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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개발자가 '위너' 안드로이드 대신 '루저' iOS에 주력하는 이유

2018.03.02 Matt Asay  |  ARN
지난 1990년대 리눅스를 만든 리누스 토발즈는 그의 최종 목표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하곤 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의 농담은 많은 부문에서 현실이 됐다. HPC(high-performance computing)부터 기업용 서버, 클라우드 서버, 모바일 기기까지 다양한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거나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언급한 모바일 기기 부문에서 리눅스 밴드왜건(bandwagon) 효과는 크게 '탈선'했다. (안드로이드의 기반으로써) 리눅스는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86%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 엄청난 점유율을 생태계의 상업적 성공으로 바꾸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 대신 iOS를 앞세운 애플에 많은 부분을 빼앗겨 버렸다. 결국 현재 모바일 앱 개발자는 안드로이드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iOS용 앱 개발에 더 주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승리'의 비용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은 것은 2007년이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자 2005년 앤드 루빈의 안드로이드를 인수해 이듬해 공개했다. 그 다음해인 2008년에는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첫 기기가 나왔다. 이후 10년 정도 지난 현재 안드로이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된다. 가트너 자료를 보면, 2017년 전 세계에서 팔려 나간 스마트폰의 85.9%가 안드로이드를 사용했다. iOS를 탑재한 기기는 14%에 불과했다.

안드로이드는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점유율이 1.1% 더 늘어났다. 현재 사용되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20억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구글에 매우 행복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안드로이드 기기 대부분에 구글 검색 엔진이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단, 안드로이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구글 서비스가 차단돼 있다). 문제는 구글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구글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용자도 포함된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 시장의 문제는 기업용 서버 같은 다른 리눅스 시장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기업용 서버 시장에서 리눅스의 거대한 물결은 다른 배들을 다 집어 삼켰다. 서버 제조업체들은 리눅스를 이용해 돈을 벌고 소프트웨어 업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기업용 리눅스를 공급하는 레드햇의 매출은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를 둘러싼 생태계와 그 경쟁자들은 수천억 달러를 벌고 있다. 그러나 똑같이 리눅스가 지배하고 있는 스마트폰 영역에서는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물론 수많은 안드로이드 기기를 만들어 파는 삼성 같은 업체는 많은 돈을 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음악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Spotify)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애플 iOS 생태계에 비해 규모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 안드로이드 기기가 아이폰보다 6배 더 많이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구글조차도 iOS로 벌어들이는 돈이 안드로이드보다 4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검색 서비스를 통한 수익이다.


폐쇄적 생태계, 열린 '돈벌 기회'
앱 애니(App Annie) 자료를 보면, iOS용 모바일 앱의 평균 매출은 안드로이드용 앱보다 4배 정도 더 많다. 다운로드 수만 보면 애플 앱스토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개발자 매출은 2배 더 많은 것이다.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가 주로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유를 고려해도 결과는 같다. 애플의 iOS 생태계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보다 더 많은 개발자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애플과 구글의 경쟁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2016년 법원 문서에 따르면, 구글이 모바일 사업을 시작한 이후 벌어들인 총 매출보다 애플의 모바일 부문 1분기 매출이 더 많다. 물론 여기에는 애플의 하드웨어 매출이 포함돼 있다. 반면 구글은 주로 검색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그러나 하드웨어를 비교해도 여전히 애플이 앞선다. 아심코(Asymco)의 애널리스트 호레이스 데디우에 따르면, 애플의 평균 판매 가격(ASP)은 800달러다. 업계 평균인 300달러보다 2배 이상 높다. 더구나 애플의 ASP는 지난해보다 100달러 더 올라갔다. 초고가폰 아이폰 X를 내놓은 효과다. 데디우는 "이는 애플 역사상 전례없는 성과인 것은 물론 전 산업으로 봐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애플이 이러한 ASP 차이를 계속 벌릴 수록 휴대폰 사업의 수익성도 더 좋아진다.

게다가 애플 페이 같은 애플의 서비스 비즈니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총 2억 4,0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4분기에만 3,000만명이 늘어났다.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액티브 사용자(active installed base) 13억 명이 앱과 음악, 유통 등에 돈을 쓸 때마다 애플도 돈을 벌고 있다. 반면 안드로이드 부문에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페이(Android Pay)'를 '구글 페이(Google Pay)'로 이름을 바꾼 것이 전부다(이에 앞서 구글은 '구글 월렛'을 '안드로이드 페이'로 바꾼 바 있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인데, 이런 조치만으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드로이드 '속빈 강정' 승리의 주범
안드로이드는 더 많은 사용자를 가졌지만 이들은 iOS 사용자보다 돈을 덜 쓴다. 이 시장에 대한 개발자의 매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앱 개발자가 가장 먼저 개발하는 플랫폼은 iOS다. 안드로이드는 두번째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에 따르면, 아이폰에 대한 사용자 로열티(loyalty)는 92%에 달한다. 안드로이드는? 삼성의 고가 제품이 77%였고 LG와 다른 업체의 제품은 50% 정도였다. 

결국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토발즈가 말한 '세계 정복'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점유율은 리눅스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다른 시장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개발자의 헌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가장 큰 패착으로 구글이 너무 심하게 안드로이드를 통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애플의 iOS에 대한 '적당한' 통제는 오히려 구글과는 반대의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급속히 발전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정 정도의 통제와 차별화된 경험은 '필승 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 안드로이드 역시 완전한 오픈은 아니면서 적당히 폐쇄적인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 Matt Asay는 오랜 기간 인포월드에 기고해온 전문 저술가이자 전직 저작권 전문 변호사다. 현재는 어도비에서 모바일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의 견해는 소속사의 관점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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