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7

칼럼 |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Paul Glen | Computerworld
IT의 세계에서 ‘당신의 고객(customer)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굳이 묻기 우스울 정도로 간단한 질문일 수 있다. 고객 만족, 고객 관계, 고객 서비스, 고객 경험 등, 우리는 매 순간 이 용어를 입에 담으며 일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 지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고객-공급자의 관계는 일면 모호한 대상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정확히 누가 우리의 고객이고, 누가 고객이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는데 있다. 테크놀로지 산업 종사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당신의 고객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모든 이들로부터 확신에 찬 나름의 대답들이 돌아온다.

그러나 그들에게 각자의 정의와 사례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이들의 확신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나아가 그들에게 고객을 조직이 아닌 개인의 차원으로 정의해보도록 하면, 장내엔 침묵만이 흐를 뿐이다. 결국 모임에서 누가 자신의 고객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답할 수 있는 이는 한 명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오늘날 통용되는 고객-공급자의 프레임이 적절하지 않다거나 무의미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앞서 소개한 현직자들의 혼란이 보여주듯, 그 관계의 틀과 그것이 기능하는 상황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은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IT의 고객에 대한 유효한 정의를 도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기에 앞서, 우리가 우선 위의 질문에 대해 답을 내리기 어렵게 되는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가장 먼저, 대기업에 소속된 경우라면,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을 구별하는 과정부터 까다로울 것이다. 개인적인 정의로, 외부 고객은 우리와 소속 회사가 다르고, 우리의 서비스에 대해 비용 등 대가를 지불하는(이때 비용상환은 계산에서 제외된다) 이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내부 고객이란 동일 기업 소속으로, 지원에 대한 비용 지불이 없거나 내부의 자원 등으로 이뤄지는 고객 집단이다.

이처럼 외부 고객을 다른 회사 소속의 지원 대상으로 정의한다면, ‘고객’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정의는 어디까지일까? 일단 거래 계약, 지불 계약서를 작성한 대상을 고객으로 지칭하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가지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은 현재 직원 지출 보고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의 애플리케이션 디렉터가 찾아와 솔루션 카피를 구입하고 지불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경우 그는 분명한 당신의 고객이다. 그렇다면 그의 상사, 즉 비행 센터의 CIO 역시 고객으로 볼 수 있을까? NASA의 CIO는? 더 나아가 NASA의 관리자, 미 국회 예산위원, 미 대통령은? 이처럼 때로 결제 승인망은 당혹스런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 중 어디까지를 고객의 범위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내부 고객을 정의해보자. 현업 스폰서는 확실히 내부 고객의 범위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최종 사용자와 그들의 비-후원 매니저들은? 테크니컬 팀이 IT 내부에 세분화 되어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 난감해진다. 당신이 프로젝트 매니저라면, 개발자는 당신의 고객으로 봐야 할까? 혹은 당신이 그들의 고객인 것일까? 개발자들에게 툴과 환경을 지원하는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게 개발자는 고객일까? 누군가의 특정 활동이 내 활동에 도움을 준다면, 나는 그 담당자의 고객일까?

이 모든 물음들에 확실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 여기에서는 필자 나름의 유용한 정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아래의 경우, 당신을 나의 고객으로 볼 수 있다:

1. 당신이 나에게 서비스를 요청한다(비용 지불과는 무관하다).

2. 나는 요청 완수에 동의한다.

3. 당신의 요청을 완수함에 있어, 또 다른 고객들의 유사한 요청을 완수함에 있어 어떤 부가 활동(미팅, 회의, 개발, 테스트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

4. 당신이 다음의 사항 중 하나 이상에 관여한다:
 - a. 내 서비스에 대한 인수 여부 결정
 - b. 전달받을 특정 서비스 및(또는) 제품 정의
 - c. 전달받을 테크놀로지의 제작, 시행 및(또는) 지원 프로세스

결국 앞서 제시한 NASA의 예에서, 애플리케이션 디렉터는 당신의 고객이다. CIO 혹은 그 이상의 상급 결정권자들 역시 구매 승인에 관여한다면 당신의 고객이 될 수 있다. 어떤 패키지를 구매할지 결정하는 시스템 아키텍트 역시 실행 프로젝트 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고객이 된다.

반대로 당신이 패키지와 관련한 코어 상품 기능을 다루는 개발자고, 영업이나 프로세스 실행, 커스텀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한 바 없다고 한다면, 고객망 내에서 당신의 고객 범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당신이 향후 어떤 툴을 이용해, 어떤 기능을 개발할지를 정의해주는 프로젝트 매니저, 테크니컬 리더, 아키텍트, 제품 매니저 등이 당신의 고객이 된다. NASA는 당신의 작업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도 주지 못한다.

