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9

블록체인, 적어도 지금은 거품이 더 많다

Clint Boulton | CIO
그동안 많은 벤처 자본가와 기술 찬양론자, 전문가가 블록체인(Blockchain)을 컴퓨터 과학의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 큰 영향을 가져올 미래 기술)'으로 칭송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통화(Cryptocurrencies)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디지털 장부 소프트웨어가 주류에 편입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Bank

이는 최근 열린 MIT 슬론 경영대학원 CIO 심포지엄의 블록체인 관련 논의에서 패널이 내린 주요 결론 중 하나이다. MIT의 크리스티안 카탈리니 교수는 블록체인을 '거래 쌍방이 인터넷에서 금융 거래, 계약, 기타 디지털 기록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로 정의했다. 이어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패널에게 질문했다.

대인(Person-to-Person) 결제에 블록체인을 이용하고 있는 서클(Circle)의 수석 엔지니어 안드레스 브라운워스는 "솔직히 말해, 지금 당장은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다. 블록체인은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런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디어가 이 기술을 '숭배했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뤘다는 점을 떠올리면 그의 발언은 충격적일 수도 있다. 바클레이(Barclays), 뱅크 오브 뉴욕 멜론(Bank of New York Mellon), UBS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도 블록체인을 '거래 청산의 미래'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UBS의 CIO 올리버 버스만은 지난해 9월 CIO닷컴(CIO.com)과의 인터뷰에서 "일종의 디지털 장부인 블록체인이 금융 서비스 산업의 비즈니스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금융 기관만이 아니었다. WEF(World Economic Forum)조차 2025년이 되면 GDP의 10%가 블록체인으로 보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쨌든 결국 현장의 반응은 브라운워스가 말한 그대로다. 이제는 전문가도 아직은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다고 말한다.

블록체인이 풀어야 할 숙제
이날 행사에 참석한 PA컨설팅 그룹의 대표 피터 니콜은 "공급망에서 상품의 출처를 확인하는 등 관리 연속성을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홀푸드(Whole Foods)를 방문한 쇼핑객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유기농 우유의 바코드를 스캔해 원산지와 지역, 농장, 더 나아가 해당 우유를 짜낸 젖소까지 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니콜은 다이아몬드 같은 고가 상품을 제외하면 이런 앱을 만들 만큼 원산지를 확인하려는 고객의 수요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사업자나 소비자가 극소수일 경우 기업이 새로 블록체인을 도입하기가 점점 더 까다로워진다. 특히 신기술 도입 시 투자 수익을 입증해야 하는 CIO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블록체인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보편적인 기준(표준)과 규제가 미흡하고, 소프트웨어를 다룰 엔지니어가 부족하며, 확장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니콜과 다른 전문가들은 현재 블록체인에 대해 약속만 많고, 실제적 구현은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에서 블록체인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마사 베네트는 "지난 18개월 동안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솔루션이 실제 기업 환경에 적용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업계 대다수가 공통된 프로세스에 합의해야 하고 그 전에 규제 관련 부분도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네트는 또 전체 프로세스를 충분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산지 추적을 예로 보자. 디지털 상품과 실제 상품을 추적하는 것은 다르다. 제조업체에서 최종 고객에 도달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해도, 중간에 제품이 변경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보증할 것인가? 아직은 이를 보증할 방법이 없다.

그동안 실제보다 과장된 신기술은 블록체인이 처음이 아니다. 기업 환경에 대대적으로 확산해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킬 잠재력을 가진 파괴적인 기술 플랫폼은 모두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야후가 10년 전 처음 개발한 데이터 프로세싱 기술인 하둡이 예가 될 수 있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로 사용하는 툴이었다. 그러나 몇몇 스타트업이 이를 상용화했고, 어느 순간 빅데이터 처리의 핵심 툴이 됐다.

기업은 이때 소프트웨어를 능숙하게 다룰 전문가가 필요하고, 하둡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자동으로 뱉어내는 마법 같은 기술이 아니라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전처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소프트웨어에서 '가치'를 끌어낼 데이터 과학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현재는 많은 기업이 하둡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지만 하둡은 빅데이터의 '전부'가 아니다.

딜로이트(Deloitte)의 신기술 분석 담당 시니어 매니저 데이빗 스카츠스키는 블록체인과 하둡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두 기술 모두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금융 서비스에서는 고객을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여행과 숙박 업종에서는 로열티 프로그램에 쓰이고 있다.

스카츠스키는 "블록체인은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수많은 비효율성을 덜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러 모델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다. 승인된 또는 승인되지 않은 블록체인, 승인된 블록체인 관리, 확장성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CIO를 위한 블록체인 검토 가이드
니콜은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하는 CIO에게  다음 몇 가지를 점검하라고 충고했다. 블록체인이 최소 1년 이후에 성과가 나온다고 했을 때 CFO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실용적인 사례가 얼마나 될까? 등이다. 그는 "어느 정도 사례가 나오기 전까지는 도입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네트는 기록을 안전하게 암호화, 분산, 이중화해 저장해야 하지 않는지 충분히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기업 내부에 효과적인 솔루션이 있음을 알리고,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이니셔티브, 컨소시엄, 컨설팅 생태계 등을 검토하라고 충고했다. 물론 이후에는 R&D 부서의 리소스를 배정해 개념을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베네트는 "몇 개의 단편적인 솔루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고려해야 한다. 또 물리적인 세계와 블록체인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ciokr@idg.co.kr
2016.06.09

블록체인, 적어도 지금은 거품이 더 많다

Clint Boulton | CIO
그동안 많은 벤처 자본가와 기술 찬양론자, 전문가가 블록체인(Blockchain)을 컴퓨터 과학의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 큰 영향을 가져올 미래 기술)'으로 칭송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통화(Cryptocurrencies)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디지털 장부 소프트웨어가 주류에 편입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Bank

이는 최근 열린 MIT 슬론 경영대학원 CIO 심포지엄의 블록체인 관련 논의에서 패널이 내린 주요 결론 중 하나이다. MIT의 크리스티안 카탈리니 교수는 블록체인을 '거래 쌍방이 인터넷에서 금융 거래, 계약, 기타 디지털 기록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로 정의했다. 이어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패널에게 질문했다.

