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9

칼럼 | 인수 합병이 실패하는 4가지 '거의 모든' 이유

Rob Enderle | CIO
소셜 질의 응답 사이트 쿠오라(Quora)에서 “왜 피인수 이후 신생기업과 앱이 망가지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한 대답을 여기에서도 공유하고자 한다. 무척 안타까운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바로 인수 작업이 피인수 회사를 불필요하게 파괴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라는 사실이다. 

21세기 가장 짜증나는 인수 사건은 HP의 팜(Palm) 인수였다. 당초 그들은 자산을 보존하려는 계획이 있어 보였지만 새로운 CEO에게 망신을 주듯 그 계획을 폐기해버렸다. 그 결과 그들은 기업 가치 수십억 달러를 날려버렸다. 어쩌면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조차도 잃어버렸다.

HP같이 거대한 회사에서는 더러운 사내 정치가 있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비교적 쉽게 방지될 수 있었던 문제다. 수많은 일이 그렇듯 인수에는 어느 정도 경험이 필요하고 우선순위 작업을 제대로 해야 한다. 애석하게도 항상 그렇지는 않다.



인수가 실패하는 이유
나는 IBM에서 인수처리팀을 이끌었으며 똑같은 실수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을 보아 왔다. 이렇듯 바보 같은 행태는 다른 회사의 인수 과정에서도 줄곧 확인할 수 있었다.

실수 중 하나로는 먼저 인수된 회사를 인수한 회사의 정책과 규칙에 맞추는 작업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문제가 뭐냐고 물을 수도 있다. 만약 규정이 우리 회사에 잘 맞으면 인수된 회사에도 좋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피회사는 더 작고 더 역사가 짧고 더 독특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때문에 인수 대상이 될 만큼의 매력을 지닌 경우가 많다.

만약 인수 기업이 직원 통제, 연봉, 타이틀, 책임, 프로세스에 관해 손대기 시작하면 인수한 회사의 매력을 없애버릴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인수 기업의 프로세스가 그렇게 훌륭하면 왜 다른 회사를 인수했겠나? 회사 내에서 만들 수도 있지 않았을까?

피인수 기업의 혁신에 어쩌다가 망가졌는지 궁금해하는 중역을 자주 본다. “바로 당신이 그렇게 망가트렸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잦다. 물론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못 하지만 말이다.

둘째로 인수 기업의 구성 요소를 분류하고 보호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수퍼카를 구입했다면 아마도 그 차가 빠르고 멋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외관에 손대거나 출력 낮은 엔진으로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치 하락이나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 아예 모셔 놓고 있기도 할 것이다.

차와 마찬가지로 인수된 회사는 가치에 맞춰 분류되어야 하고 가치는 보호되어야 한다. 만약 인수된 회사의 혁신에 가치를 둔다면, 혁신을 가져온 직원들은 손대지 말고, 민첩성에 가치가 있다면 그 경영법에는 손대지 말 일이다. 만약 고객 충성도에 가치가 있다면 인수된 회사와 그 고객 사이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좋은 의사처럼 우선 문제의 근원을 조사하고 합리적으로 이를 해결할 계획을 짜야 한다. 그러나 도끼부터 꺼내 뭐든 자르고 시작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셋째로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결정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목수 사이에서는 ‘두 번 재고 한번 자르라’라는 이야기가 있다. 제대로 계획한다면 실수의 수와 비용이 훨씬 줄어들기 마련이다. 인수 프로세스의 상당 부분은 피인수 회사가 인수한 회사에 맞추도록 설계되곤 하는데, 이는 관리를 쉽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관리가 쉬워지는 대신 이직 증가, 생산성 하락, 방향 상실, 직원과 고객 불만 등의 문제가 나타날 뿐이다.

즉 직위 문제, 연봉 차이, 프로세스 불일치를 피하기 위해 회사는 말 그대로 인수한 회사를 파괴시켜버린다. 이는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문제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경영진이 실패에 대한 책임 전가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이전 인수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실수가 있다. 사실 이는 인수뿐 아니라 많은 비즈니스 결정에서 반복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인수가 실패하면 몇몇 중역들이 해고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문제를 유발시킨 이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가끔은 그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노력한 이들이 해고되는 경우도 있다. 또 이를 감추려 하다가 들키기도 한다.

왜 이런 실수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지 납득할 수 있게 해주는 현상이다. 실패는 허용될 수 있지만 실패를 간과하는 행동은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 왜 실패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상세한 사후 조사를 하고 이를 활용해 다시 발생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책임 전가는 그만, 실수에서 배우기 시작하라
전반적으로 이런 결정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책임 소재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실수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학습하는데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몇몇 회사는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데, 이 과정의 큰 문제는 당사자가 해고되기 때문이다. 또 직원이 승진하면서 확증 편향이 심해지고 “지금까지 해오던 보수적 방식대로”가 프로세스를 주도하곤 한다. 그 결과 회사는 미래 비슷한 문제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실질적인 지식을 얻지 못한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 고치고 싶다면, 문제의 책임이 있는 이들을 사냥하는 대신 문제의 원인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자세가 더 많은 진보를 이끌어내고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준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2016.04.19

칼럼 | 인수 합병이 실패하는 4가지 '거의 모든' 이유

Rob Enderle | CIO
소셜 질의 응답 사이트 쿠오라(Quora)에서 “왜 피인수 이후 신생기업과 앱이 망가지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한 대답을 여기에서도 공유하고자 한다. 무척 안타까운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바로 인수 작업이 피인수 회사를 불필요하게 파괴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라는 사실이다. 