이처럼 내, 외부 고객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구상하기에 앞서, 정확히 누가 당신의 고객인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신은 적절한 타깃에게, 적절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Paul Glen은 교육 및 컨설팅 기업 리딩 긱스의 대표다. ciokr@idg.co.kr 
2017.02.17

칼럼 |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Paul Glen | Computerworld
IT의 세계에서 ‘당신의 고객(customer)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굳이 묻기 우스울 정도로 간단한 질문일 수 있다. 고객 만족, 고객 관계, 고객 서비스, 고객 경험 등, 우리는 매 순간 이 용어를 입에 담으며 일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 지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고객-공급자의 관계는 일면 모호한 대상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정확히 누가 우리의 고객이고, 누가 고객이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는데 있다. 테크놀로지 산업 종사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당신의 고객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모든 이들로부터 확신에 찬 나름의 대답들이 돌아온다.

그러나 그들에게 각자의 정의와 사례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이들의 확신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나아가 그들에게 고객을 조직이 아닌 개인의 차원으로 정의해보도록 하면, 장내엔 침묵만이 흐를 뿐이다. 결국 모임에서 누가 자신의 고객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답할 수 있는 이는 한 명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오늘날 통용되는 고객-공급자의 프레임이 적절하지 않다거나 무의미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앞서 소개한 현직자들의 혼란이 보여주듯, 그 관계의 틀과 그것이 기능하는 상황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은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IT의 고객에 대한 유효한 정의를 도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기에 앞서, 우리가 우선 위의 질문에 대해 답을 내리기 어렵게 되는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가장 먼저, 대기업에 소속된 경우라면,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을 구별하는 과정부터 까다로울 것이다. 개인적인 정의로, 외부 고객은 우리와 소속 회사가 다르고, 우리의 서비스에 대해 비용 등 대가를 지불하는(이때 비용상환은 계산에서 제외된다) 이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내부 고객이란 동일 기업 소속으로, 지원에 대한 비용 지불이 없거나 내부의 자원 등으로 이뤄지는 고객 집단이다.

이처럼 외부 고객을 다른 회사 소속의 지원 대상으로 정의한다면, ‘고객’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정의는 어디까지일까? 일단 거래 계약, 지불 계약서를 작성한 대상을 고객으로 지칭하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가지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은 현재 직원 지출 보고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의 애플리케이션 디렉터가 찾아와 솔루션 카피를 구입하고 지불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경우 그는 분명한 당신의 고객이다. 그렇다면 그의 상사, 즉 비행 센터의 CIO 역시 고객으로 볼 수 있을까? NASA의 CIO는? 더 나아가 NASA의 관리자, 미 국회 예산위원, 미 대통령은? 이처럼 때로 결제 승인망은 당혹스런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 중 어디까지를 고객의 범위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내부 고객을 정의해보자. 현업 스폰서는 확실히 내부 고객의 범위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최종 사용자와 그들의 비-후원 매니저들은? 테크니컬 팀이 IT 내부에 세분화 되어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 난감해진다. 당신이 프로젝트 매니저라면, 개발자는 당신의 고객으로 봐야 할까? 혹은 당신이 그들의 고객인 것일까? 개발자들에게 툴과 환경을 지원하는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게 개발자는 고객일까? 누군가의 특정 활동이 내 활동에 도움을 준다면, 나는 그 담당자의 고객일까?

이 모든 물음들에 확실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 여기에서는 필자 나름의 유용한 정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아래의 경우, 당신을 나의 고객으로 볼 수 있다:

1. 당신이 나에게 서비스를 요청한다(비용 지불과는 무관하다).

2. 나는 요청 완수에 동의한다.

3. 당신의 요청을 완수함에 있어, 또 다른 고객들의 유사한 요청을 완수함에 있어 어떤 부가 활동(미팅, 회의, 개발, 테스트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

4. 당신이 다음의 사항 중 하나 이상에 관여한다:
 - a. 내 서비스에 대한 인수 여부 결정
 - b. 전달받을 특정 서비스 및(또는) 제품 정의
 - c. 전달받을 테크놀로지의 제작, 시행 및(또는) 지원 프로세스

결국 앞서 제시한 NASA의 예에서, 애플리케이션 디렉터는 당신의 고객이다. CIO 혹은 그 이상의 상급 결정권자들 역시 구매 승인에 관여한다면 당신의 고객이 될 수 있다. 어떤 패키지를 구매할지 결정하는 시스템 아키텍트 역시 실행 프로젝트 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고객이 된다.

반대로 당신이 패키지와 관련한 코어 상품 기능을 다루는 개발자고, 영업이나 프로세스 실행, 커스텀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한 바 없다고 한다면, 고객망 내에서 당신의 고객 범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당신이 향후 어떤 툴을 이용해, 어떤 기능을 개발할지를 정의해주는 프로젝트 매니저, 테크니컬 리더, 아키텍트, 제품 매니저 등이 당신의 고객이 된다. NASA는 당신의 작업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도 주지 못한다.

이처럼 내, 외부 고객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구상하기에 앞서, 정확히 누가 당신의 고객인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신은 적절한 타깃에게, 적절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Paul Glen은 교육 및 컨설팅 기업 리딩 긱스의 대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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