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디지털 Labor와 협업하는 시대에 대비하라” IBM RPA 스페셜리스트 정욱아 부장

CIO KR
“RPA 시장의 열기가 정말 뜨겁습니다. 앞으로 다시 나올까 싶을 정도의 솔루션 시장이라고 생각됩니다. IBM은 2017년 9월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IBM RPA 솔루션을 출시한 이래, 최근 2년간 글로벌하게 200여 개의 IBM RPA 레퍼런스를 확보했습니다. 그 중 13개의 레퍼런스가 국내에서 확보된 것입니다. 개념 증명(PoC) 프로젝트는 50개 이상, 유즈 케이스는 최소 150개를 구축한 경험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평균적으로 한달에 5개 이상 IBM RPA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IBM의 이러한 성과는 IBM 글로벌 차원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과입니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벤더가 애써 강조하는 솔루션이었던 RPA는 이제 대부분의 기업에서 IT 전문가를 넘어 디지털 혁신 조직, 고위 임원을 넘어 실무 직원들까지도 자주 언급하는 ‘대세’ 기술로 자리잡았다. 금융, 제조를 넘어 유통, 식품, 공공에 이르기까지 업종을 막론해 나타나는 인기다. 

RPA의 인기는 여러 시장조사기관의 분석과 전망에서도 이내 드러난다. 2020년 RPA 시장 규모는 기관에 따라 29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관측되고 있다. RPA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비교적 큰 편차를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RPA 시장이 연간 60% 수준의 경이적인 성장세를 수년 간 기록할 것이라는 점에는 조사기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이러한 RPA 시장에서 IBM은 다소 독특한 존재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유아이패스, 블루프리즘, 소프트모티브같은 글로벌 벤더를 비롯해 다수 국산 벤더들이 RPA 솔루션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IBM은 업계 선도 기업인 오토메이션 애니웨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컨설팅 및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IBM RPA 솔루션의 명칭이 ‘IBM RPA with Automation Anywhere’인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디지털 비즈니스 오토메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욱아 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IBM이 거둔 발군의 성과 
“처음에는 하나도 못 팔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국산 대비 몇 배 이상 비싼데 어떻게 시장을 두드릴 수 있겠냐는 생각이었죠. 더구나 IBM RPA 솔루션은 설치형임에도 불구하고 SaaS처럼 구독형 라이선스 정책을 제공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 거부감없이 다 가갈 수 있을지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욱아 부장은 2017년 9월 처음으로 IBM RPA 솔루션을 출시했을 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불과 몇 백 만원부터 찾아볼 수 있는 여타 RPA 솔루션과 비교해 IBM의 RPA 오퍼링은 비싸도 너무 비싸게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물론 IBM 디지털 비즈니스 오토메이션 플랫폼은 태스크 중심의 RPA에 더해 워크플로우, 디씨젼, 콘텐츠, 캡처, 코그너티브 AI를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으로의 면모를 가지고 있기는 했다. 

“그런데 우려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이렇게 바쁜 반응을 이끌어 낸 솔루션이 그동안 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IBM RPA 고객사 대부분이 지속적인 전사적 확산으로 RPA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RPA 프로젝트의 약 30%가 ‘코퍼레이트 토이’(corporate toy)로 전락한다는 글로벌 분석과 사뭇 다른 양상입니다.” 

IBM 내부 자료가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여준다. IBM RPA 솔루션을 출시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약 200여 개의 레퍼런스가 만들어졌다. 그 중 50개가 아태 지역(중국, 일본 제외)에서 나왔고 대한민국이 13개를 기록해 아태 지역 내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 규모가 글로벌 시장의 1%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한국IBM이 작년에 1위를 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글로벌 지원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 문입니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첫번째로 지원되는 언어가 한국어와 일 본어입니다. IBM RPA 한글 버전이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며, IBM RPA 솔루션에 대한 한글 매뉴얼이 6월 현재 ‘IBM Knowledge Center’ 웹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고 있습니다.” 

주 52시간 정책, 디지털 혁신, beyond RPA 삼박자 
RPA가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갑자기 새롭게 등장한 기술인 것은 아니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설립 시기가 2005년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RPA 이전에는 데스크톱 자동화를 의미하는 RDA가 있었고, 그에 앞서서는 서버 오토메이션, 네트워크 오토메이션과 같은 IT 인프라 자동화 움직임이 존재했다. RPA가 최근 급부상한 이유, 우리나라에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 IBM RPA 솔루션이 기업들에게 설득력을 가 질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했다. 

