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3

칼럼 | 이젠 때가 된 것인가?

정철환 | CIO KR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버전과 관련된 징크스가 있다. 소위 건너뛰기 성공인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윈도우95 이후 출시된 윈도우ME의 실패, 그다음 버전인 윈도우XP의 대성공 뒤에 등장한 윈도우비스타의 참패, 역시 그다음 버전인 윈도우7의 성공적인 보급과 다음 버전이었던 윈도우8의 사상 최대의 실패. 그렇다면 그다음 버전으로 출시된 윈도우10은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사실 윈도우10은 이미 사용자의 PC에 주력 운영체제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2018년 7월 기준 윈도우의 버전 별 점유율을 보면 윈도우10이 47.25%, 윈도우7이 39.06%, 윈도우8.1이 7.56%, 윈도우XP가 2.88%, 윈도우8이 2.54% 그리고 윈도우비스타가 0.63%이다. (참조: http://gs.statcounter.com/windows-version-market-share/desktop/worldwide/ )

그런데 윈도우10이 2014년에 발표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윈도우10이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윈도우7 운영체제를 아주 성공적으로 대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확실히 윈도우7에서 윈도우10으로의 전환이 시간 흐름에 따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 1년간 윈도우7의 점유율은 45%에서 39%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이한 것은 2018년 7월 대비 2018년 8월에는 아주 작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윈도우7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윈도우7을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 하도록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용 노트북은 이미 신규 구입 시 윈도우10이 설치된 모델 밖에는 구입할 수 없기에 개인 사용자는 대부분 윈도우10으로 전환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현재 40%에 가까운 윈도우7 사용자는 대부분 기업의 사용자로 추측된다. 필자가 몸담은 조직도 현재 윈도우7을 회사 표준 운영체제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회사는 윈도우10으로 전환을 하지 않는 것일까? 첫 번째로 윈도우7으로 업무 시스템을 운영하기에 부족한 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최우선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PC를 업무를 위해 사용하며 업무는 오피스와 기업에서 운영하는 ERP 또는 다양한 업무 시스템들이 대상인데 윈도우7 운영체제가 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된다.

두 번째 이유로는 많은 사용자들이 윈도우7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굳이 윈도우10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윈도우10은 초기 윈도우7과는 많이 다른 UX를 제공하여 사용자의 학습을 필요로 하는 점이 있었고 보안 패치나 업데이트가 강제로 실행되면서 PC를 사용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 PC가 업데이트에 들어가 장시간 먹통이 되는 사례가 회자되는 등 굳이 회사 IT 담당자 입장에서 윈도우10으로 전환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위 사례들은 현재 윈도우10에서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하다.

세 번째 이유로는 좀 더 현실적인 측면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7에 대한 패치 지원을 2020년까지로 이미 못을 박았다. 따라서 2020년 이후 윈도우7을 기업에서 계속 사용할 경우 보안에 대한 패치를 지원받지 못하기에 언젠가는 바꾸긴 바꾸어야 할 것으로 인지는 하고 있었으나 윈도우10으로의 전환에는 IT 비용이 수반되는 경우 발생한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32비트 버전으로 개발된 경우 윈도우10은 기본적으로 64비트를 중심으로 지원되므로 이에 따른 업그레이드 개발을 해야 한다. 또는 회사에서 사용 중인 보안 모듈이 윈도우10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기에 전환 시점을 계속 미루고 있었을 수 있다.


그런데 2020년이 아직 1년 이상 남아 있는 시점에서 추가 이슈가 발생할 듯하다. 인텔의 최신 CPU 관련 칩셋 버전은 8세대다. 그런데 윈도우7이 실행 가능한 인텔의 칩셋이 기본적으로 6세대까지로 제한된다. 아직까지는 PC 회사에서 6세대 칩셋이 장착된 PC를 출하하고 있지만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더 이상 6세대 칩셋을 탑재한 신규 PC의 출하가 중단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회사에서는 신규 PC를 더 이상 임직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2020년이 오기도 전에 회사의 표준 운영체제를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을 완료해야 할 듯하다.

인텔의 이러한 6세대 칩셋 단종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0 보급 의지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업그레이드를 강제로 해야만 하는 상황에 부딪히는 것이 즐겁지는 않다. 수요가 공급을 이끄는 것이 시장의 원칙이라지만 종종 공급이 수요를 끌고 가는 사례가 있는데 이번 사례도 한 예가 될 듯하다.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세이의 법칙(Say’s Law)’이 적용되는 사례는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본 사례는 사용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시장 독점에 따른 지배력’ 사례가 더 적합할 듯하다. 언젠가는 해야 할 작업인 것은 맞지만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까?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18.09.03

칼럼 | 이젠 때가 된 것인가?

