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아마존 파이어폰… "콘텐츠 소비·쇼핑에 최적화"

아마존이 18일 파이어폰(Fire Phone)을 공개하면서, 마침내 스마트폰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그 동안 다른 무엇보다도 아마존이 만드는 스마트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면서, 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과연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에게 더 좋은 휴대폰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고, 이제 그 대답은 ‘그렇다’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제품을 공개하면서 베조스는 이것이 프리미엄 소재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파이어폰은 양면에 고리라 글래스 3를 사용했고, 4.7인치 LCD 화면을 탑재했으며, 프레임은 고무로 처리되어 있고, 버튼은 알류미늄 재질이다.

오디오 측면을 보면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의 가상 서라운드 사운드를 채용한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고, 마그네틱 이어폰은 플랫 케이블이어서 쉽게 엉키지 않는다.

3D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다이나믹 퍼스펙티브
파이어폰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소문도 무성했던 3D 인터페이스다. 사실 파이어폰은 정확히 3D는 아니다. 베조스는 이것을 다이나믹 퍼스펙티브(Dynamic Perspective)라고 불렀으며, 애플의 iOS 7 운영체제에서 볼 수 있었던 시차효과를 더욱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휴대폰 전면에는 4개의 120도 카메라가 있어서 사용자의 머리 위치를 X, Y, Z축으로 추적해서, 휴대폰과 사람의 머리 위치에 따라 파이어폰의 화면을 움직인다. 아마존은 다이나믹 퍼스펙티브 효과를 보여주는 자체적인 잠금화면을 만들었으며, 개발자들에게 이 기술을 앱에 넣을 수 있도록 SDK도 제공한다.

다이나믹 퍼스펙티브 효과는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서 화면도 달리 표시된다.

손쉬운 아마존 콘텐츠 엑세스
하지만 파이어폰을 대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보인다. 아마존의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책을 구매할 수 있는 킨들 스토어나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이 책을 공유할 수 있는 렌딩 라이브러리(Lending Library)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이 최근에 인수한 코믹솔로지(Comixology)의 디지털 만화뿐만 아니라, 수백권의 잡지와 신문도 볼 수 있다. 넷플릭스, HBO 고(HBO Go), ESPN의 스포츠 콘텐츠 역시 이용할 수 있다.

무엇이든 알아보는 ‘파이어플라이’
아마존에서 콘텐츠를 직접 다운로드 받는 기능만으로 부족하다면, 파이어플라이(Firefly)라는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파이어플라이는 상품, DVD, 책 표지, CD, 게임, QR코드, 이메일 주소, 휴대폰 번호, 바코드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스캔 서비스다.

발표 현장에서 직접 시연을 했는데,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한 바코드 스캔 기능보다 더 빨리 작동하는 것으로 보였다. 카메라의 위치를 세밀하게 조절하거나 초점 맞추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파이어플라이는 샤잠(Shazam) 앱처럼 어떤 음악인지 알아내는 기능도 제공하며, TV 프로그램도 알아낼 수 있다. 베조스는 파이어플라이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인지할뿐만 아니라 몇 회이고 어떤 장면인지도 알아내는 모습을 시연했다. 그리고 아마존의 엑스레이(X-Ray) 기능을 통해서 해당 장면에 등장한 배우들의 목록도 나타났다.

파이어폰으로 어떤 것이든 스캔을 해서 알아낸다는 아이디어는 특히 물건을 구매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파이어플라이의 기능은 단순히 쇼핑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더 빨리 전화를 걸기 위해서 전화번호도 인지할 수 있다. 파이어폰에는 파이어플라이 전용 버튼이 있어서, 휴대폰이 잠금 상태에 있어도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개발자들 역시 SDK를 이용해서 앱에 파이어플라이 기능을 넣을 수 있다.

기타 아마존이어서 가능한 기능들
아마존 브랜드 디바이스에서 기대했던대로, 파이어폰에는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한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레이션을 동시에 들을 수 있는 집중 읽기 기능과 읽는 위치를 따로 설정할 필요없이 텍스트와 오디오를 전환시키는 위스퍼싱크 포 보이스(WhisperSync for Voice) 기능이 있다.

킨들 파이어 HDX 태블릿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메이데이(Mayday) 기술 지원 기능이 파이어폰에도 탑재됐다. 24시간 무료로 기술 지원을 해주는 기능으로, 약속을 잡거나 매장에 찾아가야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아마존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AT&T에 대한 기술 지원도 메이데이를 통해서 할 수 있다.

또 다른 파이어폰의 핵심 기능은 아마존 클라우드 드라이브(Amazon Cloud Drive)를 통한 무제한 클라우드 사진 스토리지와 파이어 TV의 ASAP 기능 통합이다. ASAP 기능은 예측 캐싱을 사용해서 즉각적으로 스트리밍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파이어폰의 뒷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 센서에 광학식 흔들림 보정이 추가된 F2.0 렌즈를 탑재했다. 저광량 상태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진을 찍는데 도움을 주는 특징이다. 전면과 후면 카메라 모두 1080p, 30fps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며, 동영상과 사진은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자동으로 저장되어 백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동영상의 경우에는 사진과 달리 무제한이 아니기 때문에,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다 차면 추가 스토리지를 구매할 수 있고, 구매하지 않으면 자동 업로드가 중단된다.

파이어폰은 안드로이드를 구동하지만, 킨들 파이어 태블릿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그러나 앱 그리드(App Grid)를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으며, 그리드에 앱뿐만 아니라 미디어(읽고 있는 책의 책갈피나 가장 좋아하는 잡지 등)을 추가할 수도 있다.

캐로셀 뷰에서는 각 앱 아이콘 하단에 미리보기 창이 있어서, 예를 들어 새로 받은 이메일을 미리볼 수 있고, 이메일 앱을 열지 않고도 삭제가 가능하다.

파이어폰은 미국에서 AT&T를 통해 독점 공급되며, 가격은 2년 약정에 32GB가 199달러이다. 지금부터 사전주문을 받고 있으며, 정식 출시일은 7월 25일이다. 출시 기념으로 보통 연 99달러인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서비스 연간 이용권을 제공한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