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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차고 빠르게 배우더라"··· 파머스 보험의 VR 교육 사례

2018.08.02 Thor Olavsrud  |  CIO
보험 업계에서 손해사정사 연수생들은 무척 까다로운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은 고객과 직접, 그것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대면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경험만한 스승은 없다지만, 손해사정사가 실전에서 마주하게 될, 그 다사다난한 사건사고 상황들을 전부 재현한다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쉽지 않은 일이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그룹(Farmers Insurance Group)은 이러한 장애물을 가상현실(VR) 기술로 극복하고자 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가상현실 분야를 주의 깊게 지켜 봐왔다. 4년 전 처음 가상현실에 주목했을 때만 해도 엄두가 안 날 정도의 비용이 드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비용이 현실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제 이 기술을 활용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고 파머스 인슈어런스의 손해사정사 연수원장 제시카 디케니오는 말했다.



학습 커브 단축
손해사정사들은 아주 구체적이고 특정한 피해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어떤 이들은 수해를, 어떤 이들은 화재를 담당하는 식이다. 그리고 손해사정사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디케니오는 전했다.

보험사들이 으레 그러하듯, 파머스 역시 연수생들을 현장에 동반하기도 하고, 영상, 교육자료, 그리고 손해사정사의 전문 분야 교육을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시나리오 트레이닝 체험 환경 등을 이용하여 교육하고 있다.

디케니오에 따르면 시나리오 트레이닝은 유용하긴 하지만 인적, 물적 자원이 많이 소모되는 방식이다. 우선, 환경 조성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손해사정사 연수생 여러 명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학습 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실내 공간 안에서 재현할 수 있는 상황 역시 제한적이다. 즉, 공간적 확장성이 한계로 작용하는 것이다.

디케니오는 “손해사정사에게 경험이 곧 능력이다.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상황을 직접 경험해 볼수록 능숙하게 일처리를 해낸다. 우리는 가상현실 기술이 연수생들의 학습 커브를 단축시킬 열쇠가 되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연수생들의 학습 속도가 빨라지고, 자신감이 붙으면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도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가상현실 기술에 기대를 건 것은 파머스 사만은 아니다. 리서치 업체 IDC는 올 해 전 세계적으로 증강 현실 및 가상현실 관련 지출이17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작년의 91억 달러 대비 95%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지금까지는 가상현실이라 하면 흔히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제 기업 분야가 AR, VR 지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2021년이면 전 세계 관련 기술 지출의 85%가 기업으로부터 발생할 것이라고 IDC는 예측했다. 유즈 케이스는 산업마다 다른데, 제조업 및 자원, 그리고 공공부문 등에서는 특히 직원 교육에 이러한 기술들이 활용될 전망이다.

몰입도 높은 교육 환경의 탄생
파머스 보험 입장에서는 신기술 도입에 앞장서고, 미래를 주시하는 것이 곧 비교 우위이며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고 디케니오는 전했다.

“파머스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 딜리버리를 가속화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테크놀로지를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뭔가 대단한 것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적절한 테크놀로지를 적절한 상황에 적용해 볼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파머스 손해사정 가상현실 트레이닝’ 환경은 IT Excellence 부문 CIO 100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파머스의 iLab 팀과 손해사정 팀, 그리고 파머스 대학(University of Farmers)은 VR 전문기업 테일스핀(Talespin)과 협력하여 손해사정사 훈련생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수해 지역 시나리오를 VR 환경에 그대로 재현해냈다.

파머스의 다기능 팀은 62명의 직원들로 구성되었으며, 테일스핀 팀은 12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었다. 테일스핀이 스토리라인을 만들었고, 파머스 팀은 이들 스토리라인에 중요 교육 요소들을 포함시켰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3월 시작됐으며, 최초 도입은 6월에 이뤄졌다.

이렇게 제작된 VR환경은 연수생들이 직접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수백 가지 사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화(gamification) 콘셉트를 도입해 유출 소스나 손해 범위, 대위 변제 등 손해사정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들을 잘 캐치해 낼 경우 점수를 받기도 한다. 이렇게 게임 같은 형식을 취한 것은 고객과 손해사정사 간의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 한 것이기도 하다.

파머스의 교육 랩이 제공하는 시나리오 수는 제한적이지만, 현재 VR 모듈은 6가지 평면도와 500여 가지 피해 상황 조합을 제공할 수 있다. 즉 연수생들은 1만 가지가 넘는 시나리오를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시나리오들이 VR 환경에 추가 될 예정이다.

디케니오는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에서의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VR의 장점으로 꼽았다. VR 환경에서 직원 교육을 시행하면서 교육과 관련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현장감 넘치고 몰입도 높은 교육 시나리오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랩에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선배 손해사정사들이 현장에 출동할 때 연수생을 동반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일이 이루어지는지를 직접 보게 한다.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 VR에서 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현장에 투입되면, 질문 같은 걸 할 틈이 없다. VR 플랫폼으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신입 손해사정사를 현장에 투입하기 전에 최대한 다양한 상황에 노출시킬 수 있었다”라고 디케니오는 말했다.

VR의 가치
물론, 아직까지 VR 테크놀로지는 파일럿 테스트 단계이며, 파머스 사 역시 그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 중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은 무척 긍정적이었다. 교육에 참여하는 연수생들 역시 VR 경험을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5점 만점에 평균 4.7점), 하루 5가지 시나리오를 체험함에 따라 이들의 의사 결정 정확도도 평균 20%나 증가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교육을 통해 실제로 뭔가를 배웠는지, 그리고 그러한 학습을 좀 더 짧은 시간에 해 낼 수는 없겠는지 이다. 이 두 가지 기준에서 볼 때 VR은 지금까지 ‘합격점’을 받고 있다”라고 디케니오는 말했다. “

그러나 VR 자체가 무조건 답인 것은 아니다. VR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테크놀로지보다 중요한 것은 설계’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디케니오는 말했다. 즉, VR기술이 아무리 좋다 한들 교육 커리큘럼을 제대로 짜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 과정에 기업 리더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VR 기술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PR’이 아니라는 점을 모두에게 납득시켜야 했다. 우리는 이번 시도를 첫 걸음으로 삼아 파머스 사의 직원 교육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킬 예정이다. 최종 제품을 받기 전에 6개의 데모 버전이 있었다. 이 데모 버전들은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에서 호스팅한 것으로 기업 경영진들에게 이 툴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기업 리더들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한 행동이었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들을 과정에 참여 시키고, 우리가 어떤 프로젝트를 작업 중인지 알려주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라고 디케니오는 말했다.

현재 파머스 사의 VR 플랫폼은 수해 관련 시나리오만을 다루고 있지만, 앞으로 화재를 비롯한 다양한 재난 상황을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손해사정사 뿐 아니라 다른 직무 교육 역시 VR을 이용할 수는 없을지 그 가능성도 타진해 볼 만 하다. 예컨대 고객 응대 업무나 고객 서비스 같은 직무가 그러하다.

이들은 직접 현장에 나가 피해상황을 조사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본사에서 고객들의 입장과 경험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중간자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VR 기술 활용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VR 환경을 경험하며 핵심적인 교육 요소들을 모두 학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설계 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디케니오는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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