재택근무 중인 지원자들에게도 해당된다고 월버그는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도큐사인의 채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이 기업은 40명의 인재를 채용 중이다.

원격으로 채용하는 CIO 
헤드헌팅 업체 이곤 젠더(Egon Zehnder)의 기술 관리자 부문 북미 리더인 척 그레이는 IT 리더가 원격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CIO와 CTO가 전 세계 여러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원격으로 대규모 팀을 관리하는 데 익숙하다고 전했다. 

 
ⓒEgon Zehnder
또한 그레이는 CIO나 CTO를 비롯해 C-레벨 기술 임원 수요가 여전히 높다고 말하면서, IT 리더의 원격 채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그는 한 유명 의료기관의 의뢰로 CIO 후보자들을 추천하면서 단 일주일 만에 후보자 4명의 면접을 주선했다. 만약 몇 달 전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그레이는 “원격 채용으로 인해 프로세스가 간소화돼 항공편을 예약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에 구애받지 않게 됐다”라고 말했다.

물론 원격 채용이 완벽하진 않다. 기업과 후보 모두 문화적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이 더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만나서 알아보는 것이 훨씬 더 쉽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후보도 배제하진 않았다”라면서, 현재도 또 다른 CIO와 CTO를 충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레이는 면접이 산만해질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은 제한하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도입 단계이기 때문에 CIO가 원격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 해당 직원의 적응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CIO가 채용될 때도 마찬가지다. 

결론: 레너는 원격 채용과 관련해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유능한 인재들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과감하게 추진하고 보류하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기업들이 채용을 연기하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나와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