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7

칼럼 | HP가 던진 주사위, '더 머신' 데이터센터

Rob Enderle | CIO
이번 주 열린 HP 디스커버(HP Discover)에서 회사의 마틴 핑크는 아주 놀라운 발표를 했다. HP 머신(HP Machine)이라는, 처음부터 완전히 재설계한 ‘데이터센터 인 어 박스’ 개념이었다.

이런 일을 한 것은 HP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IBM 역시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재설계 한 바 있으며(어쩌면 메인 프레임을 가지고 제대로 다시 설계했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른다), 과거 썬도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을 이용해 데이터센터를 재설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데이터센터 인 어 컨테이너’를 강조했으며 최근에는 VCE가 V-블록(V-Blocks)을 만들어 냈다. 이들 각각은 모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으며 또한 데이터센터의 유용성, 비용, 그리고 기능 측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시사하는 것들이었다.

HP 역시 이들이 했던 것처럼 HP 머신 이라 불리는 콘셉트를 가지고 ‘어플라이언스로서의 데이터센터’를 재탄생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시기가 매우 흥미롭다. 데이터센터에 대해 알려진 거의 모든 것이 바뀌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러한 시도를 하는 것은 위험도가 매우 큰 배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변화까지 포용
현재 무르익고 있는 변화의 추세 중 하나는 어플라이언스 컴퓨팅, 씬 클라이언트 컴퓨팅, 의사 결정 시스템, 로봇 공학, 심층 보안(security in depth) 등을 거론할 수 있다. HP의 ‘머신’은 어플라이언스 컴퓨팅을 명확히 겨냥하고 있으며, 씬 클라이드 컴퓨팅과 관련해서는 HP가 이를 주도하는 기업들 중 하나이다. 이 밖에 의사 결정 시스템은 IBM(왓슨)과 구글이, 심층 보안은 HP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몇몇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어플라이언스 컴퓨팅 트렌드 중 하나는 VoIP와 (VCE가 주도하는) 대규모 솔루션(large-scale solution)의 통합이다. 정말이지 하나의 박스 안에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시도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이 모든 것을 다 고려해야 한다. 로봇 공학도 예외가 아니다. 결국에는 데이터센터의 유지, 보수, 컨트롤, 그리고 의사 결정 지원까지도 로봇들이 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실로 엄청난 변화이며, 지금 우리로써는 상상하기도 버거울 정도의 컴퓨팅 파워와 능력을 요구한다.

‘머신’ 그 안을 살펴보니
HP의 ‘머신’은 VCE V-블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머신’은 HP가 직접 개발 중인 최첨단 구성품을 이용해 부품 단계에서부터 전체 솔루션을 새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 위에서 기초부터 모든 것을 변화시켜 가고 있다.

내부 네트워크에 포토닉스(photonics)를 사용해 속도를 내는 것도 적은 비용으로 광 스위치(optical switch)를 만들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HP는 예전부터 광 스위치 제작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 광 스위치는 유연한 로딩을 위해 특수 설계된 프로세서와 동시 발생하는 로드를 처리하기 위한 특수화, 다용도의 코어를 지니고 있다.

HP는 또 멤리스터(memrister) 기술을 이용해 RAM의 속도와 플래시의 비휘발성, 그리고 프로세서의 기능마저도 일부 갖춘 전혀 새로운 메모리를 만들어 냈다.

그 결과 엄청나게 다양한 로드를 빠른 속도로, 기존 하드웨어보다 훨씬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해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인 어 박스’, 즉 박스 안의 데이터센터가 탄생했다. HP에 따르면 이 새로운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이용을 80% 가량 줄여줄 것이며 250 나노초 안에 160 페타바이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사용 중인 시스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성능이다. HP가 이를 시장에 출시할 수만 있다면 아마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올해 안으로 HP가 이를 시장에 출시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데이터센터는커녕, 특수 메모리조차 2015년 전까지는 출시가 어렵다. 모두 새로운 기술들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낙관적일 수 밖에 없는 현재 예상으로도 지금으로부터 4년 후, 그러니까 2018년은 돼야 이것들이 시장이 출시될 수 있다고 한다. 테크놀로지 시장에서 4년은 정말 긴 시간이며, 그 동안 무엇이 어떻게 바뀔 지는 알 수 없다.

HP의 테크놀로지 배팅
한가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HP 머신의 많은 요소 기술들의 경우 먼저 시장에 나와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위치, 시스템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 같은 다른 제품들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출시될 경우 VM웨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에서 시스템에 맞는 가상 머신을 만드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가상 머신 덕분에 적어도 어플리케이션을 기다리는 데 긴 시간을 소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래는 이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십수 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가상 머신 덕분에 그 기간이 상당 부분 단축될 것이다.

이는 HP가 작업 중인 수많은 도박성 프로젝트 들 중 하나이다. 이 모든 프로젝트들은 HP의 미래를 엄청나게 바꿔 놓을 수 있는 것들이다. 주사위를 자꾸 던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숫자가 한 번쯤은 나와 주는 법이다. 그렇다. 그래서 HP는 현재 쉴 틈 없이 주사위를 던지고 있는 듯 하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2014.06.17

칼럼 | HP가 던진 주사위, '더 머신' 데이터센터

Rob Enderle | CIO
이번 주 열린 HP 디스커버(HP Discover)에서 회사의 마틴 핑크는 아주 놀라운 발표를 했다. HP 머신(HP Machine)이라는, 처음부터 완전히 재설계한 ‘데이터센터 인 어 박스’ 개념이었다.

