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차세대 윈도우와 제2 윈도우 RT 사이, 윈도우 10X가 수상쩍다

Computerworld
윈도우에 관심이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 중인 윈도우의 새로운 버전 '윈도우 10X'에 관해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버전의 용도나 목적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는데, 최근 몇 가지 세부 사항이 공개됐다. 그러나 이 버전이 차세대 윈도우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사고가 될지는 아직도 확실치 않다.
 
© Gerd Altmann / Modified by IDG Comm. (CC0)

일단 윈도우 10X에 대해 알려진 사실부터 정리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X에서 이전 버전과 연동된 오래된 요소를 제거하고, 시작 메뉴와 작업 표시줄을 포함해 여러 기본적인 부분을 다시 디자인했다. 예를 들면 윈도우 10X 초기 버전에는 시작 메뉴가 없다. 또한, 윈도우 10X에서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컨테이너로 구동한다. 보안에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성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호환성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X가 최소한 업데이트에 있어 윈도우 10보다 간편하고 시간이 훨씬 적게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및 디바이스 담당 최고 임원 파노스 파네이는 "윈도우 10X는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하고 학습하며 즐길 수 있도록 클라우드를 활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윈도우 10X는 전통적인 데스크톱보다는 더 모바일 기기에 친화적인 운영체제가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X가 새로운 세대의 듀얼 스크린 모바일 기기용으로 개발됐다고 설명해 왔다. 2개의 9인치 화면과 펜, 키보드, 360도 접이식 힌지를 사용하는 서피스 네오가 대표적이다(본래 네오는 2020년 휴가 시즌에 맞춰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연기됐다.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최근 말을 바꿨다. 파네이는 윈도우 10X가 2개가 아닌 1개의 스크린만 사용하는 기기에서 구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향을 바꾼 이유는 코로나19였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윈도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윈도우 10을 월간 4조 분 이상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듀얼 스크린 윈도우 기기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았던 지난 10월과 비교해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클라우드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이 가속도를 활용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때다. 윈도우 10X는 유연성을 고려해 설계했으므로, 이 유연성을 활용해 단일 스크린 윈도우 10X 기기에 먼저 집중할 것이다. 일단 단일 스크린 기기를 통해 윈도우 10X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파네이는 단일 스크린 윈도우 10X 기기가 단일 스크린 윈도우 10기기와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성능이 더 강력해질까? 아니면 덜 강력해질까? 커질까? 작아질까? 배터리가 더 소모될까? 덜 소모될까? 윈도우 10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물음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지만 더 작고 성능이 낮으며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고 클라우드 지향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어딘가 익숙한 상황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에 새로운 윈도우를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윈도우 8이 지배하던 시대에 마이크로소프트는 ARM칩을 사용하는 기기를 위해 윈도우 RT라는 운영체제를 개발해 배포했다. 윈도우 10X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노트북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더 짧아도 되는 성능이 낮은 하드웨어용 운영체제였다. 이 기기는 실제로 성능이 낮았고 오피스 등의 윈도우 데스크톱 소프트웨어를 구동하지 못했다. 그리고 윈도우 10X와 마찬가지로 시작 메뉴가 없었다.

윈도우 RT는 우리가 윈도우 10X에 관해 알고 있는 것과 놀랍도록 똑같다. 필자가 윈도우 10X가 윈도우 RT와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컨테이너가 실제로 얼마나 잘 작동할까? 전통적인 Win32 앱을 잘 실행할까? 현 시점에서는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또 있다. 사람들은 시작 메뉴 같은 기본적인 인터페이스까지 내버린 윈도우에 어떻게 반응할까? 특히 윈도우 10과 윈도우 10X 등 두 개의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윈도우 기기를 오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낄까?

이런 것까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공개된 정보가 별로 없다. 필자 역시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통적인 윈도우 10 하드웨어 대신에 윈도우 10X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X의 존재 이유를 아직도 명쾌하게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단독형 운영체제로써 윈도우 10X가 폭탄이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일부 용도가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이 윈도우 운영체제 안에서 다양한 새 기능과 인터페이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용도로 사용하고 그 결과를 윈도우 10에 반영하는 식이다. 장기적으로는 윈도우 10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천 또는 수백만 명이 윈도우 10X 기기를 구매하고, 사실상 '돈을 내는' 실험 대상이 돼야 한다. 필자는 실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 아마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