정철환 | CIO KR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버전과 관련된 징크스가 있다. 소위 건너뛰기 성공인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윈도우95 이후 출시된 윈도우ME의 실패, 그다음 버전인 윈도우XP의 대성공 뒤에 등장한 윈도우비스타의 참패, 역시 그다음 버전인 윈도우7의 성공적인 보급과 다음 버전이었던 윈도우8의 사상 최대의 실패. 그렇다면 그다음 버전으로 출시된 윈도우10은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사실 윈도우10은 이미 사용자의 PC에 주력 운영체제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2018년 7월 기준 윈도우의 버전 별 점유율을 보면 윈도우10이 47.25%, 윈도우7이 39.06%, 윈도우8.1이 7.56%, 윈도우XP가 2.88%, 윈도우8이 2.54% 그리고 윈도우비스타가 0.63%이다. (참조: http://gs.statcounter.com/windows-version-market-share/desktop/worldwide/ )

그런데 윈도우10이 2014년에 발표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윈도우10이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윈도우7 운영체제를 아주 성공적으로 대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확실히 윈도우7에서 윈도우10으로의 전환이 시간 흐름에 따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 1년간 윈도우7의 점유율은 45%에서 39%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이한 것은 2018년 7월 대비 2018년 8월에는 아주 작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윈도우7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윈도우7을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 하도록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용 노트북은 이미 신규 구입 시 윈도우10이 설치된 모델 밖에는 구입할 수 없기에 개인 사용자는 대부분 윈도우10으로 전환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현재 40%에 가까운 윈도우7 사용자는 대부분 기업의 사용자로 추측된다. 필자가 몸담은 조직도 현재 윈도우7을 회사 표준 운영체제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회사는 윈도우10으로 전환을 하지 않는 것일까? 첫 번째로 윈도우7으로 업무 시스템을 운영하기에 부족한 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최우선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PC를 업무를 위해 사용하며 업무는 오피스와 기업에서 운영하는 ERP 또는 다양한 업무 시스템들이 대상인데 윈도우7 운영체제가 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된다.

두 번째 이유로는 많은 사용자들이 윈도우7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굳이 윈도우10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윈도우10은 초기 윈도우7과는 많이 다른 UX를 제공하여 사용자의 학습을 필요로 하는 점이 있었고 보안 패치나 업데이트가 강제로 실행되면서 PC를 사용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 PC가 업데이트에 들어가 장시간 먹통이 되는 사례가 회자되는 등 굳이 회사 IT 담당자 입장에서 윈도우10으로 전환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위 사례들은 현재 윈도우10에서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하다.

세 번째 이유로는 좀 더 현실적인 측면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7에 대한 패치 지원을 2020년까지로 이미 못을 박았다. 따라서 2020년 이후 윈도우7을 기업에서 계속 사용할 경우 보안에 대한 패치를 지원받지 못하기에 언젠가는 바꾸긴 바꾸어야 할 것으로 인지는 하고 있었으나 윈도우10으로의 전환에는 IT 비용이 수반되는 경우 발생한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32비트 버전으로 개발된 경우 윈도우10은 기본적으로 64비트를 중심으로 지원되므로 이에 따른 업그레이드 개발을 해야 한다. 또는 회사에서 사용 중인 보안 모듈이 윈도우10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기에 전환 시점을 계속 미루고 있었을 수 있다.


그런데 2020년이 아직 1년 이상 남아 있는 시점에서 추가 이슈가 발생할 듯하다. 인텔의 최신 CPU 관련 칩셋 버전은 8세대다. 그런데 윈도우7이 실행 가능한 인텔의 칩셋이 기본적으로 6세대까지로 제한된다. 아직까지는 PC 회사에서 6세대 칩셋이 장착된 PC를 출하하고 있지만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더 이상 6세대 칩셋을 탑재한 신규 PC의 출하가 중단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회사에서는 신규 PC를 더 이상 임직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2020년이 오기도 전에 회사의 표준 운영체제를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을 완료해야 할 듯하다.

인텔의 이러한 6세대 칩셋 단종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0 보급 의지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업그레이드를 강제로 해야만 하는 상황에 부딪히는 것이 즐겁지는 않다. 수요가 공급을 이끄는 것이 시장의 원칙이라지만 종종 공급이 수요를 끌고 가는 사례가 있는데 이번 사례도 한 예가 될 듯하다.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세이의 법칙(Say’s Law)’이 적용되는 사례는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본 사례는 사용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시장 독점에 따른 지배력’ 사례가 더 적합할 듯하다. 언젠가는 해야 할 작업인 것은 맞지만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까?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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