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6

블로그 | 스팀VR 지원 후에도 '1세대 과제' 남은 윈도우MR

Hayden Dingman | PCWorld
게임과는 달리, 하드웨어 자체에는 ‘얼리 액세스’ 기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이 얼리 액세스 기간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 현실 헤드셋에 대한 글을 미뤘었다. 지난해 10월 약 4~6종의 윈도우MR 헤드셋이 출시됐다. 하지만 지원 게임의 수와 관심은 적었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출시 당시에는 윈도우 10 스토어 게임만 지원했다는 것이다. 스팀에 VR게임 여러 개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에게는 실망스러운 단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2월 스팀VR을 지원하기 시작한 후에도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베타 지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약 1주 전 윈도우 10 2018년 4월 업데이트에서 처음으로 윈도우MR의 스팀VR 공식 지원이 시작됐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공식적으로 해결된 상태는 아니다.

필자는 에이서가 만든 윈도우MR 헤드셋(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400달러에 판매)을 리뷰했다. 개인적으로 이 제품은 1세대 윈도우MR만큼의 완성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솔직히 말해,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등장했지만 윈도우MR하드웨어의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경험자 입장에서

먼저 밝혀둘 점은 필자가 가상 현실 기기를 여럿 경험한 상태에서 윈도우MR을 리뷰한다는 것이다. 1세대 오큘러스 개발자 키트가 등장한 이래 여러 VR 헤드셋을 다뤘다.

다른 의미로는 편견이 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이 점을 분명히 밝힌 상태에서 시작한다. 훨씬 더 나은 VR 키트도 많이 사용해봤다. 2년 동안 매주 많게는 몇 차례 HTC 바이브를 사용했다.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가 프로토타입(시제품)에서 완전한 제품으로 진화하는 과정도 지켜봤다. ‘윈도우MR이 자신의 첫 번째 VR 헤드셋’인 관점도 존재할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관점에서 리뷰를 작성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윈도우MR의 장점이 더 부각될 것으로 판단한다.

VR경험이 많은 ‘베테랑’ 입장에서도 윈도우MR은 몇 가지 인정할 만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해상도를 예로 들 수 있다. 필자가 테스트한 에이서 헤드셋의 해상도는 1440x1440(한쪽 눈 기준)이다. 리프트와 바이브의 1080x1200(한쪽 눈 기준)보다 훨씬 높아 윈도우MR이 훨씬 더 선명하다. 이런 해상도를 얻기 위해 바이브 프로(Vive Pro)에 800달러를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주 훌륭한 장점이다.


또 전반적으로 컨트롤러의 디자인이 좋고, 설계가 잘되어 있다. 바이브와 리프트의 장점이 결합되어 있다. 트랙패드와 함께 아날로그 스틱을 지원한다. 쥐기 편한 트리거와 그립 버튼, 얇은 섀시도 장점이다. 물론 이 부분의 승자는 여전히 오큘러스 터치(Oculus Touch)다.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MR의 컨트롤러가 바이브의 지팡이 컨트롤러보다 낫다.

유일한 불만은 다음과 같다.
• AA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오큘러스 터치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바이브의 내장된 충전 배터리를 좋아한다. 물론 배터리 수명이 다하는 일도 있지만, 항상 AA 배터리를 준비해야 하는 것 또한 번거롭다.
•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한다. 개인 조립형 게임 PC에는 블루투스가 없는 경우가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통상 고가 메인보드만 블루투스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필자는 블루투스 동글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헤드셋 가격이 350달러나 되니, 블루투스 동글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블루투스 USB 동글은 10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 햅틱 피드백은 미흡하다. 일부 게임에서 지원을 하지만, 시늉만 하는 정도다.

다음은 헤드셋 자체의 단점이다. 에이서의 디자인은 아주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밝은 청색을 좋아하지 않는다. 플라스틱 외관도 마찬가지이다. 디스플레이가 불편할 정도로 뜨거워진다. 바이브와 리프트보다 더 뜨겁다. 헤드폰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단점이다.


그런데 아주 가볍다. 또 잠깐 사용을 멈췄을 때 바이저를 위로 올릴 수 있는 방식도 장점이다. 플레이스테이션 VR과 홀로렌즈를 참고한 것이 분명하다. 나쁠 것 없다. 덧붙이면 필자가 테스트 한 델 윈도우MR(Dell's Windows Mixed Reality) 하드웨어가 훨씬 편하고, 삼성 헤드셋은 헤드폰을 지원한다는 옵션이 있다.