이런 일을 한 것은 HP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IBM 역시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재설계 한 바 있으며(어쩌면 메인 프레임을 가지고 제대로 다시 설계했다고 해야 할 지도 모른다), 과거 썬도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을 이용해 데이터센터를 재설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데이터센터 인 어 컨테이너’를 강조했으며 최근에는 VCE가 V-블록(V-Blocks)을 만들어 냈다. 이들 각각은 모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으며 또한 데이터센터의 유용성, 비용, 그리고 기능 측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시사하는 것들이었다.

HP 역시 이들이 했던 것처럼 HP 머신 이라 불리는 콘셉트를 가지고 ‘어플라이언스로서의 데이터센터’를 재탄생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시기가 매우 흥미롭다. 데이터센터에 대해 알려진 거의 모든 것이 바뀌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러한 시도를 하는 것은 위험도가 매우 큰 배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변화까지 포용
현재 무르익고 있는 변화의 추세 중 하나는 어플라이언스 컴퓨팅, 씬 클라이언트 컴퓨팅, 의사 결정 시스템, 로봇 공학, 심층 보안(security in depth) 등을 거론할 수 있다. HP의 ‘머신’은 어플라이언스 컴퓨팅을 명확히 겨냥하고 있으며, 씬 클라이드 컴퓨팅과 관련해서는 HP가 이를 주도하는 기업들 중 하나이다. 이 밖에 의사 결정 시스템은 IBM(왓슨)과 구글이, 심층 보안은 HP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몇몇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어플라이언스 컴퓨팅 트렌드 중 하나는 VoIP와 (VCE가 주도하는) 대규모 솔루션(large-scale solution)의 통합이다. 정말이지 하나의 박스 안에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시도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이 모든 것을 다 고려해야 한다. 로봇 공학도 예외가 아니다. 결국에는 데이터센터의 유지, 보수, 컨트롤, 그리고 의사 결정 지원까지도 로봇들이 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실로 엄청난 변화이며, 지금 우리로써는 상상하기도 버거울 정도의 컴퓨팅 파워와 능력을 요구한다.

‘머신’ 그 안을 살펴보니
HP의 ‘머신’은 VCE V-블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머신’은 HP가 직접 개발 중인 최첨단 구성품을 이용해 부품 단계에서부터 전체 솔루션을 새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 위에서 기초부터 모든 것을 변화시켜 가고 있다.

내부 네트워크에 포토닉스(photonics)를 사용해 속도를 내는 것도 적은 비용으로 광 스위치(optical switch)를 만들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HP는 예전부터 광 스위치 제작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 광 스위치는 유연한 로딩을 위해 특수 설계된 프로세서와 동시 발생하는 로드를 처리하기 위한 특수화, 다용도의 코어를 지니고 있다.

HP는 또 멤리스터(memrister) 기술을 이용해 RAM의 속도와 플래시의 비휘발성, 그리고 프로세서의 기능마저도 일부 갖춘 전혀 새로운 메모리를 만들어 냈다.

그 결과 엄청나게 다양한 로드를 빠른 속도로, 기존 하드웨어보다 훨씬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해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인 어 박스’, 즉 박스 안의 데이터센터가 탄생했다. HP에 따르면 이 새로운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이용을 80% 가량 줄여줄 것이며 250 나노초 안에 160 페타바이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사용 중인 시스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성능이다. HP가 이를 시장에 출시할 수만 있다면 아마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올해 안으로 HP가 이를 시장에 출시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데이터센터는커녕, 특수 메모리조차 2015년 전까지는 출시가 어렵다. 모두 새로운 기술들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낙관적일 수 밖에 없는 현재 예상으로도 지금으로부터 4년 후, 그러니까 2018년은 돼야 이것들이 시장이 출시될 수 있다고 한다. 테크놀로지 시장에서 4년은 정말 긴 시간이며, 그 동안 무엇이 어떻게 바뀔 지는 알 수 없다.

HP의 테크놀로지 배팅
한가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HP 머신의 많은 요소 기술들의 경우 먼저 시장에 나와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위치, 시스템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 같은 다른 제품들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출시될 경우 VM웨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에서 시스템에 맞는 가상 머신을 만드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가상 머신 덕분에 적어도 어플리케이션을 기다리는 데 긴 시간을 소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래는 이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십수 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가상 머신 덕분에 그 기간이 상당 부분 단축될 것이다.

이는 HP가 작업 중인 수많은 도박성 프로젝트 들 중 하나이다. 이 모든 프로젝트들은 HP의 미래를 엄청나게 바꿔 놓을 수 있는 것들이다. 주사위를 자꾸 던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숫자가 한 번쯤은 나와 주는 법이다. 그렇다. 그래서 HP는 현재 쉴 틈 없이 주사위를 던지고 있는 듯 하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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