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6

기고 | AI 시대, EQ 높은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Kerry Halupka | CIO Australia
무인자동차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호주 자동차 회사인 홀덴(Holden)은 최근 호주의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에 연간 1억 2,000만 호주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의 이 투자 내용에는 홀덴의 엔지니어 수를 멜버른에서만 150명가량 늘리겠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분명 대단한 결심인 것은 맞지만, 왜 하필이면 이와 같은 격변의 시기에 AI나 위치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엔지니어들에게 그와 같은 투자를 하겠다는 걸까?

그것은 바로 엔지니어링이 제공하는 문제 해결 능력과 융통성이 다양한 분야에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호주 시골 마을의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는 10대 애보리진 청소년부터, 인공 망막을 통해 전 세계 제약 시장을 혁신하려는 멜버른 대학 엔지니어들까지, 실제로 호주에서는 현지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바꿔 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성공한 것은 단순히 수학이나 물리를 잘해서만은 아니다. 이들이 지닌 다양한 관점, 독창적 아이디어와 정서 지능 역시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자동화와 로봇공학 기술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이러한 인간 고유의 특성들을 유지하고 다각화시켜 나가는 것은 무척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메탈 vs. 멘탈: 새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무엇인가?
퀀타스 에어웨이(Qantas Airways) 대표이자 엔지니어인 레이 클리포드는 “우리는 임금이 높은 국가에서 일하고 있다.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일은 아니지만, 결국 임금이 높은 나라일수록 육체노동보다는 지적 재산이 더 큰 인풋을 제공하게 된다. 우리는 전 세계를 위해 직접 기계를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지적 재산에 해당하는 첨단기술 솔루션을 통해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단순한 기술적 역량을 넘어선, 각 엔지니어의 다양성과 개별적 성향, 특성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액센츄어의 랜디 원더마처도 “기업들 사이에 모든 것을 0과 1로만 바라보지 않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더마처는 “물론 디지털과 로롯공학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앞으로도 물론 이공계 출신 전문가들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호기심과 판단력, 회복 탄력성, 그리고 유연성을 지닌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자동화의 시대에 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남녀노소 엔지니어들이 갖춰야 할, 정서 지능과 관련한 특성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능력
레이는 멜버른 대학에서 만난 한 동창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영어는 잘하는데, 수학 실력은 그다지 좋지 못한 학생이었다. 엔지니어의 자질 중 창의성도 중요하긴 하지만, 정량적 분석 기술이 부족해서는 엔지니어로서의 발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을 내리기 전 주어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이는 “그 동기는 아주 성공적인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을 전했다.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야만 어디에 가서도 환영받는다.”

2. 탐구하는 태도
필자 역시 수학이나 물리를 좋아하긴 했지만, 필자가 정말 원했던 건 지금까지 아무도 해결하려 시도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엔지니어로서 경력을 쌓아가려는 사람들 역시 이러한 모험가적 마인드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엔지니어에게 정체란 곧 죽음이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다리 붕괴 사고만 봐도 알 수 있다. 엔지니어의 태만이 39명의 죽음을 초래하지 않았는가? 팀으로 일하거나, 고위 관리자가 된다고 해도 여전히 ‘만약 ~한다면(What if)?’이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것이 잘못된다면?’하고 말이다.

3. 계산된 리스크를 질 수 있는 능력
특히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 때에는 성공 확률을 확실히 알고 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리스크를 계산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확률에 기반해 의사 결정을 내리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실패할 것이 분명한 것에 아까운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말고, 실패할 시 직면하게 될 결과를 요모조모 따져 보아야 한다.

