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0

'한때는 창대했으나...' 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흥망 이야기

Paul Rubens | CIO

사이아노젠모드(CyanogenMod) 모바일 펌웨어 프로젝트를 알고 있는가? 이 프로젝트가 뜨고 지기까지의 이야기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기회와 위험성을 간명히 보여주고 있다.

8년 전, 모바일 소프트웨어 분야를 떠들썩하게 한 사이아노젠모드(CyanogenMod)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안드로이드 기반 오픈소스 모바일 운영체제는 등장과 동시에 개발자, 안드로이드 팬, 그리고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테크놀로지 거인들 역시 이 프로젝트에 흥미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결국 사이아노젠모드는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중단됐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대한 몇 가지 의미 있는 시각을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사이아노젠모드 로고

프로젝트의 시작은 꽤나 순수했다. 2008년, 개발자인 스티브 콘딕(Steve Kondik)은 루팅(rooting)된 안드로이드 모바일폰에 설치할 변종 펌웨어를 개발하고 여기에 자신의 온라인 닉네임이었던 ‘사이아노젠(시안화 수소의 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색의 유독 가스다)’에서 딴 ‘사이아노젠모드’라는 이름을 붙인다.

개발자들이 펌웨어 변종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안드로이드 자체가 오픈소스 운영체제였기 때문이다. 공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아노젠모드는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한 하나의 프로젝트로 거듭나게 된다.

커뮤니티의 주축을 이룬 것은 이후 팀 두쉬(Team Douche)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 해커 그룹이었다. 프로젝트는 기트허브(GitHub)를 통해 호스팅 됐고, 정기적인 배포 사이클을 갖췄다. 증가하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였다.

그러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2009년 말 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둘러싼 심각한 법적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들에 적용된 안드로이드 펌웨어는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더불어 일군의 구글 앱(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현재의 구글 플레이), 유튜브)를 포함하고 있다. 구글은 벤더들이 배포하는 펌웨어에 이 자체 앱들에 대한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사이아노젠모드와 같은 펌웨어 변종들에 대해서는 그 사용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구글은 자사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구글 측은 콘딕에게 사이아노젠모드에서 구글 앱들을 제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하는 ‘정지 명령’을 발송했다. 이것이 심각한 문제였던 이유는 사용이 정지된 구글 앱들이 사용자들을 안드로이드 환경으로 이끈 핵심 요소였다는데 있다. 여러 앱들, 특히 구글 앱 스토어가 없다면 대안 펌웨어 배포판은 그 가치를 크게 상실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취한 이 조치는 그리 유별난 것이 아니었다. 맥락의 차이는 있지만, 시장의 많은 기업들은 무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것의 기능성을 확장하는 독점 애드온이나 부가 서비스, 지원 기능 등, 그 오픈소스 코드에 기반한 상품의 판매 역시 진행하고 있다.

구글이 인큐베이팅한 컨테이너 관리 및 조정 툴 쿠베르네티스(Kubernetes)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쿠버네티스는 코어OS(CoreOS)의 텍토닉(Tectonic) 플랫폼 등 다수의 상용 컨테이너 관리시스템의 근간을 구성하고 있다.

단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수익화를 위해 모바일 앱들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례와 안드로이드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지메일이나 유튜브 등에 광고 모델을 적용하는 시도는 이뤄지고 있다.)

구글의 조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개발자, 관계자들의 강력한 빈축을 샀고, 결국 구글 측은 태도를 바꿔 휴대폰의 원본 펌웨어로부터 자사 전속 앱들을 백업해 사이아노젠모드에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현재는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앱들이 오픈G앱스(OpenGApps)라는 이름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것을 만나볼 수 있다. 변형 펌웨어들이 앱을 설치하기가 보다 수월해진 것이다.)

이후 2013 콘딕은 자신들의 방향성을 일부 수정하게 된다. 사이아노젠모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콘딕은 사이아노젠(Cyanogen Inc.)라는 벤처 후원 비즈니스를 설립해 보다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상품화하고자 했다. 그는 시애틀과 팔로알토 두 곳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총 17명의 직원을 운영했다. 당시 콘딕은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자신의 동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우리가 CM(사이아노젠모드의 약자)를 통해 이룩하고자 했던 목표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멋진 무언가를 함께 만드는, 전에 없이 거대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런 커뮤니티는 우리에게 분명 필요한 존재였다. 그리고 이번 결정은 이 목표를 위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우리는 그간 큰 성장통을 겪으며 목표한 성장을 나름대로 이뤄왔다. 힘겨운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한가지 의문을 해결해보고자 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장벽들이 사라진다면, 그리고 우리의 시간 전부를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우리의 지평은 얼마나 더 넓어질 수 있을까?”

사이아노젠은 벤치마크 캐피탈(Benchmark Capital)을 통해 시리즈 A 펀딩 방식으로 7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벤치마크 캐피탈은 오픈소스 빅 데이터 애널리틱스 프로젝트 하둡의 상용 버전 판매 업체인 호튼웍스(HortonWorks)나 레드햇(Red Hat) 등 유명 오픈소스 비즈니스들을 후원해온 기업이다.