단점
그러나 트래킹 기능을 보자. 모든 헤드셋 모델에서 트래킹 기능은 윈도우MR 생태계의 핵심이다. 오랜 VR 옹호자인 필자에게 큰 실망을 안기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윈도우MR 헤드셋은 광학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이용한다. 더 명확히 설명하면, HTC 바이브도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사용한다. 그러나 2개의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베이스 스테이션의 레이저를 이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윈도우MR에서 사용되는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에는 베이스 스테이션이 없다. 헤드셋 전면의 카메라 2개가 물체, 컴퓨터 모니터, 책장 등 구분되는 물체를 찾으면서 환경을 분석한다. 또 플레이하는 동안 방향에도 이 기능을 사용한다. 얼핏 멋져 보이지만, 정말 그럴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관리하는 방식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헤드셋의 위치 트래킹은 아주 우수하다. 지난 가을 PAX처럼 6피트 정도 떠있는 불쾌한 경험이 없었다. 조용하고 좁은 아파트가 번잡한 컨퍼런스 전시장보다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이용하기 더 좋다는 점은 인정한다. 메인스트림에서 카메라를 기반으로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처음 시도한 것일 수도 있다. 미래를 위해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여기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바이브나 리프트보다 훨씬 쉽게 윈도우MR 헤드셋을 설정할 수 있다. 헤드셋을 착용한 후 설정 튜토리얼을 실행하고, 따라 하면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윈도우MR은 휴대하기 좋은 기기가 된다. 베이스 스테이션을 놓기 위해 책상을 치우거나, 설치할 벽 공간을 찾을 필요가 없다. 유일하게 불편한 단점은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바이브 및 리프트와 다르게, 방 크기의 공간을 캘리브레이션하기 위해 헤드셋을 가지고 전체 공간을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작은 단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절충을 해야 했던 위태로운 단점이 있다. 핸드 트래킹(손 추적)이다. 베이스 스테이션이 없는 윈도우MR은 앞에서와 동일한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 컨트롤러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여기에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손의 위치가 얼굴 앞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위를 쳐다보는 동안 손이 허리 아래에 위치할 수 있다. 고개는 왼쪽으로 돌리고 손은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손이 등 뒤로 가 있을 수도 있다.

아마 “VR을 즐길 때 통상 손이 얼굴 앞에 있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맞다. 통상 그렇다. 그러나 윈도우MR 사용 시간이 많아지면, 이로 인한 문제를 생각보다 많이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굿 어스 VR(Google Earth VR)’을 예로 들면, 왼쪽 컨트롤러를 턱까지 올려야 스트리트 뷰가 시작된다. 윈도우MR에서는 턱이 협소한 트래킹 영역 밖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스트리트 뷰가 시작되지 않는다. 또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는 즉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잡 시뮬레이터(Job Simulator)’의 경우 물체를 던졌을 때 정확도가 떨어진다. 시스템이 방향과 각도를 추정하려 시도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킹스프레이 그래프티(Kingspray Graffiti)’는 스프레이를 뿌리지 않는 손을 옆구리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발생한다.


동작이 많을 수록 문제가 커진다. 오디오쉴드(Audioshield)는 사용자가 왼쪽과 오른쪽에서 오는 투사체를 막는 문제가 있다(종종 시야 밖에서 오는). 윈도우MR 컨트롤러는 실제 손의 위치가 동기화되지 않아, 게임을 정확히 플레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홀로포인트(Holopoint)나 스카이림(Skyrim) 같이 활과 화살을 사용하는 게임에서 활이 말썽을 부린다. 곤(Gorn)에서는 휘두르는 동작이 제멋대로 반응하고, 정확하지 않다.

