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저로 IT현대화' 독일 전력회사 유니퍼의 클라우드 이야기

CIO
독일 전력회사 E.ON에서 분사한 유니퍼(Uniper)가 IT현대화를 시작했다. 유니퍼 IT현대화를 진두지휘하는 CIO인 데미어 버년이 왜 클라우드를 선택했고, 어떻게 추진했는지 들어봤다. 

기업이 합병할 때 IT시스템도 통합된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둘로 나뉠 때 IT시스템도 둘로 분리된다. 회사가 둘로 나뉘면서 IT시스템을 두 개로 칼같이 분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유니퍼의 CIO 데미언 버년은 이를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다. IT를 현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Uniper SE

버년은 독일의 전력회사인 E.ON에서 최고 프로세스 임원으로 일했다. E.ON은 스마트 그리드에 전문화된 재생에너지 회사로 변신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E.ON은 기존의 천연가스 저장, 에너지 거래, 발전 분야의 사업을 분리해 유니퍼(Uniper)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버년은 유니퍼에서 CIO를 맡게 됐다. 

버년은 전력 설비를 모니터링하고 정비하며 가스 고객에게 대금을 청구하고 무역 활동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 IT시스템을 완성하는 책임을 졌다. 

회사의 설립과 관련된 논의 중에, 누군가가 그에게 CIO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인지 의견을 물었다. 그는 “당시에 이게 면접 질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소 과하게 대답했다. IT뿐만 아니라, CIO는 사업에서도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하고, 따라서 다른 사람처럼 고통받고, 그러면서 장점들을 활용할 수 있다고 버년은 이야기했다.  

그래서 이제 그는 기업 보고 기능, 대금 청구 기능, 유니퍼의 연간 1,000억 달러 에너지 거래 활동을 위한 백오피스도 담당하게 됐다. 

버년은 “주말에 달리기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IT 응용 분야를 떠올린다. 단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봐, 내가 만든 데이터 레이크가 대단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CIO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식이라면 회사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기술이 있더라도 그가 앞에서 솔선수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단순히 서버 가용성을 모니터링하고, 안내 데스크 티켓을 지원하고, 회사 운영 비용을 KPI 지표에 추가하는 것 외에도 할 일이 많다. 

그는 “경영진 회의에서 회사 운영 자본의 지나친 부담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신속히 고객에게 대금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이들이 결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서, 뭔가 발상이 떠오르자, “내가 처리해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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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선택 
유니퍼가 설립되었을 때, 회사의 핵심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은 이제는 경쟁자인 이전 회사의 10년 된 데이터센터에서 호스팅 되었다. 

버년은 “‘우리는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어디로 가는가였다. 

그는 “10년 된 데이터센터에서 나와 다른 10년 된 데이터센터에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방향은 클라우드였다”라고 전했다. 

버년은 각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플랫폼을 서로 비교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클라우드를 선택하여 모든 것을 호스팅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선택했다. 애저가 기술적으로 우월해서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에는 그가 아는 사람이 있었고 그가 찾는 것은 장기적인 파트너가 될 업체기 때문이었다. 


버년은 대형 클라우드 플랫폼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AWS는 아마 시장을 선도하는 기능이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팀이 이런 기술을 사용할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데 따른 혜택은 격리된 스프레드시트를 클라우드 기반 애널리틱스 툴과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레이크로 대체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지, 특정 기술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수한 애플리케이션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독일 회사처럼 유니퍼도 재무, HR, 심지어 전력 설비 정비에도 SAP를 이용한다. 

그는 “SAP 애플리케이션을 SAP 클라우드로 이전할 수 있었지만, 데이터 레이크가 애저에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2019년 중반까지, 유니퍼는 데이터 레이크로 들어오는 정보 출처가 130곳이 넘었다. SAP 시스템과, 위험 관리 시스템 엔더, 모닝스타의 원자재 데이터, 여타 상거래 데이터 등을 합치면 용량이 일일 수백 기가에 이르렀다. 

한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집중한 것이 버년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를 CIO로 대우해 주었다. E.ON에서 인프라를 운영하던 때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그때는 지금보다 규모가 4~5배는 더 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회고하면서 “혜택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그러나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유니퍼가 E.ON의 데이터센터를 떠남으로써 얻은 한가지 숨은 혜택은 그곳에서 운영 중이던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평가해야 할 필요였다. 마이그레이션 비용에 대해 정보를 받자(마이그레이션 비용은 상당히 비쌈), 그에게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그냥 꺼버리자”고 말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데스크톱 스택 
E.ON의 데스크톱으로부터 마이그레이션하는 것 역시 시급한 현안이었다. 마이그레이션을 하면 유니퍼는 윈도우 10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의 협업 툴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버년은 CIO 재직 초기에 있었던 한가지 특별한 데스크톱 환경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았다. 

영국 남동부에 있는 전력 설비의 책임 엔지니어는 책상에 3대의 PC를 쌓아 놓고, CPU를 연동시키며, 이를 하나의 모니터와 키보드에 연결했다. 간밤의 로컬 전력 그리드로부터 나온 데이터를 분석하기에 충분한 컴퓨팅 능력을 확보하는 자신만의 방법이었다. 아침 회의를 위한 보고서를 제때 생성하려면 그렇게 해야 했다. 

버년이 다음에 방문했을 때 그의 책상에는 하나의 윈도우 10 장비만 있었다. 장비에서는 영국 전역의 전력 설비 현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이는 영국 전기 거래 시장에 관한 공개 데이터를 이용하였다. 

그는 “클라우드 데이터 통합 툴인 “탤런드(Talend)를 통해 인터넷의 출처 3곳에서 데이터가 공급되었다. 그러면 우리는 태블로를 이용해 모든 데이터의 시각화를 생성한다”라고 설명했다. 

전기 시장 동향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설비 책임자들은 단순히 발전 능력을 판매하는 방식만 변화시켜 2주 이내에 100만 파운드를 추가로 벌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클라우드 사업자를 선택하는 버년의 개방적 태도에 기인했다. 그는 “우리 데이터 레이크가 5%가 더 비싸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보다 더 큰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유니퍼의 에너지 거래 사업부는 이미 거래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지만, 이제는 수락되지 않은 거래에 관한 정보까지 저장하고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데이터 규모가 10배 늘어나지만, 이는 수익 제고에 핵심적일 수 있다. 

발전 설비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정비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는 “발전소를 정비하려고 공업사로 가져간다면 비용이 엄청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비를 다음 회계연도까지 지연한다면 CFO는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자면 고장 나지 않으리라는 일정 수준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발전소의 센서 데이터를 정밀 조사하여 예측 정비를 수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대의 설비는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수천 개의 센서가 있지만, 구형 센서를 개량하기는 쉽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에 가서 35달러를 주고 위치 정보, 열 감지 등을 갖춘 무언가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800도까지 올라가고 5미터 두께를 가진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면 데이터를 얻기가 쉽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다. 

버년은 자신이 운이 좋은 CIO라고 말했다. 그러나 확실히 그는 유니퍼가 E.ON에서 분사하면서 나타난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다른 CIO라면 스스로 운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인프라를 변혁/개량하거나, 비즈니스에 더욱 밀착할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