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빅 데이터를 만나 새로운 가치를 잉태하다

CIO
은행들이 새로운 경제에서는 데이터가 얼마나 큰 큰 자산인지를 깨닫고 있다. 경기 침체와 회복을 반복하는 현 시대에서 은행이 보유한 빅 데이터가 어떠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를 알아보겠다.

사실 오래 전부터 우리의 삶은 빅 데이터와 함께해 왔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1880년 미국 인구 조사 때에도 빅 데이터가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500만 명이 참여한 이 설문 조사는 약 2.5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해 냈으며 조사 결과는 6주에 걸쳐 펀치 카드(punch cards)를 사용해 집계됐다.

1880년대 이후 지속돼 온 테크놀로지 붐은 기업 내 데이터의 폭발적인 성장을 야기했다.

IBM에 따르면, 데이터는 하루에 2.5엑사바이트(1엑사바이트=10억 기가바이트)의 속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정보의 90%는 지난 2년 동안 생성된 것이라고 한다.

1880년 이후, 기술의 발달로 인해 세계 경제는 현금에서 신용 카드로, 그리고 전자상거래로 발전해 왔다. 이제는 데이터가 새로운 통화가 되는 디지털 경제 시대가 도래할 차례다.

빅 데이터는 전통적인 수단으로 처리하기에는 너무 크거나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빅 데이터는 다음의 다섯 가지를 특징으로 한다.

- 용량. 빅 데이터의 용량은 대게 수백 테라바이트에서 페타바이트(보통 인쇄 문서 5조 페이지에 달하는 정보량)에 달한다.
- 속도. 실시간, 1초보다 빠른 속도로 전달된다.
- 다양성.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포함한다.
- 가변성. 새로운 앱, 웹 서비스,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로부터 전송되는 수백 개의 새로운 데이터 소스들이 존재한다.
- 가치. 고객에 대한 통찰과 고객 인텔리전스(customer intelligence)에 기반한 모형 및 제품, 그리고 새로운 경쟁우위를 끌어낼 기회다.

금융 기업이라 하면 흔히 돈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이들은 데이터 비즈니스에 더 가깝다.


데이터 뱅크(data bank)들의 영향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의 영향력은 신용카드에서부터 ATM, 온라인 거래 데이터에 이른다. 은행들은 점차 새로운 디지털 경제에서는 데이터야 말로 자신들의 가장 큰 자산임을 깨닫고 있다.

고객별 수익성 계산부터 새로운 상품 개발, 새로운 시장 채널을 통한 고객의 감정, 요구 사항 및 욕구 파악에 이르기까지 빅 데이터가 금용 기업에 주는 이점은 손에 꼽을 수 없이 많다.

고객들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을수록,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도 늘어나게 되며 이는 곧 수익 증대와 마진, 시장 점유율로 이어진다.

빅 데이터는 금융 서비스 분야는 물론 다른 산업에서도 혁신, 경쟁우위, 생산성을 위한 차세대 최전선으로 등극할 것이다.

음지의 데이터를 양지로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대다수의 기업들이 회사 내부 데이터의 5%만을 활용하는데 그친다고 한다.

은행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정보의 대다수가 ‘음지의 데이터(dark data)’라는 사실이다. 음지의 데이터란 제대로 이용되지 않거나, 전혀 이용되지 않는 데이터를 뜻한다.

기계 및 업무 데이터부터 소셜 미디어 및 위치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전 세계의 기업들은 음지의 데이터들을 보유하고만 있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새로운 형식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음지의 데이터를 양지로 끌어내 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치를 발굴하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며 고객 통찰력과 고객 인텔리전스를 통해 운용 모형을 제작하는 것이 급선무다.

구글과 페이팔(PayPal)은 빅 데이터 처리 및 분석에서 선구자라 할 만 하다. 특히 은행과 관련해 인튜이트(Intuit)의 민트(Mint)같은 새로운 금융 정보 수집 및 제공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많은 금융 기업들이 빅 데이터의 가치를 활용하려 고군분투했던 것과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새로운 업체들이 이 분야에 진입하면서 고객 정보, 인텔리전스, 고객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운영 모델과 아키텍처를 확립하고 있다.

데이터를 새로운 통화 단위로 인식함으로써 이들 업체는 고객의 정서와 욕구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됐으며 자연스레 실시간 오퍼 관리(offer management)나 대출 계약을 위한 가격 책정 등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비은행 기업인 구글과 이제 막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페이팔은 거물급 금융기업들에게 도전할 정도로 성장하게 됐다.

720도 고객 파악
전통적으로 은행은 원자재로서 데이터가 갖는 진정한 재무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 가치를 자본화하기 위해 기업들은 내부에 국한됐던 고객에 대한 시야를 고객의 외부 생활에 대한 정보도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들은 고객에 대한 720도의 전방위적 시각을 통해 그들과 관련한 기업 내부의 정보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고객의 외부 소셜 네트워킹 정보와 통합하는데 역량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Amex)는 최근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인 포스퀘어(Foursquare)와 제휴를 맺고 고객의 거래 정보 및 소셜 미디어, 위치 정보에 기반해 개별화 된 프로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멕스는 고객의 이전 거래 기록을 파악해 고객이 선호하는 레스토랑 종류 등 고객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으며 이를 이용해 고객이 그 레스토랑 근처를 지날 때면 실시간으로 맞춤형 프로모션을 할 수 있게 됐다.

