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현실과 가상이 마침내 제대로 뒤섞인다··· 바르조 XR-1 헤드셋의 의의

Computerworld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이 당면한 문제를 혼합/확장현실(MR/XR)이 해결할 수 있을까? 바르조(Varjo) XR-1 헤드셋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려 하고 있다.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실제’와 ‘가상’을 제대로 통합하기를 원하는 이에게 최선의 해답 같은 존재다. 



오늘날 AR/VR 시장은 다소 혼란스러운 측면을 지닌다. 먼저 AR 측면에서 보자. 구글은 큰 관심을 일으켰던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를 거의 폐기했던 바 있다. VR 분야는 품질 대비 가격과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떠보지도 못했다. 

AR은 이제 기업 전문가 시장을 두드리면서 다시 관심을 모이고 있다. VR 또한 소비자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비즈니스 교육 분야에서 날개를 펴고 있다. 그러나 ‘혼합된’ 현실은 이 두 분야의 모두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오늘날 VR은 현실이 사전 렌더링되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현실을 실시간으로 뿌려주지 못하며, 현실과 중첩해 표현하는 AR은 여전히 렌더링된 이미지가 유령처럼 반투명하게 나타날 뿐이다. 

혼합현실은 현실과 렌더링된 가상 세계의 매끄러운 통합을 약속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 세계를 실시간으로 스캔하고 렌더링(또는 삽입)하고 렌더링된 가상 이미지를 이와 결합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 바르조 XR-1의 핵심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바르조 XR-1
바르조 XR-1의 전형적인 하이엔드 VR 헤드셋처럼 생겼다. 종전 바르조 VR-1과 상당 부분 닮았다. 다른 점은 전면에 2개의 고해상도 카메라가 부착됐다는 것이다. 이 카메라가 착용자 주변을 촬영하면, 렌더링된 가상 이미지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림에 포함된다. 가상 이미지 배후의 영상은 적절하게 차단된다. 이에 따라 현실이면서도 가상인 새로운 혼합현실이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바르조의 시도는 볼보 자동차의 후원을 통해 가능했다. 이 자동차 기업은 종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 즉 혼합현실 이미지를 통해 차량을 실제 시운전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레이턴시가 극도로 낮을 필요가 있었다. VR 헤드셋에서 흔히 나타나는 어지럼증이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 'VR 헤드셋 착용하고 실제 도로를 운전'··· 볼보의 이색 실험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 헤드셋을 사용하기 위한 성능 조건은 높다. 인텔 또는 AMD의 7 레벨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또는 쿼트로 RTX 6000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또 방대한 데이터 전송을 감당하기 위해 썬더볼트 3 인터페이스를 요구한다. 

이를 감안하면 볼보가 이용한 시스템은 HP의 최신 백팩 PC나 워크스테이션, 또는 엔비디아의 스튜디오 노트북(최근 컴퓨텍스에서 공개)일 가능성이 높다. 배낭형 PC나 노트북을 좌석 뒤에 매달거나 시트 후면에 삽입하는 형태로 적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바르조 XR-1과 상기 컴퓨터는 물론 소비자 중심적 시장보다는 비즈니스 구매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들이다. 비용이 많이 들지라도 실제와 같은 시뮬레이션이나 교육을 원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단 기존의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나 레노버 씽크리얼리티(ThinkReality) A6 시장을 잠식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기 역시 각자의 역할과 목적을 적절하게 갖추고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기와 공조해 보완하는 형태는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좀더 풍부한 고객 경험을 원하는 건축가나 디자이너 등을 떠올려 볼 수 있겠다.

필자가 바르조 xr-1에 주목하는 이유는 혼합현실, 또는 확장현실 헤드셋이 갖춰야하는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휴대성이 우수해진다면 새로운 AR/VR/XR/MR 시장 기회를 창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VR과 AR의 잠재력을 마침내 발현시킬 가능성이다. 

즉 바르조 XR-1은 잠재적으로 MR/XR 헤드셋을 갖춘 웨어러블 컴퓨터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촉방 받았던 한 기술의 ‘퍼펙트 스톰’이 조만간 다가올 것임을 예언하고 있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구분할 수 있었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롭 엔덜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