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3

계산대 없는 '아마존 고'··· 리테일 혁명 도화선될까

Sharon Goldman | CIO
“줄을 서지 않는다. 결제도 필요 없다. 그냥 물건을 가지고 나가면 된다” 지난해 가을 미국 시애틀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리테일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계산대 없는' 식료품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에 대해 아마존이 내놓은 설명이다. 고객은 앱을 이용해 매장에 들어가 원하는 제품을 찾아 들고 나가면 된다. 비용은 고객의 아마존 계정으로 자동으로 계산돼 청구된다. 현재는 아마존 직원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올 해부터 사용자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아마존 고'의 등장 이후 리테일 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스스로 혹은 서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마존 고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까? 아마존 고는 리테일 업계의 진정한 혁신일까?"

아마존 고에 대한 공포
이 질문에 대해서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 아마존은 고급 제품부터 대중 시장까지 모든 리테일 부문에서 '가능성의 미학'을 증명해 왔다. 캡제미니(Capgemini)의 부사장 빌 루이스는 “아마존은 쇼핑 경험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한 가설을 테스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솔루션 업체 CGS의 글로벌 제품 관리 부사장 에이제이 치드로워는 "아마존 고 같은 파괴적인 혁신에 대해 리테일 기업 대부분의 이사회는 걱정하게 될 것이다. 벤처 투자사는 그동안 수 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어떤 리테일 업체도 지난 20년 동안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그 리테일 부문에서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내놓았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업계 출신으로 애널리틱스 업체 모비(Mobee)에서 CRO로 근무하는 마이크 그림스는 "쇼핑 경험에 있어서 결제 과정을 가장 큰 문제로 여기는 슈퍼마켓과 대형 매장 등이 아마존 고에서 일종의 '공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동안 아마존 고와 비슷한 것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적 제한과 기업의 의지 부재로 인해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아마존은 기술과 의지, 두 가지 중 그 어느 것에도 방해를 받지 않았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와 Z 세대 등 기술에 익숙한 새로운 고객이 많이 늘어난 것도 전통적인 기업에게는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아마존 고에 대한 소동이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루이스는 “모든 고객이 아마존 고와 같은 방식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일부는 물품을 제자리에 정확히 가져다 놓지 않는 경우 비용이 청구되는 것을 불편해 할 수 있고, 즉각적인 체크아웃을 위해 개인 금융 정보와 선호도를 제공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포레스터(Forrester)의 수석 애널리스트 브렌든 위처는 리테일 업체에게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볼 것을 조언했다. 이 기술의 부작용 혹은 이런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등에 정보가 전혀 확인된 것이 없고, 아직 기술 성공 사례나 개념 증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셀프 체크아웃이 아니다. 오늘날의 고객은 옴니채널(Omnichannel), BOPIS(Buy Online, Pickup In-Store), 개인화된 경험 등에 더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위처는 셀프 체크아웃의 혁신적인 리더가 될 필요는 없고 필요하면 나중에 빠르게 대응하면 된다는 실용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아마존 고로 인해 리테일 업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리테일 업계는 고객의 전체 쇼핑 과정에서 불편한 점을 없애 나가야 한다. 그 누구도 매장에 가서 계산하느라 줄을 서고 싶어 하지는 않으며 더 편한 생활은 원한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업계의 현주소
캡제미니의 루이스는 아마존 고가 등장한 상황에서 리테일 업계는 고객이 원하고 기대하는 경험과 역량을 충족하면서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테일 업계는 소셜 미디어와 모든 디지털 및 물리적 접점을 통해 고객 참여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해 관찰하고 전환하면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야 한다. 쇼핑 과정은 단순화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정서적인 부분이 가미된 네트워크에 가깝다. 고객 대부분은 제품 가용성과 품질, 가치, 거래 효율성, 편의성 등 여러 가지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AG(Software AG)의 글로벌 산업 책임자 올리버 가이는 아마존 고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작게 시작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혁신하기 위해서는 리테일 업체, 기술 제공자, 시스템 통합자 등 여러 당사자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형태의 공동 혁신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계산 대기줄을 줄이고 시애틀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비하기 위해 RFID와 모바일 지갑/앱의 결제 영역에 대한 리테일 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WD 파트너스(WD Partners)의 브랜드 전략 및 디자인 부사장 리 피터슨은 "아마존 때문에 투자자가 모든 리테일과 식료품 업계 경영진에게 대책을 따져 물으면서 많은 CEO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불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아마존의 행보
포레스터의 위처는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에서는 아마존이 절대 강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대적할 경쟁자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오프라인 매장은 다르다는 것을 잊고 있다. 아마존도 이 시장에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물리적인 소매 공간에 진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매의 9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소비자가 4,000억 개의 온라인보다는 3조 개의 매장 내 구매 경험을 더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 고'라는 실험 이후 아마존이 전통적인 리테일 기업의 길을 걸을 지 아직 불투명하다. 위처는 “아마존은 ‘소비자가 쇼핑 경험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실험하고 학습하고 있다. 그들이 누구보다 이러한 실험과 학습에 능하며 똑똑한 것은 맞지만 그들 역시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아마존의 실패 가능성이 기존 리테일 업체에 희소식인 것은 아니다. 캡제미니의 루이스는 아마존 고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리테일 기업은 완전히 통합된 디지털 역량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새로운 리테일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은 더 개인화되고 국지화되며 유의미하게 관련된 경험을 창조해야 한다. 매장 수준에서의 1대1 사람간 상호작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은 아마존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따갈 수 없으므로 한 걸음 더 앞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작은 기술을 시도해 실제 고객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2017.03.13

계산대 없는 '아마존 고'··· 리테일 혁명 도화선될까

Sharon Goldman | CIO
“줄을 서지 않는다. 결제도 필요 없다. 그냥 물건을 가지고 나가면 된다” 지난해 가을 미국 시애틀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리테일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계산대 없는' 식료품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에 대해 아마존이 내놓은 설명이다. 고객은 앱을 이용해 매장에 들어가 원하는 제품을 찾아 들고 나가면 된다. 비용은 고객의 아마존 계정으로 자동으로 계산돼 청구된다. 현재는 아마존 직원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올 해부터 사용자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아마존 고'의 등장 이후 리테일 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스스로 혹은 서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마존 고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까? 아마존 고는 리테일 업계의 진정한 혁신일까?"