금융 기업들은 심야 시간 때에 배치 처리하는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720도 고객 파악을 통해 기업들은 시장 변동 등의 사건을 예측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또한 행동 패턴의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리스크 모형과 사기 행위 감지를 개선시킬 수 있게 됐다.

보안
사람들의 결제 방식은 현금에서 카드로, 그리고 온라인으로 옮겨 왔다. 이에 따라 사기의 위험도 증대됐다. 비정상적인 패턴 감지 기능과 금융 통제 강화로 사기 행위 근절에 들어가는 비용도 함께 크게 늘어나게 됐다.

최근 딜로이트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금융 기업들은 적어도 24개의 각기 다른 규제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미국의 도드-프랭크(Dodd-Frank) 법의 경우, 22개의 지침을 포함하고 있으며 16개의 대범주와 445개의 각기 다른 주제 영역 다루고 있다.

이런 규제 지침들은 소매 금융 업계의 지형을 바꿔 놓았으며 이로 인해 많은 은행들은 MBNA나 캐피털원(Capital One)같은 업체에 신용카드 사업을 매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페이팔은 시장 진출 첫 해에 여러 경쟁사를 무너뜨렸던 공격들을 막아냈다. 페이팔은 자신들을 공격했던 러시아 해커의 이름을 딴 이고르(Igor)라는 빅 데이터 계획을 적용했다.

페이팔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거래 집중 분야나 거래 한도 등 다양한 패턴을 파악했다. 그 결과 페이팔은 빅 데이터에서 더 많은 가치 있는 데이터를 추출해 냈으며 온라인 사기 발생률을 0.5%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데이터 관리 전략
빅 데이터는 기업으로 하여금 고객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해준다는 데 진짜 의의가 있으며, 음지의 데이터나 720도 고객 파악과 같은 새로운 방식과 더불어 정형/비정형 소스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매우 다양한 수준의 데이터가 관계돼 있다. 그 속에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 찾아내는 일은 상품 그 자체와 데이터의 생애주기 관리로 통합시킨 접근을 필요로 할 것이다.

빅 데이터에서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해 CIO는 비즈니스 결과물에 초점을 맞춘 데이터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드릴에 끼울 8mm짜리 날을 사기 위해 철물점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CIO가 최종 목표로 지향해야 하는 것 역시 드릴 날 자체가 아니라 그 날로 뚫게 될 8mm짜리 구멍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빅 데이터에 있어서도 필요로 하는 실제 비즈니스 목표가 확실히 정해져 있어야 한다. 단순히 ‘모든 데이터를 다 저장하고 싶다’는 접근 방식은 결국 시각화 하거나 분석, 처리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데이터 쓰나미를 야기할 뿐이다.

스페인 은행 BBVA는 예전부터 의도적으로 무작위적인 빅 데이터 접근을 지양하고 명확히 규정된 4개의 비즈니스 테마를 집중 공략해 왔다. BBVA가 규정한 4개의 비즈니스 테마는 다음과 같다.

1. 교차 판매와 매각: 고객에 대한 개선된 통찰력과 고객 인텔리전스를 바탕으로 각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
2. 고객 수익성: 실시간 인텔리전스에 따라 적당한 요율과 가격을 책정하라.
3. 예측 분석: 고객의 삶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분석하고 그가 앞으로 맞닥트리게 될 요구 사항 및 욕구 등을 한발 앞서 파악하라.
4. 신상품과 전달 모형: 상품을 차별화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객에 대한 혁신적 통찰력을 확보하라.

새롭고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빅 데이터의 버팀목이 되며 구체적인 성과 지표와(고객 통찰력을 포함한) 결과물에 초점을 맞춘 통찰력 있는 데이터 관리 전략이 있어야 한다.

빅 데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부산물은 바로 데이터 잔해(Data Exhaust)다. 이는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에 의해 생겨나는 비정형 데이터라 할 수 있다.

구글은 이 데이터 잔해의 원리를 자사의 많은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백 만 달러를 들여 철자 교정을 개발해 낸 반면, 구글은 검색 엔진에 입력된 오타 정보를 기반으로 전 세계 모든 언어에 철자 교정 서비스를 손쉽게 제공할 수 있었다.

구글의 철자 교정 기능은 온라인 검색 엔진에 남은 데이터 잔해의 부산물로 만들어 낸 것이다.

데이터 잔해를 수집, 분석함으로써 기업은 고객의 행동, 생각, 열망 등에 대한 귀중한 상업적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데이터 잔해를 재사용해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개선 시키는 것은 이미 빅 데이터를 포용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경쟁력이 되어 주기도 할 것이다.

은행은 그 누구보다도 고객을 잘 알아야 하며 깊은 고객 통찰력을 통해 진정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추려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은행은 데이터라는 매우 중요한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경제 구조의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은행은 이제 음지의 데이터나 데이터 기록, 720도 고객 파악과 같은 신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수준의 고객 인텔리전스와 고객 통찰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신상품 개발과 기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상품 차별화와 고객 충성도 역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Ian Alderton는 2012년 4월까지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기업 금융 담당 CIO를 역임했고 그 전에는 6년 동안 와코비아(Wachovia) 은행에서 기업 및 투자은행 부문의 유럽 당당 CIO를 맡았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