4.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세
기술의 발달로 수많은 직종 및 일자리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레이 클리포드가 이제 막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엔지니어들이 수기로 쓴 10자리 로그를 사용했는데, 이제는 몇 가지 버튼만 누르면 다 되는 그런 시대가 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분야의 기본적인 원칙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엔지니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컴퓨팅 기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모멘텀은 확실히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 되어 주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술을 갖춘 인재들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인식도 변화해야
모든 곳에 엔지니어링의 미래가 있다. 필자에게 의사가 되기 위한 기술은 없을지 모르지만, 엔지니어로서 의사를 돕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의학적 기술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는 있다. 마찬가지로, 레이 클리포드 역시 처음부터 호주의 가장 큰 항공사 대표가 되려고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지닌 역량을 유연하게 확장하고 집중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의료, 금융, 은행, 채굴, 운송, 농업 분야 등 엔지니어로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아주 많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이공계 분야 인재들의 다양성을 더욱 늘려야 한다. 더 많은 여성이, 더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인재들이 엔지니어링 커리어에 진입해야 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들 역시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은 문제 해결 방식도 다르며… 이러한 차이가 바로 창의성과 혁신의 시발점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서 지능이 엔지니어로서 성공하기 위한 주요한 자질 중 하나라는 전제를 받아들였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정서 지능이 높다는 수많은 테스트 및 연구 결과들도 이미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지각 능력, 이해력, 관리 역량, 사회적 인지능력 및 공감 능력 등이 남성의 그것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엔지니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여자는 엔지니어가 될 수 없어”라면서 말이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다양성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재해석 할 필요가 있다.

EA(Engineers Australia)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분과장 니키 로빈슨 역시 “사람들은 엔지니어라고 하면 도로나 다리를 건설하는 것밖에 떠올리지 못한다. 예컨대 생물의학 엔지니어가 되어 언어 장애로 고생하는 이를 도와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잘 못 한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배경, 다양한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실현해 나가고 있는 놀라운 변화들을 좀더 많은 이들에게 알린다면, 엔지니어링 분야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로봇의 역할이 점차 확장되는 상황에서 인간 고유의 역량과 가능성을 발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사실, 그 로봇을 만든 것도 엔지니어들이지만 말이다).

* Kerry Halupka는 박사후과정 연구원으로 호주 멜버른 대학교의 새로운 팟캐스트 시리즈인 엑스퍼트핵(Expert Hack)에서 최근 초청 인사로 출연한 바 있다. 현재 생체 의학 분야에서 최첨단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ciokr@idg.co.kr
 

2018.10.26

기고 | AI 시대, EQ 높은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Kerry Halupka | CIO Australia
무인자동차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호주 자동차 회사인 홀덴(Holden)은 최근 호주의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에 연간 1억 2,000만 호주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의 이 투자 내용에는 홀덴의 엔지니어 수를 멜버른에서만 150명가량 늘리겠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분명 대단한 결심인 것은 맞지만, 왜 하필이면 이와 같은 격변의 시기에 AI나 위치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엔지니어들에게 그와 같은 투자를 하겠다는 걸까?

그것은 바로 엔지니어링이 제공하는 문제 해결 능력과 융통성이 다양한 분야에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호주 시골 마을의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는 10대 애보리진 청소년부터, 인공 망막을 통해 전 세계 제약 시장을 혁신하려는 멜버른 대학 엔지니어들까지, 실제로 호주에서는 현지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바꿔 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성공한 것은 단순히 수학이나 물리를 잘해서만은 아니다. 이들이 지닌 다양한 관점, 독창적 아이디어와 정서 지능 역시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자동화와 로봇공학 기술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이러한 인간 고유의 특성들을 유지하고 다각화시켜 나가는 것은 무척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메탈 vs. 멘탈: 새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무엇인가?
퀀타스 에어웨이(Qantas Airways) 대표이자 엔지니어인 레이 클리포드는 “우리는 임금이 높은 국가에서 일하고 있다.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일은 아니지만, 결국 임금이 높은 나라일수록 육체노동보다는 지적 재산이 더 큰 인풋을 제공하게 된다. 우리는 전 세계를 위해 직접 기계를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지적 재산에 해당하는 첨단기술 솔루션을 통해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단순한 기술적 역량을 넘어선, 각 엔지니어의 다양성과 개별적 성향, 특성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액센츄어의 랜디 원더마처도 “기업들 사이에 모든 것을 0과 1로만 바라보지 않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더마처는 “물론 디지털과 로롯공학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앞으로도 물론 이공계 출신 전문가들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호기심과 판단력, 회복 탄력성, 그리고 유연성을 지닌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자동화의 시대에 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남녀노소 엔지니어들이 갖춰야 할, 정서 지능과 관련한 특성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능력
레이는 멜버른 대학에서 만난 한 동창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영어는 잘하는데, 수학 실력은 그다지 좋지 못한 학생이었다. 엔지니어의 자질 중 창의성도 중요하긴 하지만, 정량적 분석 기술이 부족해서는 엔지니어로서의 발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을 내리기 전 주어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이는 “그 동기는 아주 성공적인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을 전했다.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야만 어디에 가서도 환영받는다.”