물론 오큘러스와 HTC에도 트래킹 관련 문제가 있다. 오큘러스 카메라도 트래킹 ‘원뿔’의 영역이 협소하다. 바닥이나 천장 가까이에서 터치 컨트롤러를 사용할 때 자주 문제에 직면한다. 훨씬 어렵지만 바이브의 베이스 스테이션 2개가 가려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윈도우MR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심지어 아주 단순한 동작도 문제를 초래한다. 한 손은 허리 아래로 내리고, 다른 손으로 메뉴를 클릭하는 동작을 예로 들면 허리의 컨트롤러가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3피트 정도 위로 올렸을 때 이렇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옵션을 사용했을 때 (최소한 필자에게는)평균 이하의 사용자 경험이다. 그렇지만 필자가 경험이 많은 VR 사용자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VR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어떨까? 아마 괜찮을 것이다. 윈도우MR은 1세대 오큘러스 개발자 키트보다 완성도가 높다. 2013년 이 VR을 접하고 깜짝 놀랐었다. VR 초보자는 마이크로소프트 매장에 들어가 에이서 헤드셋을 시도해본 후, 필자가 별 것 아닌 흠을 과장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경험 많은 사용자는 화를 낼 것이다. 필자가 그랬기 때문이다. 한참 몰입하고 있던 참에 모든 것이 부서지는 상황이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은 VR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저주와도 같다. 바이브와 리프트도 이 정도 몰입을 하기란 아주 어렵다. 그런데 윈도우MR은 훨씬 더 어렵다.

장점
정리를 하기 전에, 윈도우MR의 스팀VR 지원 기능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결국 스팀VR 지원 때문에 에이서 헤드셋을 다시 착용했다. 과정이 조금 번거롭지만, 이제 헤드셋에서 스팀VR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그런데 패턴이 있다.

스팀VR은 오픈 VR(Open VR)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밸브(Valve)는 이에 대해 “애플리케이션이 대상 하드웨어를 인식하게 만들지 않아도, 여러 업체의 VR 하드웨어에 액세스 할 수 있는 API 및 런타임”이라고 설명한다. 무슨 의미일까? 스팀VR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실행하고 있는지, HTC 바이브를 실행하고 있는지 자동으로 감지한다는 의미이다. 지정과 설정 과정이 따로 필요 없다.


그래서 윈도우MR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스팀에서 윈도우MR 소프트웨어 유틸리티를 다운로드 받아 실행해야 한다. 그러면 독자적인 윈도우MR 프로그램(윈도우 10 스토어를 통해 실행)이 실행된다. 윈도우MR은 스팀을 윈도우 10 스토어 앱과 동일하게 윈도우MR ‘클리프 하우스(Cliff House)’ 환경 내부에 실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처리한다.

윈도우MR에서의 스팀VR 연동이 지나칠 정도로 귀찮아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컨트롤러의 일부 기능을 할당해 예약해 뒀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바이브 메뉴 버튼을 생각하면서 윈도우MR 컨트롤러의 버튼을 누르면 안 된다. 그러면 스팀VR이 최소화되고 클리프 하우스 환경이 나타난다.

다시 왼쪽 아날로그 스틱을 클릭해야 바이브 메뉴에 액세스 할 수 있다. 필자에게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동작이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마우스와 키보드로 레이싱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든다.

어쨌든 스팀VR은 작동하기는 한다. 윈도우MR 헤드셋을 구입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다수 게임이 원활하게 작동한다. 단, 앞서 언급한 핸드 트래킹 면에서의 제약이 있다. 또 리바이브(ReVive)를 통해 오큘러스 게임을 실행하는 것도 쓸만한 장점이다.

결론


베이스 스테이션 설정을 정말 싫어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오큘러스 리프트가 전반적으로 더 좋은 VR경험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년 전에 제품을 출시했다면 이런 우수한 경험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리프트와 바이브의 가격이 각각 600달러와 800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리프트 공식 가격이 400달러로 인하됐다. 에이서 헤드셋과 같은 가격이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들도 가격을 인하해 반격했다. 에이서의 혼합 현실 헤드셋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아마존에서 24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에이서가 아닌 다른 판매사 가격). 200달러까지 떨어진 모델도 있다. 처음 VR을 사용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윈도우MR의 단점을 상쇄할 경쟁력 있는 가격일 수도 있다. 사용자도 적응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윈도우MR은 ‘개념 증명’ 제품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지난해 가을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프로토타입을 사용한 후 이런 생각이 더 들었다. 오큘러스 산타크루즈 프로토타입도 내장 카메라를 사용한다. 그러나 트래킹 시야가 훨씬 더 넓어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더 적다. 윈도우MR은 미래를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1세대 제품의 문제를 다 갖고 있다. 필자 입장에서는 극복할 문제가 너무 많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보는 이유다. editor@itworld.co.kr  
2018.05.16