대인(Person-to-Person) 결제에 블록체인을 이용하고 있는 서클(Circle)의 수석 엔지니어 안드레스 브라운워스는 "솔직히 말해, 지금 당장은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다. 블록체인은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런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디어가 이 기술을 '숭배했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뤘다는 점을 떠올리면 그의 발언은 충격적일 수도 있다. 바클레이(Barclays), 뱅크 오브 뉴욕 멜론(Bank of New York Mellon), UBS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도 블록체인을 '거래 청산의 미래'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UBS의 CIO 올리버 버스만은 지난해 9월 CIO닷컴(CIO.com)과의 인터뷰에서 "일종의 디지털 장부인 블록체인이 금융 서비스 산업의 비즈니스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금융 기관만이 아니었다. WEF(World Economic Forum)조차 2025년이 되면 GDP의 10%가 블록체인으로 보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쨌든 결국 현장의 반응은 브라운워스가 말한 그대로다. 이제는 전문가도 아직은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다고 말한다.

블록체인이 풀어야 할 숙제
이날 행사에 참석한 PA컨설팅 그룹의 대표 피터 니콜은 "공급망에서 상품의 출처를 확인하는 등 관리 연속성을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홀푸드(Whole Foods)를 방문한 쇼핑객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유기농 우유의 바코드를 스캔해 원산지와 지역, 농장, 더 나아가 해당 우유를 짜낸 젖소까지 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니콜은 다이아몬드 같은 고가 상품을 제외하면 이런 앱을 만들 만큼 원산지를 확인하려는 고객의 수요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사업자나 소비자가 극소수일 경우 기업이 새로 블록체인을 도입하기가 점점 더 까다로워진다. 특히 신기술 도입 시 투자 수익을 입증해야 하는 CIO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블록체인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보편적인 기준(표준)과 규제가 미흡하고, 소프트웨어를 다룰 엔지니어가 부족하며, 확장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니콜과 다른 전문가들은 현재 블록체인에 대해 약속만 많고, 실제적 구현은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에서 블록체인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마사 베네트는 "지난 18개월 동안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솔루션이 실제 기업 환경에 적용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업계 대다수가 공통된 프로세스에 합의해야 하고 그 전에 규제 관련 부분도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네트는 또 전체 프로세스를 충분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산지 추적을 예로 보자. 디지털 상품과 실제 상품을 추적하는 것은 다르다. 제조업체에서 최종 고객에 도달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해도, 중간에 제품이 변경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보증할 것인가? 아직은 이를 보증할 방법이 없다.

그동안 실제보다 과장된 신기술은 블록체인이 처음이 아니다. 기업 환경에 대대적으로 확산해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킬 잠재력을 가진 파괴적인 기술 플랫폼은 모두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야후가 10년 전 처음 개발한 데이터 프로세싱 기술인 하둡이 예가 될 수 있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로 사용하는 툴이었다. 그러나 몇몇 스타트업이 이를 상용화했고, 어느 순간 빅데이터 처리의 핵심 툴이 됐다.

기업은 이때 소프트웨어를 능숙하게 다룰 전문가가 필요하고, 하둡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자동으로 뱉어내는 마법 같은 기술이 아니라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전처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소프트웨어에서 '가치'를 끌어낼 데이터 과학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현재는 많은 기업이 하둡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지만 하둡은 빅데이터의 '전부'가 아니다.

딜로이트(Deloitte)의 신기술 분석 담당 시니어 매니저 데이빗 스카츠스키는 블록체인과 하둡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두 기술 모두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금융 서비스에서는 고객을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여행과 숙박 업종에서는 로열티 프로그램에 쓰이고 있다.

스카츠스키는 "블록체인은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수많은 비효율성을 덜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러 모델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다. 승인된 또는 승인되지 않은 블록체인, 승인된 블록체인 관리, 확장성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CIO를 위한 블록체인 검토 가이드
니콜은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하는 CIO에게  다음 몇 가지를 점검하라고 충고했다. 블록체인이 최소 1년 이후에 성과가 나온다고 했을 때 CFO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실용적인 사례가 얼마나 될까? 등이다. 그는 "어느 정도 사례가 나오기 전까지는 도입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네트는 기록을 안전하게 암호화, 분산, 이중화해 저장해야 하지 않는지 충분히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기업 내부에 효과적인 솔루션이 있음을 알리고,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이니셔티브, 컨소시엄, 컨설팅 생태계 등을 검토하라고 충고했다. 물론 이후에는 R&D 부서의 리소스를 배정해 개념을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베네트는 "몇 개의 단편적인 솔루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고려해야 한다. 또 물리적인 세계와 블록체인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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