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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6 Clint Boulton  |  CIO
기업에 디지털 변혁의 미션이 새로 주어지면서, 새 가치를 창출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압박도 계속 늘고 있다. 반면 폐쇄적이고 관료주의적 조직 문화는 이러한 노력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에 가까운 조직 문화 필요성을 절감하는 많은 대기업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디지털 랩과 인큐베이터이다.



UTC(United Technologies Corp)가 그 좋은 예다. 제트 엔진과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UTC는 뉴욕 브룩클린에 있는 한 IT 스타트업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UTC의 CIO 빈스 캠피시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사용자 경험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과학, 애널리틱스, 사이버 보안 등 핵심 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약 250명의 전문가에게 ‘구애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UTC로 이직했다.

캠피시는 “혁신의 핵심은 인재 확보다. 인재는 기업의 디지털 스킬과 역량을 확장하고, 디지털 변혁 과정 전체를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운용 효율성과 수익 향상이라는 캠피시의 주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 이는 UTC 조직 전체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이다. 그 동안 UTC는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IT를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도구 정도로 취급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UTC와 같은 사례를 IT 업계 전반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기업 특유의 경직적 조직 문화와 혁신이 숨쉴 틈 없는 의사결정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많은 IT 전문가가 그 동안 구글, 애플, 페이스북처럼 더 자유로운 문화를 지닌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직원은 애자일 방법론, 유연한 사고와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역량을 지닌 기업을 선호했다.

그러나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과 같은 문화를 배양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이 혹할 만한 환경을 제공하고,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다룰 기회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UTC처럼 다른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나이젤 펜윅은 “디지털 혁신은 이제 기업들 사이에 새로운 룰처럼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노베이션 허브는 기업이 새로운 비전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GE 같은 기업은 스타트업 조직 문화를 배양하고자 하는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냈다. GE는 지난 2011년 캘리포니아 산 하몬에 소프트웨어 센터를 개설했다. 오늘날 이 센터는 GE의 디지털 비즈니스 유닛의 그라운드 제로 역할을 하고 있다. GE의 CEO 제프 이멜트는 GE를 2020년까지 일류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화시킨다는 구상이다.

라이벌 기업인 UTC 역시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프랫 & 휘트니(Pratt & Whitney) 유닛에서 제작하는 제트 엔진 수명을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 또 필드 서비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200만 대가 넘는 UTC의 인-서비스 오티스(Otis) 엘리베이터를 관리하는 3만 1,000명 직원의 업무 절차를 혁신할 방안도 고민 중이다.

캠피시는 “엘리베이터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 효율을 1%만 개선해도 3000만 달러의 이윤이 발생한다. 우리가 디지털 변혁에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통해 고객과 UTC 모두에 이득이 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혁신이 탄생할 안전한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UTC가 디지털 변혁의 ‘속도’를 중시한다면, 월마트의 ‘혁신 인큐베이터’라 할 수 있는 스토어 No.8(Store No. 8)은 장기적 전망을 중시한다. 아마존닷컴에 대항할 경쟁력을 원하는 월마트는 올해 초 스토어 No.8을 설립했다. 가상 현실, 증강 현실, 로보틱스, 드론 등의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조직이다. 이들 스타트업의 소유권은 월마트에 있지만, 활동은 월마트의 간섭 없이 전적으로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스토어 No.8 대표 케이티 피네건은 “우리의 할 일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스타트업의 시도가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내다보고, 다가올 미래에 소비자에게 제공할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하는 월마트 랩(Wal-Mart Labs)과 달리 스토어 No.8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열매를 맺을 잠재적 기술을 탐색하는 역할을 한다. 몇 달 뒤가 아니라 3~6년 뒤를 내다보는 것이다.

피네건은 "이를 위해서는 기상천외하면서도 기업에 유의미한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을 찾아내고, 이들의 아이디어를 자산으로 성장시켜 훗날 그 기술이 기업의 전략적 자산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네건 그 자신도 지난해 월마트가 인수한 젯닷컴(Jet.com)의 기업 개발팀 담당자였다.

스토어 No.8은 올 한해 동안 투자할 소수의 기업을 선정하고 발표하는 작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운이 좋다면 그들 중 적어도 한두 개 기업은 매 주 1억 5000만 명에 달하는 월마트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할 것이다. 피네건은 “우리는 고객들 자신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한 번 경험 후에는 그것 없이 살 수 없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른바 ‘인큐베이션 열풍’에 가담한 기업은 월마트만이 아니다. 코카콜라도 마찬가지다. 코카콜라는 실리콘밸리에 더 브릿지(The Bridge)라는 혁신 인큐베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3년 전 개설된 더 브릿지는 코카콜라의 마케팅 전문성을 활용해 매년 10여 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더 브릿지는 68개의 파일럿 프로그램, 20개의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에는 진열대의 제품 배치를 미리 보여주는 증강 현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나, 트럭 타이어의 닳은 부분을 모니터링 해 펑크가 나기 전 미리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게 해주는 비디오 테크놀로지 프로젝트 등이 있었다.


가속 페달형도 아닌 인큐베이터형도 아닌 제3의 기술혁신
풋 락커(Foot Locker)에게도 디지털 혁신은 중요한 문제다. CIO 파완 버마는 (3,500여 지점의 POS 시스템을 대체할) 대형 ERP 통합 문제를 검토하면서 고객 경험까지 크게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 풋 락커 역시 시카고에 테크놀로지 랩을 두고 있다. 이 랩에서 근무하는 직원 65명은 모바일 소프트웨어, 비콘, AR/VR 툴, 스토어 콘텐츠 개별화를 위한 애널리틱스 등을 연구하고 있다.

2016년 5월, 이 연구팀은 앱 런치 레저베이션 툴(App Launch Reservation tool)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툴은 풋 락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구매를 원하는 신발을 근처 매장에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기 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고객이 매장 앞에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 낸 것이다.

풋 락커는 가상으로 신발과 옷을 입어볼 수 있는 AR 및 VR 툴 개발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사용하면 고객은 매장이나 집에서 여러 가지 스타일과 컬러의 의상을 직접 매칭하며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고객의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버마는 “AR, VR에 거는 기대가 크고 그만큼 영향력도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단, 아직은 기존 환경에서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풋 락커 고객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막힘 없는 쇼핑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불편함 없이 신발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버마는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터치포인트와 물리적 터치포인트 간의 막힘 없는 연결과 안정적 유통망 구축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혁신이 시도되고 있지만 CEO와 이사회의 지원 없이 성공할 수있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 실제로 UTC의 캠피시는 체어맨이자 CEO인 그렉 헤이즈와 이사회의 지원을 받고 있다. 캠피시는 "UTC에 합류한 가장 큰 이유도 그렉 때문이다. 그는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가능성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을 주도할 의지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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