“솔직히 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이라는 그럴듯한 이름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밖에도 다양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정욱아 부장은 농담 같은 진실을 이야기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IDC 위주 자동화 기술과 달리 RPA는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저변이 확대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구매, 인사, 회계, CRM, HR 등 각종 현업부서에서 RPA를 폭발적으로 호응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야근이 많은 부서는 RPA를 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RPA를 시범 실시한 후 긍정을 내재화한 비즈니스 부서에서 스스로 새로운 유즈 케이스를 구현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모 기업임원은 내부 업무가 특정 직원에게만 몰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면서, RPA를 직원들의 행복감과 기업 로열티를 높이는 목적으로 쓰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52시간 근무제의 시행과 함께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중시하는 동향과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쏠리는 관심도 RPA에 인기에 일조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기업에는 디지털 트랜포메이션을 감안한 혁신 조직이 마련돼 있다. 이들에게 RPA는 무척 매력적인 토픽이라고 정욱아 부장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RPA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 수많은 정량적, 정성적, 장기적, 단기적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디지털 문화를 고양시키고 혁신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마련해줍니다. 생산성이 향상되고 실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입니다. 고객 경험 또한 자연스럽게 개선됩니다.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 또한 기업 디지털 혁신팀이 관심을 기울이기에 좋은 요인이었습니다. 한국IBM의 RPA 프로젝트 규모가 해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클 수 있었던 것에는 한국 기업의 전사 혁신 문화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욱아 부장은 그러나 한국IBM의 오퍼링에 국내 기업들이 호응한 또다른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태스크 중심의 RPA 솔루션 공급에 멈추지 않고 비즈니스 플랫폼 전체를 아우르는 자동화를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업이 파일럿 단계에 도입한 RPA 솔루션을 IBM RPA로 전환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UI/태스크 중심적 RPA 활용은 기업 내 적용 대상 업무가 생각보다 제한적입니다. 사람들은 판단을 통해 기업 업무를 수행하며, 로봇에게 태스크를 일임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기 때 문입니다. 즉,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프로세스 중심의 RPA 자동화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업 업무의 진정한 자동화를 위해서는 프로세스 센트릭 오토메이션, 나아가 코그니티브 프로세스 오토메이션(CPA)이 필수적입니다. RPA가 AI 기술과 만나 인텔리전트 오토메이션을 구현해야 업무의 63%가 잠재적 자동화 영역이라는 전망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IBM은 이를 ‘Beyond RPA’라고 부릅니다.” 


IBM Automation 서비스 발전 로드맵4 

“RPA의 미래는 디지털 Labor와 인간의 협업” 
실제로 IBM의 RPA 오퍼링에는 사람의 업무를 프로세스로 구현하는 IBM 블루웍스 라이브(Blueworks Live)라는 프로세스 모델링 도구와 같은 디지털 비즈니스 오토메이션 솔루션 요소가 포함돼 있어 차별성을 지닌다. 기업의 디지털 비즈니스화를 돕는 종합 플랫폼을 처음부터 보유함에 따라 자동화가 쉽지 않았던 영역까지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었던 셈이다. 정욱아 부장은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선 기업들은 24/7 일을 하는 디지털 클럭(Clerk)을 영입하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어드바이저, 디지털 게임 체인저로의 역할을 통해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당연히 자동화가 인텔리전스와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 관 점에서는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사람이 하는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는 수준을 넘어서, 디지털 Labor를 처음부터 염두에 둔 접근이 요구됩니다. ‘RPA itself’로 그치는 시장은 몇 년 이 지난 후 거품이 꺼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욱아 부장은 IBM이 올해 하반기에 왓슨과의 접목을 본격화한 ‘IBM Business Au-tomation Intelligence with Watson’을 출시함으로써 좀더 진보한 오토메이션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너럴 AI까지는 아닐지언정 협의의 AI((narrow AI) 정도는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귀뜸했다.
 
“RPA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RPA의 가치를 실감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RPA를 더 넓고 깊게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디지털 Labor와 함께 근무할 시대가 도래하 고 있습니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