블로그 | 스팀VR 지원 후에도 '1세대 과제' 남은 윈도우MR

Hayden Dingman | PCWorld
게임과는 달리, 하드웨어 자체에는 ‘얼리 액세스’ 기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이 얼리 액세스 기간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 현실 헤드셋에 대한 글을 미뤘었다. 지난해 10월 약 4~6종의 윈도우MR 헤드셋이 출시됐다. 하지만 지원 게임의 수와 관심은 적었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출시 당시에는 윈도우 10 스토어 게임만 지원했다는 것이다. 스팀에 VR게임 여러 개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에게는 실망스러운 단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2월 스팀VR을 지원하기 시작한 후에도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베타 지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약 1주 전 윈도우 10 2018년 4월 업데이트에서 처음으로 윈도우MR의 스팀VR 공식 지원이 시작됐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공식적으로 해결된 상태는 아니다.

필자는 에이서가 만든 윈도우MR 헤드셋(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400달러에 판매)을 리뷰했다. 개인적으로 이 제품은 1세대 윈도우MR만큼의 완성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솔직히 말해,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등장했지만 윈도우MR하드웨어의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경험자 입장에서

먼저 밝혀둘 점은 필자가 가상 현실 기기를 여럿 경험한 상태에서 윈도우MR을 리뷰한다는 것이다. 1세대 오큘러스 개발자 키트가 등장한 이래 여러 VR 헤드셋을 다뤘다.

다른 의미로는 편견이 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이 점을 분명히 밝힌 상태에서 시작한다. 훨씬 더 나은 VR 키트도 많이 사용해봤다. 2년 동안 매주 많게는 몇 차례 HTC 바이브를 사용했다.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가 프로토타입(시제품)에서 완전한 제품으로 진화하는 과정도 지켜봤다. ‘윈도우MR이 자신의 첫 번째 VR 헤드셋’인 관점도 존재할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관점에서 리뷰를 작성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윈도우MR의 장점이 더 부각될 것으로 판단한다.

VR경험이 많은 ‘베테랑’ 입장에서도 윈도우MR은 몇 가지 인정할 만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해상도를 예로 들 수 있다. 필자가 테스트한 에이서 헤드셋의 해상도는 1440x1440(한쪽 눈 기준)이다. 리프트와 바이브의 1080x1200(한쪽 눈 기준)보다 훨씬 높아 윈도우MR이 훨씬 더 선명하다. 이런 해상도를 얻기 위해 바이브 프로(Vive Pro)에 800달러를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주 훌륭한 장점이다.


또 전반적으로 컨트롤러의 디자인이 좋고, 설계가 잘되어 있다. 바이브와 리프트의 장점이 결합되어 있다. 트랙패드와 함께 아날로그 스틱을 지원한다. 쥐기 편한 트리거와 그립 버튼, 얇은 섀시도 장점이다. 물론 이 부분의 승자는 여전히 오큘러스 터치(Oculus Touch)다.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MR의 컨트롤러가 바이브의 지팡이 컨트롤러보다 낫다.

유일한 불만은 다음과 같다.
• AA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오큘러스 터치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바이브의 내장된 충전 배터리를 좋아한다. 물론 배터리 수명이 다하는 일도 있지만, 항상 AA 배터리를 준비해야 하는 것 또한 번거롭다.
•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한다. 개인 조립형 게임 PC에는 블루투스가 없는 경우가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통상 고가 메인보드만 블루투스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필자는 블루투스 동글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헤드셋 가격이 350달러나 되니, 블루투스 동글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블루투스 USB 동글은 10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 햅틱 피드백은 미흡하다. 일부 게임에서 지원을 하지만, 시늉만 하는 정도다.

다음은 헤드셋 자체의 단점이다. 에이서의 디자인은 아주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밝은 청색을 좋아하지 않는다. 플라스틱 외관도 마찬가지이다. 디스플레이가 불편할 정도로 뜨거워진다. 바이브와 리프트보다 더 뜨겁다. 헤드폰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단점이다.


그런데 아주 가볍다. 또 잠깐 사용을 멈췄을 때 바이저를 위로 올릴 수 있는 방식도 장점이다. 플레이스테이션 VR과 홀로렌즈를 참고한 것이 분명하다. 나쁠 것 없다. 덧붙이면 필자가 테스트 한 델 윈도우MR(Dell's Windows Mixed Reality) 하드웨어가 훨씬 편하고, 삼성 헤드셋은 헤드폰을 지원한다는 옵션이 있다.

