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기술과 고객 서비스 부서가 만나면?

CIO
"이 망할 놈의 물건은 순 엉터리에요! 서비스 센터에 몇 번이나 도움을 요청했는지 아세요? 매번 늑장을 피우거나 고쳐주지도 않아요. 이 물건 필요 없으니까 가져가세요. 그리고 당장 환불해주세요!"

고객 서비스 담당자들이 이런 화난 고객의 불평을 조용히 귀담아 들으면서, (데이터 웨어하우스에서) 최근 2~3년 동안의 거래 데이터, (서비스 부서 데이터베이스에서) 서비스 요청 정보, (CRM 시스템에서) 서비스 요청 이력 등 고객에 대한 많은 정보를 끄집어낸다.

여기에는 이 고객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에서 회사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포함된다. 또 기존의 온라인 채팅 기록이 있을는지도 모른다. 쿠키가 있다면 웹사이트 검색 목록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을 시각화 툴을 통합해 확인한다. 

그 결과 통상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고객이지만 오늘만 잔뜩 화가 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과거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고객이다. 또 클라우트(Klout) 점수가 높은 소셜 미디어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고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고객으로 그 동안 많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했던 고객일 수도 있다.

블랙 컨슈머가 아닌, 충성 고객이었음을 확인한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당연히 환불을 해준다. 우편비도 들지 않도록 선납 우편 라벨을 보내주고, 다음 구매 시 20% 할인을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고객은 이런 조치에 크게 기뻐한다. 아니 오히려 해당 회사를 더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사건 종료'다.

"이는 지금까지는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고객의 솔직함에만 기대를 해야 했던 기업들에게는 큰 발전이다."

고객 체험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빅 데이터
고객 서비스 담당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이런 '청신호'와 '적신호' 기술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BI 벤더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에릭 드 루스 제품 관리 부문 수석 디렉터는 빅 데이터 분석에 많은 투자를 한 기업들의 경우, 위의 시나리오는 이미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빅 데이터는 고객, 고객과 기업 사이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실 10~15년 전만 하더라도 단순히 거래 데이터를 저장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고객의 행동을 추적하고 있다. 우리는 고객들이 로그인을 하도록 해 쿠키를 저장한다. 따라서 고객이 다시 방문을 했을 때 이들이 어떤 페이지를 클릭했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은 거래 정보와 이런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이 중시하는 부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루스는 "여기에 6만5,000명 페이스북 사용자와 친구들의 1,500만개 '좋아요' 정보를 추적하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위즈덤 엔진과 IBM 인포스피어 스트림스 트위터 API를 이용한 감성 분석을 해서 고객이 해당 기업과 경쟁 기업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더 확실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AS의 글로벌 고객 정보 부문 윌슨 라즈 디렉터는 "고객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의 '좋아요' 등은 특정 브랜드와의 참여도와 '영향력 점수'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디지털 발자취'를 이용해 고객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도의 고객 체험 분석은 아직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아주 혁신적인 기업만이 트위터 피드와 유튜브 헤더를 결합하고, 웹과 블로그 데이터를 감성 분석해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엔진을 이용, 고객 만족과 불만족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술들이 더욱 성숙해지고, 기업 IT 부서들이 여기에 필요한 시간과 인재, 자원을 확보한다면 이런 추세가 확산될 전망이다.

가트너의 BI 애널리스트로 연구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는 리타 살람은 기업들이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살람은 지난 2월 발표한 '첨단 애널리틱스: 예측, 협력, 보급(Advanced Analytics: Predictive, Collaborative and Pervasive)'에서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

"기업들이 가치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첨단 분석 기술이 더 보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소수의 잘 훈련된, 그리고 경험 있는 통계학자, 분석가, 연구 전문가들만이 이런 툴과 프로세스를 이용해 고객에 대한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IBM 신기술 부문의 데이빗 반즈 디렉터는 "기업의 현장 사용자들이 이런 툴을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생각만큼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초기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이는 이 확장 가능한 시스템이 갖는 장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나는 맥북(MacBook)만을 가지고도 정확히 동일한 코드를 100개 서버에 확산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이해와 예측에 빅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T-모바일(T-Mobile)
뿐만 아니라, 백 엔드의 빅 데이터를 이용해 자신들의 기반 및 서비스, 제품이 원래 기능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T-모바일은 매일 200억 로우를 불러오고 15만 ELT의 작업을 처리해 IBM 네티자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상주한 2PB 용량의 네트워크 성능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T-모바일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부서원인 크리스틴 트위포드는 5분 간격으로 최대 60명의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시스템에서 로드와 쿼리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링은 고객에게 전달되는 네트워크가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하는데 주된 목표를 두고 있다. 트위포드는 "우리는 클릭스트림 데이터를 이용해 노래를 다운로드 받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는 물론 휴대폰 장치에서의 출력 속도를 파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T-모바일은 이 데이터를 이용해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의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중단 사고를 예측 및 예방할 수 있다.

트위포드를 비롯한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부서원들은 휴대폰 데이터를 이용해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더 개방해야 할지 결정을 하곤 한다. 예를 들어 독립기념일 보스톤 지역, 새해 첫날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는 대규모 동영상 데이터가 창출될 수 있다. 이는 올림픽 기간에 일어났던 일과는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준다. 당시 사용량이 네트워크 용량을 넘어서며 주최측과 팬 모두에 문제가 됐었다.

이런 스트림은 특정 트렌드, 심지어는 대통령 선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커피숍 체인들은 위즈덤을 사용해 고객들이 새로 출시한 초콜릿을 좋아하는지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사용하는 용어를 사용하면) '선호도(Affinity)'를 파악할 수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워렌 제틀러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기업들은 이런 예비적인, 그러나 근거가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면, 페이스북의 '좋아요'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에 해당 초콜렛의 재고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선 취재에 나선 저널리스트들도 위즈덤을 이용해 미트 롬니 지지자들이 많이 모인 레스토랑에서 이들 지지자들의 여론을 취재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될까? 미트 롬니와 조스 디너 레스토랑에 '좋아요'를 표시한 사람들이 있는지 파악한 후, 이곳에서 인터뷰 대상을 찾으면 된다.

큰 변화를 가져올 빅 데이터
빅 데이터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의 기술이다. 가격 역시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가장 저렴한 위즈덤 프로(Wisdom Pro)도 2만5,000 달러에 달한다. 물론 내부 데이터를 웹 데이터와 결합하고, NLP 엔진을 이용해 감성 분석을 하는 회사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소수에 불과하다. 고객 전략 컨설턴트인 에스테반 콜스키에 따르면, 현재 이런 방식으로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1%도 안 된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변할 전망이다.

콜스키는 "빅 데이터 기술은 고객 이탈의 원인이 되는 문제가 가시화 되기 전에 소셜 데이터와 공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감성과 니즈를 이해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이는 지금까지는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고객의 솔직함에만 기대를 해야 했던 기업들에게는 큰 발전이다"라고 강조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