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3

칼럼 | IPO와 혁신이 반비례하는 벤처기업의 현실

Bill Snyder | InfoWorld
실리콘밸리의 IT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여 지는 말이 있다. 그것은 즉 ‘주식 상장이 혁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물론 주식공개상장(IPO)을 한 기업은 대부분 돈방석에 앉기도 하지만, 이들 기업들이 내놓는 혁신으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속단하기엔 이르다.

스탠포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재무담당 샤이 번스타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IPO 이후의 IT 기업에서는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혁신이 약 40% 정도 더뎌진다고 한다. 실제로 혁신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이들 기업에서 출원한 특허의 수와 특허의 질을 분석해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혁신의 선봉에 있는 발명가들은 기업 상장 이후 퇴사하는 일이 많고 기업에 남아 있더라도 이전보다 혁신에 있어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새로 상장된 IT 기업들의 경우 외부기술 도입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는 주로 기업 인수를 통한 형태로 나타나며, 다시 말해 혁신을 외부를 통해 이루어 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번스타인 교수의 연구는 실리콘밸리에 대한 비하도 아니고 자본을 더 축적해야 한다는 필요에 대한 언급도 아니다. 기업 상장을 통해 나타나게 되는 자본 투입 없이는, 벤처기업들은 성장하지 못하고 고사해 버리거나 그렇기 때문에 혁신을 만들어 나갈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기업이 IPO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이 기업이 유망하다고 여긴 많은 젊은 인재들이 몰려들게 된다. 그럼에도 번스타인의 연구는 그간의 인식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며, 창의력이나 혁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한다.

특허가 혁신의 척도다
미국의 특허등록 체계가 가진 문제점은 인정하더라도, 여전히 혁신을 계량하기에는 최선의 척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번스타인 교수는 특허를 통해 혁신의 정도를 측정하고자 했다. 번스타인 교수는 1985년에서 2003년까지 기업상장을 발표한 수천 개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기업상장을 실제로 진행한 기업들과 기업상장 발표 후 이를 실행하지 않은 기업을 비교했다. 공정하게 비교하기 위해 동일 기술분야에 속한 같은 해에 기업상장을 발표한 기업만을 비교대상으로 한정했다.

그리고 기업상장의 발표를 전후하여 기업들이 등록한 4만여 건의 특허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였다. 하지만 독창성이나 혁신의 측면에서 볼 때 모든 특허가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른 두 가지 요소를 더 고려했다. 하나는 다른 특허를 신청할 때 얼마나 특정 특허가 인용되었는지를 측정했고, 다른 하나는 각 특허가 얼마나 여러 기술사항들을 인용했는지에 대해 확인했다.

기업상장이 진행되거나 기업상장 진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한지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결과를 확인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상장을 진행한 기업이 취득한 특허의 질은 40%나 떨어졌다. 하지만 기업상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업의 특허의 질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

기업상장이 기업의 핵심인재 유출을 가져오는가?
재무전문가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IT 기업이 특허확보와 인재영입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지는 알 수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구글이 그 중 특허확보의 대표적인 예이다. 구글은 모토롤라 모빌리티의 인수를 위해 60억 달러를 투입했는데, 특허 한 건에 40만 달러를 지불한 것이다.

그러면서 ‘인수 채용(acqui-hire)’이라는 단어도 사용되게 되었다. 이는 큰 규모의 기업들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그 인재가 속한 기업을 사들이는 행위를 지칭한다.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의 ‘Face.com’ 인수 시도를 들 수 있다.

기업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와는 별개로, 기업은 가급적 인재의 유출을 막고 싶어한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상장은 인재의 유출을 가속화한다고 설명한다.

번스타인은 혁신적 인재는 기업 내에서 떠나지 않거나, 기업을 떠나거나, 외부에서 영입되거나, 이 세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혁신적 인재들은 기업상장 이후 다른 인재들에 비해 기업을 이탈할 확률이 18% 높았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가진 특허의 질은 50% 가량 하락했다.

혁신적 인재들이 기업을 떠나는 명백한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부자가 되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의 연구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기업을 이탈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인재들 중 일부는 자신의 기업을 설립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새로 설립한 기업에서는 지속적으로 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는 득이 될 수 있다. 물론 인재가 떠난 기업에서 일어나는 혁신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나면 주주들이 경영진에게 압력을 행사하게 된다.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들이 상장기업이 신속한 실적을 내놓지 못할 때 인내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 경영자들은 이들을 납득시킬만한 경영전략과 사업 결정을 내놓게 된다고 번스타인은 설명한다. 따라서 혁신을 추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창의력을 가진 인재의 유출을 막기도 어려워진다.