21세기 가장 짜증나는 인수 사건은 HP의 팜(Palm) 인수였다. 당초 그들은 자산을 보존하려는 계획이 있어 보였지만 새로운 CEO에게 망신을 주듯 그 계획을 폐기해버렸다. 그 결과 그들은 기업 가치 수십억 달러를 날려버렸다. 어쩌면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조차도 잃어버렸다.

HP같이 거대한 회사에서는 더러운 사내 정치가 있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비교적 쉽게 방지될 수 있었던 문제다. 수많은 일이 그렇듯 인수에는 어느 정도 경험이 필요하고 우선순위 작업을 제대로 해야 한다. 애석하게도 항상 그렇지는 않다.



인수가 실패하는 이유
나는 IBM에서 인수처리팀을 이끌었으며 똑같은 실수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을 보아 왔다. 이렇듯 바보 같은 행태는 다른 회사의 인수 과정에서도 줄곧 확인할 수 있었다.

실수 중 하나로는 먼저 인수된 회사를 인수한 회사의 정책과 규칙에 맞추는 작업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문제가 뭐냐고 물을 수도 있다. 만약 규정이 우리 회사에 잘 맞으면 인수된 회사에도 좋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피회사는 더 작고 더 역사가 짧고 더 독특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때문에 인수 대상이 될 만큼의 매력을 지닌 경우가 많다.

만약 인수 기업이 직원 통제, 연봉, 타이틀, 책임, 프로세스에 관해 손대기 시작하면 인수한 회사의 매력을 없애버릴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인수 기업의 프로세스가 그렇게 훌륭하면 왜 다른 회사를 인수했겠나? 회사 내에서 만들 수도 있지 않았을까?

피인수 기업의 혁신에 어쩌다가 망가졌는지 궁금해하는 중역을 자주 본다. “바로 당신이 그렇게 망가트렸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잦다. 물론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못 하지만 말이다.

둘째로 인수 기업의 구성 요소를 분류하고 보호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수퍼카를 구입했다면 아마도 그 차가 빠르고 멋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외관에 손대거나 출력 낮은 엔진으로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치 하락이나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 아예 모셔 놓고 있기도 할 것이다.

차와 마찬가지로 인수된 회사는 가치에 맞춰 분류되어야 하고 가치는 보호되어야 한다. 만약 인수된 회사의 혁신에 가치를 둔다면, 혁신을 가져온 직원들은 손대지 말고, 민첩성에 가치가 있다면 그 경영법에는 손대지 말 일이다. 만약 고객 충성도에 가치가 있다면 인수된 회사와 그 고객 사이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좋은 의사처럼 우선 문제의 근원을 조사하고 합리적으로 이를 해결할 계획을 짜야 한다. 그러나 도끼부터 꺼내 뭐든 자르고 시작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셋째로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결정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목수 사이에서는 ‘두 번 재고 한번 자르라’라는 이야기가 있다. 제대로 계획한다면 실수의 수와 비용이 훨씬 줄어들기 마련이다. 인수 프로세스의 상당 부분은 피인수 회사가 인수한 회사에 맞추도록 설계되곤 하는데, 이는 관리를 쉽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관리가 쉬워지는 대신 이직 증가, 생산성 하락, 방향 상실, 직원과 고객 불만 등의 문제가 나타날 뿐이다.

즉 직위 문제, 연봉 차이, 프로세스 불일치를 피하기 위해 회사는 말 그대로 인수한 회사를 파괴시켜버린다. 이는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문제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경영진이 실패에 대한 책임 전가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이전 인수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실수가 있다. 사실 이는 인수뿐 아니라 많은 비즈니스 결정에서 반복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인수가 실패하면 몇몇 중역들이 해고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문제를 유발시킨 이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가끔은 그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노력한 이들이 해고되는 경우도 있다. 또 이를 감추려 하다가 들키기도 한다.

왜 이런 실수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지 납득할 수 있게 해주는 현상이다. 실패는 허용될 수 있지만 실패를 간과하는 행동은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 왜 실패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상세한 사후 조사를 하고 이를 활용해 다시 발생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책임 전가는 그만, 실수에서 배우기 시작하라
전반적으로 이런 결정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책임 소재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실수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학습하는데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몇몇 회사는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데, 이 과정의 큰 문제는 당사자가 해고되기 때문이다. 또 직원이 승진하면서 확증 편향이 심해지고 “지금까지 해오던 보수적 방식대로”가 프로세스를 주도하곤 한다. 그 결과 회사는 미래 비슷한 문제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실질적인 지식을 얻지 못한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 고치고 싶다면, 문제의 책임이 있는 이들을 사냥하는 대신 문제의 원인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자세가 더 많은 진보를 이끌어내고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준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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