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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ㅣ구글 신형 스마트폰 '픽셀 6'에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숫자

2021.10.21 JR Raphael  |  Computerworld
마침내 구글 픽셀폰 6가 공식 출시됐다. 47년 같았던 오랜 기다림과 수 차례의 사양 유출 이후, 구글 '픽셀 6'와 '픽셀 6 프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필자는 운 좋게도 제품 리뷰를 위해 구글의 신형 스마트폰을 대여할 수 있었다. ‘픽셀 6’와 ‘픽셀 6 프로’를 일주일 동안 들고 다녀본 결과, 기대했던 만큼 인상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JR Raphael, IDG

픽셀 6의 전반적인 제품 리뷰와 픽셀 6, 픽셀 6 프로 2종 간의 차이점은 다른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폰을 비교하는 것이 생각만큼 단순하고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이번 칼럼에서는 픽셀 6에서 드러난 두 가지 숫자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픽셀 6’ 가격과 OS 업데이트 지원기간
우선 가장 눈에 띄는 ‘픽셀 6’ 가격부터 살펴본다. 최저 용량의 '픽셀 6' 스마트폰은 미국에서 600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기본 옵션을 갖춘 '픽셀 6 프로'는 900달러다. 물론 로컬 스토리지 용량이 늘 경우 가격이 올라간다. 그렇다 해도 이건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타사 스마트폰 모델과 비교해보겠다. 삼성전자의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갤럭시 S21은 최소 사양을 갖춘 모델이 800달러부터 시작한다. 픽셀 6 프로와 거의 동급인 프리미엄급 갤럭시 S21 플러스 사이즈 버전은 1,200달러에 육박한다.

가격만으로 픽셀 6와 6 프로는 안드로이드폰과 그 생태계에 대한 기대치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가격은 시작에 불과하다. 가격만큼 중요한 또다른 숫자가 ‘픽셀 6’에 숨어있다. 그 숫자는 바로 신형 픽셀 6 폰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 기간이다. 이 숫자를 테크 전문가들이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픽셀 6와 6 프로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칩을 탑재한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출시 전 구글이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을 보장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실제로 픽셀 6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 기간은 어느 정도 기대를 충족시켰다. 구글은 픽셀 6와 6 프로 스마트폰에 대해 5년 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매달 보안 패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당히 중요하다. 기존 픽셀폰 정책 및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폰보다 기간이 2년 더 길기 때문이다.

또 OS 업데이트는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구글은 지난 몇년 간 픽셀폰에 적용한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인 3년이 픽셀 6 라인업에도 계속 적용된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필자에게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이 최소 3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보장되는 바를 좀더 주의 깊게 살펴볼 만하다.

그동안 신형 픽셀폰을 주시해온 사람들에게 3년이라는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신형 픽셀폰의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 기간이 4년이 될 것이란 소문이 최근 나돌았다. 만약 OS 업데이트 기간이 4년이었다면 구글이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의 중대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필자는 이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봤다. 그런데 더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픽셀 6’와 관련된 중요한 숫자
우선 쉬운 문제부터 풀어보자. 구글은 5년 간의 보안 패치와 함께 픽셀 6의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을 4년까지 늘릴 수 있었을까? 물론이다. 이제 구글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을 늘릴 수 없는 어떤 대내외적 이유가 발생했던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원래 필자는 픽셀 6에서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을 연장하지 않아 구글이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는 칼럼을 쓰려고 했다. 칼럼에 적당한 헤드라인까지 생각해 뒀다. 특정 브랜드 또는 어떤 기술에 대해 좋은 얘기만 하는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들을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픽셀 6’에서 눈에 띄는 숫자 하나를 발견했다. 앞서 말한 가격을 생각하면서 무언가를 깨달은 것이다. 우선 ‘픽셀 6’ 스마트폰이 프리미엄 제품이고 보안 성능이 강화된 점을 감안해 공식 출시 전 1,000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형 모델이 750달러 선, 프리미엄 픽셀 6 프로 제품은 1,000달러 선에 나올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실제 가격이 그 정도 선이라면 가성비 최고의 스마트폰 같았다.

그런데 미국에서 출시된 제품 가격은 예상보다 더 낮았다. 현재 픽셀 6 폰은 600달러, 픽셀 6 프로는 900달러로 판매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입장에선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지난해 출시된 픽셀 5의 가격은 700달러였다. 당시에도 구글은 ‘픽셀 5’ 이전 버전의 프리미엄 전략에서 탈피하고 넥서스처럼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픽셀 5는 그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려고 프리미엄 픽셀폰에 있던 고사양 제품의 기능을 없앴다. 그럼에도 픽셀 5는 여전히 훌륭한 스마트폰이었고, 가장 중요한 부분을 충족시켰다. 단지 최고급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아니었을 뿐이다. 매우 의도적인 구글의 전략이었다.

필자가 지난 일주일 동안 픽셀 6, 픽셀 6 프로를 써본 결과, 2종 모두 성능이 떨어지는 폰이 절대 아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 칭할 만하다. 특히 픽셀 6의 시작가는 픽셀 5에 비해 몇 백 달러 더 저렴하다. 이 정도 가격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 기간과 전반적인 성능을 다시 평가한다면 새로운 시선으로 제품을 마주하게 된다.