2017.02.10

'한때는 창대했으나...' 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흥망 이야기

Paul Rubens | CIO

사이아노젠모드(CyanogenMod) 모바일 펌웨어 프로젝트를 알고 있는가? 이 프로젝트가 뜨고 지기까지의 이야기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기회와 위험성을 간명히 보여주고 있다.

8년 전, 모바일 소프트웨어 분야를 떠들썩하게 한 사이아노젠모드(CyanogenMod)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안드로이드 기반 오픈소스 모바일 운영체제는 등장과 동시에 개발자, 안드로이드 팬, 그리고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테크놀로지 거인들 역시 이 프로젝트에 흥미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결국 사이아노젠모드는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중단됐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대한 몇 가지 의미 있는 시각을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사이아노젠모드 로고

프로젝트의 시작은 꽤나 순수했다. 2008년, 개발자인 스티브 콘딕(Steve Kondik)은 루팅(rooting)된 안드로이드 모바일폰에 설치할 변종 펌웨어를 개발하고 여기에 자신의 온라인 닉네임이었던 ‘사이아노젠(시안화 수소의 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색의 유독 가스다)’에서 딴 ‘사이아노젠모드’라는 이름을 붙인다.

개발자들이 펌웨어 변종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안드로이드 자체가 오픈소스 운영체제였기 때문이다. 공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아노젠모드는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한 하나의 프로젝트로 거듭나게 된다.

커뮤니티의 주축을 이룬 것은 이후 팀 두쉬(Team Douche)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 해커 그룹이었다. 프로젝트는 기트허브(GitHub)를 통해 호스팅 됐고, 정기적인 배포 사이클을 갖췄다. 증가하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였다.

그러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2009년 말 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둘러싼 심각한 법적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들에 적용된 안드로이드 펌웨어는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더불어 일군의 구글 앱(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현재의 구글 플레이), 유튜브)를 포함하고 있다. 구글은 벤더들이 배포하는 펌웨어에 이 자체 앱들에 대한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사이아노젠모드와 같은 펌웨어 변종들에 대해서는 그 사용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구글은 자사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구글 측은 콘딕에게 사이아노젠모드에서 구글 앱들을 제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하는 ‘정지 명령’을 발송했다. 이것이 심각한 문제였던 이유는 사용이 정지된 구글 앱들이 사용자들을 안드로이드 환경으로 이끈 핵심 요소였다는데 있다. 여러 앱들, 특히 구글 앱 스토어가 없다면 대안 펌웨어 배포판은 그 가치를 크게 상실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취한 이 조치는 그리 유별난 것이 아니었다. 맥락의 차이는 있지만, 시장의 많은 기업들은 무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것의 기능성을 확장하는 독점 애드온이나 부가 서비스, 지원 기능 등, 그 오픈소스 코드에 기반한 상품의 판매 역시 진행하고 있다.

구글이 인큐베이팅한 컨테이너 관리 및 조정 툴 쿠베르네티스(Kubernetes)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쿠버네티스는 코어OS(CoreOS)의 텍토닉(Tectonic) 플랫폼 등 다수의 상용 컨테이너 관리시스템의 근간을 구성하고 있다.

단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수익화를 위해 모바일 앱들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례와 안드로이드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지메일이나 유튜브 등에 광고 모델을 적용하는 시도는 이뤄지고 있다.)

구글의 조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개발자, 관계자들의 강력한 빈축을 샀고, 결국 구글 측은 태도를 바꿔 휴대폰의 원본 펌웨어로부터 자사 전속 앱들을 백업해 사이아노젠모드에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현재는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앱들이 오픈G앱스(OpenGApps)라는 이름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것을 만나볼 수 있다. 변형 펌웨어들이 앱을 설치하기가 보다 수월해진 것이다.)

이후 2013 콘딕은 자신들의 방향성을 일부 수정하게 된다. 사이아노젠모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콘딕은 사이아노젠(Cyanogen Inc.)라는 벤처 후원 비즈니스를 설립해 보다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상품화하고자 했다. 그는 시애틀과 팔로알토 두 곳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총 17명의 직원을 운영했다. 당시 콘딕은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자신의 동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우리가 CM(사이아노젠모드의 약자)를 통해 이룩하고자 했던 목표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멋진 무언가를 함께 만드는, 전에 없이 거대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런 커뮤니티는 우리에게 분명 필요한 존재였다. 그리고 이번 결정은 이 목표를 위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우리는 그간 큰 성장통을 겪으며 목표한 성장을 나름대로 이뤄왔다. 힘겨운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한가지 의문을 해결해보고자 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장벽들이 사라진다면, 그리고 우리의 시간 전부를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우리의 지평은 얼마나 더 넓어질 수 있을까?”

사이아노젠은 벤치마크 캐피탈(Benchmark Capital)을 통해 시리즈 A 펀딩 방식으로 7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벤치마크 캐피탈은 오픈소스 빅 데이터 애널리틱스 프로젝트 하둡의 상용 버전 판매 업체인 호튼웍스(HortonWorks)나 레드햇(Red Hat) 등 유명 오픈소스 비즈니스들을 후원해온 기업이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