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도 보상’ 킴벌리 CIO의 혁신문화 조성 이야기

Computerworld
킴벌리 클라크(Kimberly-Clark)의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그룹 부사장인 데이빗 리히터는 혁신 문화를 창조하기란 어렵고 힘들지만, 그 이상의 가치 또한 있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업의 직원들이 자신에게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에 실제적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기업에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의 효과를, 그리고 직원들에게는 사기 진작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그는 밝혔다.

예를 들어, 과거 이 기업의 제지 상품 공장 구동에 사용되던 컴퓨터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할 경우 25시간 가량의 복구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되었는데, 이러한 개선은 한 직원의 간단한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 것이었다.

그는 지난 4일 개최된 SNW 컨퍼런스에 참석해 “수 천만 달러의 구동 비용이 들어가는 이들 대형 기기를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그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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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넥스(Kleenex)와 하기스(Huggies)로 잘 알려진 킴벌리 클라크에 리히터가 합류한 것은 2008년이었다. 그에겐 인프라스트럭쳐 그룹을 개혁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 당시 직원들 사이에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가 팽배해 있었다. 직원들에게 혁신은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실패할 경우, 그간 몸담아왔던 직장에서 쫓겨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리히터는 그들 기업이 몇 년 전 기업 인프라스트럭처 조직에 대한 대규모의 아웃소싱(outsourcing) 작업을 진행하며 그룹의 직원들 대부분을 해고시킨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일년 뒤 그들은 재구축 작업을 거치며 200명의 엔지니어들을 다시 불러들였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들에서는 아웃소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는 “이로 인해 기업과 직원 사이에는 신뢰가 무너졌다. 우리의 사기는 떨어졌고 직원들의 참여는 사라졌다. 기업의 인프라스트럭처 그룹은 자기 몸을 챙기기에도 바쁜 직원들로 가득 차 있었다”라고 말했다.

물론 어느 기업에게나 비용 절감은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리히터와 킴벌리 클라크가 인식한 기업 운용의 핵심은 혁신에 있었다.

그는 “우리 기업은 전세계 80여 개의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규모의 기업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급하는 것은 나와 우리 팀의 노력만으로는 벅찬 일이다. 나는 그만큼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 모든 곳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30년 이상 IT 업계에서 활동해온, 그는 혁신을 진행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세 가지 걸림돌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중 첫 번째는 변화에 대한 문화적 저항이다.

그는 “나는 훌륭한 아이디어들이 기업의 지원 부족으로 인해 갈 길을 잃어버리는 사례를 여럿 목격해왔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걸림돌은 프로세스다. 그는 “형식은 혁신을 죽인다. 그러나 (킴벌리 클라크를 포함하여) 내가 몸담아왔던 직장들 모두는 프로세스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마지막 걸림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는 킴벌리 클라크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했다. 리히터는 이에 관하여 “직원들은 자신들이 무언가를 시도했는데 그것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자신의 커리어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오점을 남기게 되지는 않을지 두려워하고 있었다. 단언컨대, 뛰어난 경영자라면 도전하는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의 인식은 쉽사리 변화하지 않았다”라고 소개했다.

리히터는 29개 국가의 250여 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는 “문제는, 만일 기업이 독립된 ‘혁신' 그룹을 구성하게 될 경우, 이곳의 직원들에겐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이라는 ‘업무'가 주어지게 된다는 데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기업은 직원들 모두가 창조적 아이디어의 창출에 기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리히터는 구글이 그 좋은 예라고 소개했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매주 일정한 시간을 아이디어 고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킴벌리 클라크에서는 이러한 작업이 불가능했다. 시간적 제약 때문이었다.

대신, 그가 취한 전략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관한 30분 이내의 발표를 듣고 여기에 지원을 결정하는 벤처 투자(venture capitalist) 방식이다.  그는 “누구나 나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수 있다. 과정은 간단하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이것이 좋다면,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또한 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에 관하여 설명할 수 있는 한 장 분량의 형식 문서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리히터는 이를 읽지 않는다. 이 문서의 목적은 단지 직원들이 그들의 머리 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형식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 문서가 묻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당신의 아이디어가 킴벌리 클라크에 가져다 줄 효용은?
-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노력과 자원은 어느 정도인가?
- 아이디어는 어떤 영역에 포함되는가?


리히터는 이러한 물음들이 아이디어에 비즈니스 케이스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에게 있어 혁신이 가져다 주는 최고의 결과물은 창조적인 프로세스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또한 나는 우리의 직원들이 이 과정을 즐기길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 생각이지만, 혁신은 비즈니스 케이스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이는 그저 ‘새로운 것'이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며 비즈니스 케이스를 생각했을까? 비즈니스 케이스에 얽매여 아이디어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만일 어떤 아이디어가 리히터의 시선을 끈다면, 이 아이디어에는 ‘투자'(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는 비용 지출보다 완곡한 표현이다)가 이뤄진다. 그는 “우리가 이러한 정책을 시행한지 열 달이 지났다. 그리고 그간 혁신적 아이디어들을 검토하는데 투자된 비용은 다 해봐야 10,000 달러 미만이다. 대부분의 경우 중요한 문제는 그 아이디어가 얼마의 돈을 필요로 하는지가 아닌, 그것이 연구할만한 가치를 지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제안된 모든 아이디어들에는 주어진 기간 내에 명확한 결과물로 제작될 것을 요구 받는다. 그는 그러나 아이디어의 영역을 제한함으로써, 이것이 장황하게 지속되지 않도록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아이디어는 두 번째 투자 심사를 거치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이것이 ‘상업적 수준’의 규모와 활용도를 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점적으로 검토된다.

리히터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그 결과와 함께 기업의 내부 셰어포인트(Sharepoint) 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더욱 큰 동기가 부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이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성공하길 원한다. 그러나 혁신이란 본질적으로 실패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그렇다. 그러나 그게 중요한가? 절대 아니다. 실패는 새로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도전에서는 보다 현명한 고민이 가능하다. 나는 우리의 직원들이 실패 그 자체가 아닌 실패가 주는 가르침에 주목하길 원한다. 나는 언제나 배움을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