스마트폰 공식으로 평가한 ‘픽셀 6’
픽셀 6를 스마트폰 공식으로 평가해보려고 한다. 안드로이드폰은 주기적인 OS 업데이트와 보안 업데이트가 유지될 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이 공식의 핵심이다. 안드로이드와 그 플랫폼에 대해 연구하고 잘 아는 사람들도 같은 말을 할 것이다.

물론 구형 폰을 쓴다고 해서 종말이 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장 중대한 보안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다만 업무와 관련된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최적의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다.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가 디자인 요소의 변화 외에, 프라이버시, 보안, 성능 측면에서 중요한 개선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므로 최신 디바이스가 아니라면 사용자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둘 경우, 사용 권장 기간에 대한 상대적 가치로 제품을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스마트폰을 소유한 기간에 연간 지불하는 비용을 계산하고, 그 비용 대비 어떤 경험을 누릴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제품 가격이 600달러에 용량이 128GB이고, OS 업데이트가 3년 간 제공되는 ‘픽셀 6’ 폰을 예로 들겠다. OS 업데이트 기간 3년 동안 사용이 바람직한 이 제품은 1년에 200달러를 지불하는 셈이다.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가 연간 1회 제공되므로 4년까지 버틴다고 가정해보자. 4년 차에 보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면 ‘픽셀 6’는 그 해에도 최신화 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고 1년에 150달러를 지불한 셈이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타사 제품과 비교하겠다. 800달러의 ‘갤럭시 S21’은 OS 업데이트 3년, 보안 패치는 4년 동안 제공한다. 사용 권장 기간이 3년이라고 했을 때 연 267 달러, 4년 동안 연 200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1,200달러의 최고급 갤럭시 S21 울트라 기종을 3년 간 사용할 경우 연간 400달러, 4년 간 사용할 경우 연간 300달러를 쓰는 셈이다.

현재 보급형 '픽셀 5a'의 가격이 450달러로 책정돼 있는데, 3년 간 사용할 경우 연간 150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훨씬 더 우수한 성능을 갖춘 ‘픽셀 6’와 비교했을 때 비용을 50달러 절감하는 데 그친다. 픽셀 5a의 경우 OS 및 보안 패치 업데이트를 3년까지만 보장하므로 4년까지 사용하는 시나리오는 제외한다.

600달러의 픽셀 6폰을 최대 4년까지 사용한다면 성능이 떨어지고 수명이 3년으로 제한된 450달러의 픽셀 5a 폰보다 가성비는 더 좋은 셈이다. 5년차까지 보안 패치 업데이트만 적용해 사용하는 옵션도 고려해보자. 개인적 이유로 스마트폰을 5년차까지 쓰거나 구형 폰을 다른 용도로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OS 업데이트를 실행하지 않고 보안 패치만 적용하는 것은 그리 이상적인 옵션이 아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특히 서드파티 앱이 많아 야생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플레이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가 주기적으로 시스템 수준의 업데이트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픽셀 6’와 안드로이드 빅픽처
앞서 언급한 모든 내용을 감안할 때, 픽셀 폰은 사용자 경험, 지원, 프라이버시, 보안 측면에서 이미 ‘그들만의 리그’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이 현행 안드로이드폰의 일반적 양태와 비교해 생각지도 못했던 수준의 가성비로 제공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겠다. 구글이 픽셀 6에서 OS 업데이트를 4년 간 지원하고 보안 패치를 격상시켰다면 더 좋았을까? 물론 그렇다. 하지만 확장된 지원을 제공하려면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고, 자원이 추가되면 구글 입장에선 비용이 상승한다. 구글은 이번에 그 비용을 픽셀 6 가격에 포함시키지 않고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출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픽셀 6의 가격이 예상대로 1,000달러이고 4년 간 OS 업데이트를 지원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보안 패치가 제공되는 5년까지 버틴다고 가정했을 때 사용자 입장에선 1년에 200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다. 솔직히 픽셀 폰 구매자 중 다수가 최대 5년까지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사용 기간이 길어질 수록 위에서 언급한 공식은 무의미해진다.

픽셀 6 폰 가격을 600달러로 책정해 3년 간 OS 업데이트를 지원하더라도 최대 사용 권장 기간을 4년으로 잡으면 1년에 발생하는 비용이 더 낮아진다. 4년을 꽉 채우고 난 후 신형 픽셀 폰을 구입하면 동일한 감각상각비를 유지하면서 더 나은 성능을 갖춘 폰으로 바꿀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픽셀 6의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이 3년에 그친 것을 실패로 규정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일각에선 이 점을 꼬투리 잡아 구글이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영역에서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구글은 이번 픽셀 6 출시를 통해 수준을 끌어올렸다.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여 안드로이드 가치를 평가하는 공식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새롭고 매력적인 구매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들이 가격을 내리거나 지원 기간을 연장해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

어쩌면 구글은 2~3년마다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사용자가 상상할 수 있는 최적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 JR Raphael은 컴퓨터월드 객원 편집자다. 기술의 인간적 측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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