단점
그러나 트래킹 기능을 보자. 모든 헤드셋 모델에서 트래킹 기능은 윈도우MR 생태계의 핵심이다. 오랜 VR 옹호자인 필자에게 큰 실망을 안기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윈도우MR 헤드셋은 광학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이용한다. 더 명확히 설명하면, HTC 바이브도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사용한다. 그러나 2개의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베이스 스테이션의 레이저를 이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윈도우MR에서 사용되는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에는 베이스 스테이션이 없다. 헤드셋 전면의 카메라 2개가 물체, 컴퓨터 모니터, 책장 등 구분되는 물체를 찾으면서 환경을 분석한다. 또 플레이하는 동안 방향에도 이 기능을 사용한다. 얼핏 멋져 보이지만, 정말 그럴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관리하는 방식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헤드셋의 위치 트래킹은 아주 우수하다. 지난 가을 PAX처럼 6피트 정도 떠있는 불쾌한 경험이 없었다. 조용하고 좁은 아파트가 번잡한 컨퍼런스 전시장보다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이용하기 더 좋다는 점은 인정한다. 메인스트림에서 카메라를 기반으로 인사이드-아웃 트래킹을 처음 시도한 것일 수도 있다. 미래를 위해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여기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바이브나 리프트보다 훨씬 쉽게 윈도우MR 헤드셋을 설정할 수 있다. 헤드셋을 착용한 후 설정 튜토리얼을 실행하고, 따라 하면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윈도우MR은 휴대하기 좋은 기기가 된다. 베이스 스테이션을 놓기 위해 책상을 치우거나, 설치할 벽 공간을 찾을 필요가 없다. 유일하게 불편한 단점은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바이브 및 리프트와 다르게, 방 크기의 공간을 캘리브레이션하기 위해 헤드셋을 가지고 전체 공간을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작은 단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절충을 해야 했던 위태로운 단점이 있다. 핸드 트래킹(손 추적)이다. 베이스 스테이션이 없는 윈도우MR은 앞에서와 동일한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 컨트롤러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여기에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손의 위치가 얼굴 앞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위를 쳐다보는 동안 손이 허리 아래에 위치할 수 있다. 고개는 왼쪽으로 돌리고 손은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손이 등 뒤로 가 있을 수도 있다.

아마 “VR을 즐길 때 통상 손이 얼굴 앞에 있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맞다. 통상 그렇다. 그러나 윈도우MR 사용 시간이 많아지면, 이로 인한 문제를 생각보다 많이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굿 어스 VR(Google Earth VR)’을 예로 들면, 왼쪽 컨트롤러를 턱까지 올려야 스트리트 뷰가 시작된다. 윈도우MR에서는 턱이 협소한 트래킹 영역 밖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스트리트 뷰가 시작되지 않는다. 또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는 즉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잡 시뮬레이터(Job Simulator)’의 경우 물체를 던졌을 때 정확도가 떨어진다. 시스템이 방향과 각도를 추정하려 시도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킹스프레이 그래프티(Kingspray Graffiti)’는 스프레이를 뿌리지 않는 손을 옆구리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발생한다.


동작이 많을 수록 문제가 커진다. 오디오쉴드(Audioshield)는 사용자가 왼쪽과 오른쪽에서 오는 투사체를 막는 문제가 있다(종종 시야 밖에서 오는). 윈도우MR 컨트롤러는 실제 손의 위치가 동기화되지 않아, 게임을 정확히 플레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홀로포인트(Holopoint)나 스카이림(Skyrim) 같이 활과 화살을 사용하는 게임에서 활이 말썽을 부린다. 곤(Gorn)에서는 휘두르는 동작이 제멋대로 반응하고, 정확하지 않다.

