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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화상회의가 여전히 틈새 솔루션인 이유

2016.03.02 Rob Enderle  |  CIO
많은 이들이 실용적인 회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려 시도했고 그 중 많은 이들이 실패했다. 화상회의보다 면대면 접촉이 더 선호되는 이유를 칼럼니스트 롭 엔덜이 정리했다.


Credit: Corbis

그 동안 나는 줄곧 비디오 컨퍼런싱 시장을 지켜봐 왔다. 흥미로운 시장이 아닐 수 없다. 비디오 컨퍼런싱 기술은 1964년 세계박람회에서 첫 선을 보였고 전화를 대체할 수단으로 빠르게 각광받았다. 그러나 초기 보급은 지지부진했다.

30여 년 후에는 인텔마저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성공적 CEO로 평가받는 앤디 그로브는 훗날 이 결정을 자신의 가장 큰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10년 후 HP 역시 헤일로 시스템(Halo System)을 가지고 야심 차게 비디오 컨퍼런싱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매각해야 했다. 현재는 로지텍이 비디오 컨퍼런싱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려는 중이다.

비디오 컨퍼런싱의 주 목적은 미팅을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기술은 미팅 방식에 있어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직접 대면하고 이루어지는 미팅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 호환성, 사용 용이성, 그리고 가격
비디오 컨퍼런싱의 실패에 대해서는 서너 가지 가설이 있다. 테크놀로지 자체의 단점들 때문이라는 설명, 벤더 간 시스템이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서라는 설명, 시스템 이용에 별도의 교육과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비쌌기 때문이라는 설명 등이 그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초기 AT&T의 시스템은 많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후 테크놀로지의 개선으로 상당히 높은 충실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후 레이턴시(latency) 문제가 대두됐다. 음성 및 영상 신호를 전송, 디코딩 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다시 한 번 비디오컨퍼런싱을 외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시간이 지나며 해결된 상태다. 오늘날의 시스템들은 HD 해상도 이상을 훨씬 적은 레이턴시 만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한 벤더의 시스템을 구매 시 다른 벤더의 시스템과는 통신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비유하자면 아이폰 사용자는 다른 아이폰 사용자와만 통화할 수 있는 셈이었다. 처음 이 기술을 시장에 도입한 것이 '통신기기'란 다른 통신기기들과 자유로운 소통이 돼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통신사들 이었음을 상기한다면, 초기 비디오 컨퍼런싱 제품 매니저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한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다.

어쨌거나 궁극적으론 이 모든 단점들을 극복한 스카이프 같은 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기기들간에 벤더와 관계 없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고 있다.

초기의 몇몇 비디오 컨퍼런싱 시스템들은 사용이 매우 까다롭기도 했다. 전문가가 일일이 시스템을 설치해 줘야 했고 전화를 받는 상대방 쪽에도 전문가가 있어서 이를 설치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는 스카이프나 웹엑스를 간단히 사용할 줄만 안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 없다.

초기에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비싸기도 했다. 싼 축에 속하는 시스템조차도 연결된 사무실 한 곳당 약 2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아주 비싼 경우 25만 달러까지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비디오 컨퍼런싱 장비 및 시설만을 위한 공간을 따로 확보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그렇게 해야만 여러 개의 스크린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드림웍스에서 HP 헤일로 시스템을 도입하여 방의 벽면 한쪽 전체를 스크린으로 도배한 적이 있었다. 헐리웃 및 뉴욕 지부의 직원들과 한 방에 있는 듯한 느낌의 생동감 있는 영상 회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초기 설치 비용에만 25만 달러 가까이가 들어갔을 뿐 아니라 시설 유지, 관리에만 월 1만 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됐었다.

그러나 최근 로지텍에서 출시한 시스템의 경우 약 1,000 달러 정도의 비용에 추가적인 관리도 필요하지 않다. 아마도 시장에 현존하는 솔루션들 중에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경제적인 시스템일 것이다.

저비용, 저 레이턴시, 이용 용이성 등, 초기에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것들이 이제는 모두 개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비디오컨퍼런스가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주류로 자리잡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
초기에 비디오 컨퍼런싱의 문제점 및 한계로 지적됐던 거의 모든 것들이 해결됐지만, 아직도 비디오 컨퍼런싱은 원격 미팅에 있어 제1의 선택지로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장거리 비행을 감수하면서까지 직접 대면하고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우선 인간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원격 미팅을 하게 될 경우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보다 제한이 많기 마련이다. 실제로 본 미팅 외에 보다 짧고 비공식적으로 열리는 사이드 미팅들, 참가자들간에 오가는 개인적인 대화들, 그리고 공식적 미팅이 끝난 후에 서로 알아가며 친분을 쌓는 과정 등은 비디오 컨퍼런싱으로는 채우기 힘든 간극이다.

이와 관련해 각 미팅 장소의 문틀에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설치하여 실제 한 공간에 있을 때와 비슷한 상황에서 사이드 미팅이나 비공식적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하자는 흥미로운 제안도 있었다. 실제로 테스트를 했을 때도 꽤 실효성 있는 솔루션임이 증명 됐지만 실제로 제품으로 구현된 적은 없다.

가능성 있는 대안, 가상현실 기술
즉 오늘날의 비디오 컨퍼런싱 시스템은 예전보다 속도, 가격, 사용 용이성 측면에서 많은 개선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원격으로 미팅에 참석하는 사람이 미팅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또 완전한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인상 때문에 이 방법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에 대해 현재로서 유일하게 그럴듯한 해결책을 줄 수 있는 것은 고품질의 가상현실 기술뿐이라고 판단한다. 가상 현실 기술을 활용할 경우 원격으로 미팅에 참여하는 사람도 장소에 관계 없이 마치 미팅 장소에 함께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질 것이다.

-> 가상에서 현실로··· 꽃피는 'VR 전성시대'

하지만 가상현실은 우리 세대에게는 그리 익숙한 대상이 아니다. 현 세대가 문화적, 정서적, 신체적 충격을 넘어서 가상세계에서 매끄럽게 소통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 기술은 장기간 동안 가상 세계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 익숙한 세대들에게나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즉 장거리 여행이 지금보다 더 위험하고 번거로워지는 일이 없는 이상 앞으로도 한동안은 비디오 컨퍼런싱이 실제 미팅을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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