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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나무가 아닌 숲에 의미 있다'··· 중급 픽셀 폰에 숨은 구글의 야심

2018.04.06 JR Raphael  |  Computerworld
구글의 픽셀 폰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과 스타일 면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늘 따라다녔다.

어떤 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단점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때 안정적으로 장기간 제공되는 것(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을 비롯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원한다면 픽셀 폰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마트폰에 650달러를 쓰고 싶지 않다면 도리가 없다는 점이다. 픽셀은 주력급 고급폰으로 설정되어 가격도 그에 걸맞게 책정되어 있다.

픽셀 폰이 나올 때마다 늘 처음 나오는 반응은 이렇다. “좋긴 한데...” 그 뒤에 붙이는 이유는 다양하다. “폰에 650달러를 쓰고 싶지는 않아”라든가 “다른 하드웨어 기능이 있는 폰이 좋아”라든가 “구글은 우리 나라에 픽셀 폰을 팔지도 않아” 등이다.

그런 사용자에게 반가운 소식은 픽셀 라인이 출시된 지 2년이 된 지금, 위에서 언급된 문제들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급 픽셀 발표 후에 일어날 일들
이코노믹 타임즈(Economic Times)의 이번 주 기사에 따르면 구글은 '중간급 픽셀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올 여름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적어도 초기에는 인도처럼 “가격에 민감한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거기에서 멈출 리는 없다.

구글이 차츰 하드웨어 제조사로 역할을 확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중간급 픽셀 폰의 출현이나 곧 이어질 후속 단계가 그다지 놀랍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픽셀은 부분의 합 그 이상이었다. 구글은 스마트폰을 판매하지만, 사실은 폰 기반 형태의 구글 생태계를 파는 것이다. 구글이 파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용자 경험은 안드로이드 내 다른 어떤 기기 제조사도 따라갈 수 없는 장점을 제공한다. 그와 동시에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내의 다른 어떤 기기 제조사도 누릴 수 없는 수준의 장점을 누린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구글은 언제나 사용자가 온라인에서 구글 서비스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게 하는 것을 안드로이드 관련 기본 목표로 삼아왔다. 최근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각종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하게 하는 것이 회사의 핵심 주안점으로 자리잡았다. 필자는 이를 “운영체제 이후 시대”라고 불러왔다.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는 뒷전이 되고 어떤 가상비서를 삶 속에 들여 놓는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한 시대인 것이다(사실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는 자신의 앱과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서 구글 어시스턴트 등 구글 서비스를 주목 받지 못하게 밀어내는 경향이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커지고 있다. 구글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무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픽셀의 목적에서 알 수 있는 것
픽셀의 핵심 목적은 구글의 관점에서 안드로이드를 “고치기” 위한 것이다. 구글의 비전과 서비스가 중심을 차지하고 빛날 수 있는 플랫폼을 위한 용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은 이러한 점을 거침 없이 드러냈다. 궁극적으로는 구글과 사용자에게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완벽한 구글 경험”이 선사하는 동급 최고의 기기를 얻게 되고 구글은 사용자가 전적으로 구글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따른 사업상의 이점을 전부 차지하게 된다.

이 모든 논의의 취지는 무엇인지 의아해 할지 모르겠다. 왜 지금 굳이 이러한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구글은 고가 픽셀 모델 2개에 멈추지 않고 확장하기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구글이 언제나 보다 저렴한 “구글 경험” 옵션을 제공하려고 해 온 것도 두말 할 나위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대부분 국가에서와는 달리) 인도에서는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높은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구글이 초기에는 인도에 집중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다면 구글은 왜 다양한 픽셀 모델을 직접 만들어서 출고하지 않았을까? 현실은 시작점이 필요했다. 우리가 지켜본 바와 같이 자체 제작한 폰 모델을 하나라도 판매하고 마케팅 하는 것은 (좋게 말하자면)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다양한 옵션이 포함된 픽셀 프로그램을 출시했다면 총체적인 재앙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구글은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원(Android One) 프로그램의 협력업체들에게 의존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픽셀 비슷한 장점의 일정 부분을 더 다양하고 저렴한 형태로 제공해 온 것이다. 노키아와 같은 작은 업체는 그 역할을 맡아서 고객에게 훌륭한 수준의 판매 후 지원을 제공하는 “구글 경험” 기기를 공급하고 싶어하는 듯 하다.

완전히 새로운 국면의 시작
그러나 구글에게는 더 웅대한 야심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자체 주력폰 하나 만드는 것보다 훨씬 큰 야심이다. 안드로이드 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글이 자체의 전체적인 스마트폰 옵션을 확장하고 싶어하고 안드로이드 경험 방식에 대한 지배 수준을 넓혀 나가려고 시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동시에 외부업체가 자체의 안드로이드 중심 대체품을 제공하도록 여전히 허용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영리한 방식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중간급 픽셀 폰이 과연 결실을 맺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중간급 픽셀 폰이 널리 보급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 후에 차기 모델이 다른 가격대나 형태 중심의 다른 차별점을 가지고 선보일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인가 하는 문제다.

중간급 픽셀 폰의 발표 그 자체는 경천동지할 만큼 대단한 사건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구글 중심의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보통 그렇듯, 이번에도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 한다. 구글의 중급 픽셀 폰은 다수가 참가하는 대규모의 노력이 수반되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 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작은 구석 부분부터 차근차근 빈틈없이 채워져 나가고 있는 큰 그림의 전체를 바라보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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