2. 탐구하는 태도
필자 역시 수학이나 물리를 좋아하긴 했지만, 필자가 정말 원했던 건 지금까지 아무도 해결하려 시도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엔지니어로서 경력을 쌓아가려는 사람들 역시 이러한 모험가적 마인드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엔지니어에게 정체란 곧 죽음이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다리 붕괴 사고만 봐도 알 수 있다. 엔지니어의 태만이 39명의 죽음을 초래하지 않았는가? 팀으로 일하거나, 고위 관리자가 된다고 해도 여전히 ‘만약 ~한다면(What if)?’이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것이 잘못된다면?’하고 말이다.

3. 계산된 리스크를 질 수 있는 능력
특히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 때에는 성공 확률을 확실히 알고 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리스크를 계산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확률에 기반해 의사 결정을 내리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실패할 것이 분명한 것에 아까운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말고, 실패할 시 직면하게 될 결과를 요모조모 따져 보아야 한다.

4.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세
기술의 발달로 수많은 직종 및 일자리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레이 클리포드가 이제 막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엔지니어들이 수기로 쓴 10자리 로그를 사용했는데, 이제는 몇 가지 버튼만 누르면 다 되는 그런 시대가 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분야의 기본적인 원칙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엔지니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컴퓨팅 기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모멘텀은 확실히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 되어 주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술을 갖춘 인재들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인식도 변화해야
모든 곳에 엔지니어링의 미래가 있다. 필자에게 의사가 되기 위한 기술은 없을지 모르지만, 엔지니어로서 의사를 돕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의학적 기술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는 있다. 마찬가지로, 레이 클리포드 역시 처음부터 호주의 가장 큰 항공사 대표가 되려고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지닌 역량을 유연하게 확장하고 집중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의료, 금융, 은행, 채굴, 운송, 농업 분야 등 엔지니어로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아주 많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이공계 분야 인재들의 다양성을 더욱 늘려야 한다. 더 많은 여성이, 더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인재들이 엔지니어링 커리어에 진입해야 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들 역시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은 문제 해결 방식도 다르며… 이러한 차이가 바로 창의성과 혁신의 시발점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서 지능이 엔지니어로서 성공하기 위한 주요한 자질 중 하나라는 전제를 받아들였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정서 지능이 높다는 수많은 테스트 및 연구 결과들도 이미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지각 능력, 이해력, 관리 역량, 사회적 인지능력 및 공감 능력 등이 남성의 그것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엔지니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여자는 엔지니어가 될 수 없어”라면서 말이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다양성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재해석 할 필요가 있다.

EA(Engineers Australia)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분과장 니키 로빈슨 역시 “사람들은 엔지니어라고 하면 도로나 다리를 건설하는 것밖에 떠올리지 못한다. 예컨대 생물의학 엔지니어가 되어 언어 장애로 고생하는 이를 도와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잘 못 한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배경, 다양한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실현해 나가고 있는 놀라운 변화들을 좀더 많은 이들에게 알린다면, 엔지니어링 분야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로봇의 역할이 점차 확장되는 상황에서 인간 고유의 역량과 가능성을 발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사실, 그 로봇을 만든 것도 엔지니어들이지만 말이다).

* Kerry Halupka는 박사후과정 연구원으로 호주 멜버른 대학교의 새로운 팟캐스트 시리즈인 엑스퍼트핵(Expert Hack)에서 최근 초청 인사로 출연한 바 있다. 현재 생체 의학 분야에서 최첨단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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