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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남의 畵談 | 사람에 대하여 – 이중 행동

2014.03.17 박승남  |  CIO KR


최근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란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내용 중에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의약품 승인과정이 나오는데, 이런 가정을 한번 해보았습니다.

회생 불가능한 말기 환자의 치유를 위해 개발된 약이 있습니다. 이 약은 80%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지만, 20% 환자는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하게 됩니다. 이 약은 승인 받을 수 있을까요?

승인 못 받을 확률이 100%입니다. 20%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지만, 결국 사망에 이를 환자에게 왜 이 약이 공급될 수 없을까요? 사람은 필요한 어떤 일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보다는,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피해를 선호한다는 ‘부작위 편향’으로 이러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즉, 대부분 사람은, 약을 공급해서 구체적인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 보다는, 약을 공급하지 않는 방향을 택하게 됩니다. 복지부동을 설명해주는 이론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사람의 ‘손실회피’ 경향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손실회피는 얻을 것 보다는 잃을 것에 대한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것인데, 직원들이 도전적인 일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전은 잘되면 보너스나 향후 승진이 돌아오지만, 그에 대한 실패는 해고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 개개인은 도전에 대하여 움츠리게 됩니다. 회사의 도전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반대의 경향으로 ‘행동편향’이 있습니다.
축구경기에서 패널티킥을 찰 때 보면, 공이 가운데, 왼쪽, 오른쪽으로 올 확률은 똑 같은 1/3인데, 대부분 골키퍼는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몸을 날립니다. 왜 이럴까요? 골키퍼가 소신 있게 가운데에 서서 움직이지 않다가 골을 허용했다면, 더 많은 비난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시도하려는 경향이 ‘행동편향’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골키퍼는 오른쪽으로든 왼쪽으로든 몸을 ‘던집니다.’

서로 다른 듯한 이러한 경향은 모두 인류가 위험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결과물입니다. 수만 년 전 정글에서 맛있는 과일이 눈앞에 있는데, 근처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해봅시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맹수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과일을 따려 한 인간과 그 소리에 바로 도망친 사람 중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클까요? 들판에서 저 멀리 희미하게 무언가 다가오고 있을 때, 가만히 서서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생각하는 쪽과 일단 무조건 뒤로 뛰어서 도망가는 쪽 중 누가 살아남아 후손을 남길 수 있었을까요? 성과와 위험을 선택해야 할 때는 위험을 회피하는 쪽으로, 위험이 불확실한 상태에서는 생각보다 행동으로 위험을 회피하도록 우리는 진화되었습니다.

이러하기 때문에, 우리 본연의 속성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를 인정해서, 활용하거나 극복해야 합니다.

먼저, 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사람은 ‘부작위 편향’이 강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이런 환경에 속해있다면, 내가 얼마나 부작위 편향적 경향이 있는지 늘 스스로 환기시키십시오.

‘손실 회피’ 경향을 잘 이해하면, IT예산 확보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 예로, “A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이러이러한 것이 좋아집니다”라는 것보다, “A를 수행하지 않으면 이러저러한 위험요소가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경영진을 설득하기 수월합니다. 그룹웨어 개선보다는 정보보안 개선작업이 쉬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새로 온 사람은 행동편향의 경향을 보입니다. 여러분이 새로운 부서에 배치 받았다면, 당장의 성과를 보이고 싶어서 또는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일단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급해 하지 마십시오. 당장 행동을 보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대신 그 부서의 사람들과 더 깊숙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십시오. 그러면 해야 할 일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나, 여러분 자신도, 조직원들이나 자신의 행동이 ‘부작위 편향’적 행위인지, ‘행동편향’적 추진인지 잘 파악해보십시오.


행동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네요…
무엇이 바른 행동일까요?
그것은 무엇을 또는 누구를 위한 행동이냐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내 안위를 위한 것인지,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과 사회를 위한 것인지,
여러분 자신은 알고 있습니다.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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