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CIO / 리더십|조직관리 / 분쟁|갈등 / 인문학|교양

박승남의 畵談 | 회의실의 난초

2013.12.09 박승남  |  CIO KR


국내기업으로 옮기고 첫 미팅을 할 때였습니다. 참석자 모두 노트를 펴고 필기준비를 하고 제 입만 쳐다보고 있는데, 아! 이건 뭐지?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그간의 토의 중심의 외국 회사와는 회의 문화가 참 달랐습니다.

저는 회의를 길게 못합니다. 긴 회의를 싫어하기도 하거니와, 길게 말하는 재주도 없고, 장시간 회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회사에서 회의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문득 위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경우는, 분명 한가지 주제로 회의를 시작했는데, 가지에 가지를 쳐서 마치 난을 치는 느낌이랄까? 어떤 분은 꽃까지 그려가면서 회의를 아름답고 풍성(?)하게 이끌기도 하고...
다른 경우는 중간중간 회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는 잎사귀들은 있지만, 일관적으로 뻗어나가는 대나무 같은 회의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난을 칩니까? 대나무를 그리십니까?

제 스스로는 회의를 잘 진행한다고 자평하면서, 회의에 대한 의견 몇 자 적습니다.

여러분은 회의 주재자일 수도 참석자일 수도 있을 겁니다.

참석자경우에도 공히 회의를 이끌어가는 주체입니다. 회의가 짧고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위의 두 그림을 기억하십시오.


회의 주재자인 경우, 제 경우 CIO가 모든 분야의 일을 다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간단히 그리고 효과적이고 있어 보이는 방법으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3단계만 생각하십시오.

1. Listening : 우선 그냥 들으십시오. 듣다 보면 윤곽이 잡히고 옳고 그름이 보일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말을 안 할수록 회의는 토의 분위기로 바뀝니다. 참석자들이 말을 잘 안 하면 시키십시오. 분명 할 이야기들 다 준비해 왔습니다.

2. Question : 질문은 내가 궁금하거나 모르는 것에 대한 것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정말 어느 정도 깊이 알고 있는지, 본인의 의지나 생각은 어떤지를 확인해보는 좋은 수단입니다.

3. Consolidation : 듣고 질문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인내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전체 의견을 통합해서 결론과 결정을 내려주는 것이고, 이 시점이 리더의 역량이 실현되는 결정적 순간입니다. 이때를 위해 듣고 질문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때 다음 진행을 위해 언제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팁을 하나 드리면, 파워포인트가 떠있는 스크린을 올리고, 화이트보드에 직접 쓰면서 정리하십시오. 말은 흩어지고 글은 모인다는 말이 있듯이, 보드에 쓰게 되면 상호간에 분명한 의사 정리가 됩니다. 더불어 능력 있는 리더라는 소리까지 들으실 겁니다.

회의하는데 회의를 느낀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우리에게 회의는 너무 많고, 효과적인 회의를 하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회의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고 그 원칙을 따른다면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난초는 회의실에서 창가로 옮기시겠습니까?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홀딩스의 CIO로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Sponsored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