물론 오큘러스와 HTC에도 트래킹 관련 문제가 있다. 오큘러스 카메라도 트래킹 ‘원뿔’의 영역이 협소하다. 바닥이나 천장 가까이에서 터치 컨트롤러를 사용할 때 자주 문제에 직면한다. 훨씬 어렵지만 바이브의 베이스 스테이션 2개가 가려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윈도우MR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심지어 아주 단순한 동작도 문제를 초래한다. 한 손은 허리 아래로 내리고, 다른 손으로 메뉴를 클릭하는 동작을 예로 들면 허리의 컨트롤러가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3피트 정도 위로 올렸을 때 이렇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옵션을 사용했을 때 (최소한 필자에게는)평균 이하의 사용자 경험이다. 그렇지만 필자가 경험이 많은 VR 사용자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VR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어떨까? 아마 괜찮을 것이다. 윈도우MR은 1세대 오큘러스 개발자 키트보다 완성도가 높다. 2013년 이 VR을 접하고 깜짝 놀랐었다. VR 초보자는 마이크로소프트 매장에 들어가 에이서 헤드셋을 시도해본 후, 필자가 별 것 아닌 흠을 과장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경험 많은 사용자는 화를 낼 것이다. 필자가 그랬기 때문이다. 한참 몰입하고 있던 참에 모든 것이 부서지는 상황이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은 VR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저주와도 같다. 바이브와 리프트도 이 정도 몰입을 하기란 아주 어렵다. 그런데 윈도우MR은 훨씬 더 어렵다.

장점
정리를 하기 전에, 윈도우MR의 스팀VR 지원 기능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결국 스팀VR 지원 때문에 에이서 헤드셋을 다시 착용했다. 과정이 조금 번거롭지만, 이제 헤드셋에서 스팀VR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그런데 패턴이 있다.

스팀VR은 오픈 VR(Open VR)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밸브(Valve)는 이에 대해 “애플리케이션이 대상 하드웨어를 인식하게 만들지 않아도, 여러 업체의 VR 하드웨어에 액세스 할 수 있는 API 및 런타임”이라고 설명한다. 무슨 의미일까? 스팀VR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실행하고 있는지, HTC 바이브를 실행하고 있는지 자동으로 감지한다는 의미이다. 지정과 설정 과정이 따로 필요 없다.


그래서 윈도우MR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스팀에서 윈도우MR 소프트웨어 유틸리티를 다운로드 받아 실행해야 한다. 그러면 독자적인 윈도우MR 프로그램(윈도우 10 스토어를 통해 실행)이 실행된다. 윈도우MR은 스팀을 윈도우 10 스토어 앱과 동일하게 윈도우MR ‘클리프 하우스(Cliff House)’ 환경 내부에 실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처리한다.

윈도우MR에서의 스팀VR 연동이 지나칠 정도로 귀찮아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컨트롤러의 일부 기능을 할당해 예약해 뒀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바이브 메뉴 버튼을 생각하면서 윈도우MR 컨트롤러의 버튼을 누르면 안 된다. 그러면 스팀VR이 최소화되고 클리프 하우스 환경이 나타난다.

다시 왼쪽 아날로그 스틱을 클릭해야 바이브 메뉴에 액세스 할 수 있다. 필자에게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동작이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마우스와 키보드로 레이싱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든다.

어쨌든 스팀VR은 작동하기는 한다. 윈도우MR 헤드셋을 구입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다수 게임이 원활하게 작동한다. 단, 앞서 언급한 핸드 트래킹 면에서의 제약이 있다. 또 리바이브(ReVive)를 통해 오큘러스 게임을 실행하는 것도 쓸만한 장점이다.

결론


베이스 스테이션 설정을 정말 싫어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오큘러스 리프트가 전반적으로 더 좋은 VR경험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년 전에 제품을 출시했다면 이런 우수한 경험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리프트와 바이브의 가격이 각각 600달러와 800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리프트 공식 가격이 400달러로 인하됐다. 에이서 헤드셋과 같은 가격이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들도 가격을 인하해 반격했다. 에이서의 혼합 현실 헤드셋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아마존에서 24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에이서가 아닌 다른 판매사 가격). 200달러까지 떨어진 모델도 있다. 처음 VR을 사용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윈도우MR의 단점을 상쇄할 경쟁력 있는 가격일 수도 있다. 사용자도 적응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윈도우MR은 ‘개념 증명’ 제품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지난해 가을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프로토타입을 사용한 후 이런 생각이 더 들었다. 오큘러스 산타크루즈 프로토타입도 내장 카메라를 사용한다. 그러나 트래킹 시야가 훨씬 더 넓어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더 적다. 윈도우MR은 미래를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1세대 제품의 문제를 다 갖고 있다. 필자 입장에서는 극복할 문제가 너무 많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보는 이유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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