아마존 고에 대한 공포
이 질문에 대해서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 아마존은 고급 제품부터 대중 시장까지 모든 리테일 부문에서 '가능성의 미학'을 증명해 왔다. 캡제미니(Capgemini)의 부사장 빌 루이스는 “아마존은 쇼핑 경험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한 가설을 테스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솔루션 업체 CGS의 글로벌 제품 관리 부사장 에이제이 치드로워는 "아마존 고 같은 파괴적인 혁신에 대해 리테일 기업 대부분의 이사회는 걱정하게 될 것이다. 벤처 투자사는 그동안 수 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어떤 리테일 업체도 지난 20년 동안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그 리테일 부문에서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내놓았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업계 출신으로 애널리틱스 업체 모비(Mobee)에서 CRO로 근무하는 마이크 그림스는 "쇼핑 경험에 있어서 결제 과정을 가장 큰 문제로 여기는 슈퍼마켓과 대형 매장 등이 아마존 고에서 일종의 '공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동안 아마존 고와 비슷한 것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적 제한과 기업의 의지 부재로 인해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아마존은 기술과 의지, 두 가지 중 그 어느 것에도 방해를 받지 않았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와 Z 세대 등 기술에 익숙한 새로운 고객이 많이 늘어난 것도 전통적인 기업에게는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아마존 고에 대한 소동이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루이스는 “모든 고객이 아마존 고와 같은 방식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일부는 물품을 제자리에 정확히 가져다 놓지 않는 경우 비용이 청구되는 것을 불편해 할 수 있고, 즉각적인 체크아웃을 위해 개인 금융 정보와 선호도를 제공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포레스터(Forrester)의 수석 애널리스트 브렌든 위처는 리테일 업체에게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볼 것을 조언했다. 이 기술의 부작용 혹은 이런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등에 정보가 전혀 확인된 것이 없고, 아직 기술 성공 사례나 개념 증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셀프 체크아웃이 아니다. 오늘날의 고객은 옴니채널(Omnichannel), BOPIS(Buy Online, Pickup In-Store), 개인화된 경험 등에 더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위처는 셀프 체크아웃의 혁신적인 리더가 될 필요는 없고 필요하면 나중에 빠르게 대응하면 된다는 실용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아마존 고로 인해 리테일 업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리테일 업계는 고객의 전체 쇼핑 과정에서 불편한 점을 없애 나가야 한다. 그 누구도 매장에 가서 계산하느라 줄을 서고 싶어 하지는 않으며 더 편한 생활은 원한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업계의 현주소
캡제미니의 루이스는 아마존 고가 등장한 상황에서 리테일 업계는 고객이 원하고 기대하는 경험과 역량을 충족하면서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테일 업계는 소셜 미디어와 모든 디지털 및 물리적 접점을 통해 고객 참여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해 관찰하고 전환하면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야 한다. 쇼핑 과정은 단순화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정서적인 부분이 가미된 네트워크에 가깝다. 고객 대부분은 제품 가용성과 품질, 가치, 거래 효율성, 편의성 등 여러 가지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AG(Software AG)의 글로벌 산업 책임자 올리버 가이는 아마존 고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작게 시작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혁신하기 위해서는 리테일 업체, 기술 제공자, 시스템 통합자 등 여러 당사자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형태의 공동 혁신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계산 대기줄을 줄이고 시애틀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비하기 위해 RFID와 모바일 지갑/앱의 결제 영역에 대한 리테일 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WD 파트너스(WD Partners)의 브랜드 전략 및 디자인 부사장 리 피터슨은 "아마존 때문에 투자자가 모든 리테일과 식료품 업계 경영진에게 대책을 따져 물으면서 많은 CEO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불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아마존의 행보
포레스터의 위처는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에서는 아마존이 절대 강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대적할 경쟁자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오프라인 매장은 다르다는 것을 잊고 있다. 아마존도 이 시장에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물리적인 소매 공간에 진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매의 9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소비자가 4,000억 개의 온라인보다는 3조 개의 매장 내 구매 경험을 더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 고'라는 실험 이후 아마존이 전통적인 리테일 기업의 길을 걸을 지 아직 불투명하다. 위처는 “아마존은 ‘소비자가 쇼핑 경험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실험하고 학습하고 있다. 그들이 누구보다 이러한 실험과 학습에 능하며 똑똑한 것은 맞지만 그들 역시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아마존의 실패 가능성이 기존 리테일 업체에 희소식인 것은 아니다. 캡제미니의 루이스는 아마존 고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리테일 기업은 완전히 통합된 디지털 역량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새로운 리테일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은 더 개인화되고 국지화되며 유의미하게 관련된 경험을 창조해야 한다. 매장 수준에서의 1대1 사람간 상호작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은 아마존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따갈 수 없으므로 한 걸음 더 앞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작은 기술을 시도해 실제 고객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