IT기업의 기업상장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기업은 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일하도록 하기 위한 유인책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연구는 실리콘밸리를 찬양하기에 급급한 사람들이나 자신의 기업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벤처기업의 힘을 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editor@itworld.co.kr



2013.07.03

칼럼 | IPO와 혁신이 반비례하는 벤처기업의 현실

Bill Snyder | InfoWorld
실리콘밸리의 IT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여 지는 말이 있다. 그것은 즉 ‘주식 상장이 혁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물론 주식공개상장(IPO)을 한 기업은 대부분 돈방석에 앉기도 하지만, 이들 기업들이 내놓는 혁신으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속단하기엔 이르다.

스탠포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재무담당 샤이 번스타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IPO 이후의 IT 기업에서는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혁신이 약 40% 정도 더뎌진다고 한다. 실제로 혁신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이들 기업에서 출원한 특허의 수와 특허의 질을 분석해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혁신의 선봉에 있는 발명가들은 기업 상장 이후 퇴사하는 일이 많고 기업에 남아 있더라도 이전보다 혁신에 있어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새로 상장된 IT 기업들의 경우 외부기술 도입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는 주로 기업 인수를 통한 형태로 나타나며, 다시 말해 혁신을 외부를 통해 이루어 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번스타인 교수의 연구는 실리콘밸리에 대한 비하도 아니고 자본을 더 축적해야 한다는 필요에 대한 언급도 아니다. 기업 상장을 통해 나타나게 되는 자본 투입 없이는, 벤처기업들은 성장하지 못하고 고사해 버리거나 그렇기 때문에 혁신을 만들어 나갈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기업이 IPO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이 기업이 유망하다고 여긴 많은 젊은 인재들이 몰려들게 된다. 그럼에도 번스타인의 연구는 그간의 인식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며, 창의력이나 혁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한다.

특허가 혁신의 척도다
미국의 특허등록 체계가 가진 문제점은 인정하더라도, 여전히 혁신을 계량하기에는 최선의 척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번스타인 교수는 특허를 통해 혁신의 정도를 측정하고자 했다. 번스타인 교수는 1985년에서 2003년까지 기업상장을 발표한 수천 개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기업상장을 실제로 진행한 기업들과 기업상장 발표 후 이를 실행하지 않은 기업을 비교했다. 공정하게 비교하기 위해 동일 기술분야에 속한 같은 해에 기업상장을 발표한 기업만을 비교대상으로 한정했다.

그리고 기업상장의 발표를 전후하여 기업들이 등록한 4만여 건의 특허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였다. 하지만 독창성이나 혁신의 측면에서 볼 때 모든 특허가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른 두 가지 요소를 더 고려했다. 하나는 다른 특허를 신청할 때 얼마나 특정 특허가 인용되었는지를 측정했고, 다른 하나는 각 특허가 얼마나 여러 기술사항들을 인용했는지에 대해 확인했다.

기업상장이 진행되거나 기업상장 진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한지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결과를 확인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상장을 진행한 기업이 취득한 특허의 질은 40%나 떨어졌다. 하지만 기업상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업의 특허의 질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

기업상장이 기업의 핵심인재 유출을 가져오는가?
재무전문가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IT 기업이 특허확보와 인재영입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지는 알 수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구글이 그 중 특허확보의 대표적인 예이다. 구글은 모토롤라 모빌리티의 인수를 위해 60억 달러를 투입했는데, 특허 한 건에 40만 달러를 지불한 것이다.

그러면서 ‘인수 채용(acqui-hire)’이라는 단어도 사용되게 되었다. 이는 큰 규모의 기업들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그 인재가 속한 기업을 사들이는 행위를 지칭한다.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의 ‘Face.com’ 인수 시도를 들 수 있다.

기업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와는 별개로, 기업은 가급적 인재의 유출을 막고 싶어한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상장은 인재의 유출을 가속화한다고 설명한다.

번스타인은 혁신적 인재는 기업 내에서 떠나지 않거나, 기업을 떠나거나, 외부에서 영입되거나, 이 세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혁신적 인재들은 기업상장 이후 다른 인재들에 비해 기업을 이탈할 확률이 18% 높았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가진 특허의 질은 50% 가량 하락했다.

혁신적 인재들이 기업을 떠나는 명백한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부자가 되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의 연구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기업을 이탈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인재들 중 일부는 자신의 기업을 설립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새로 설립한 기업에서는 지속적으로 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는 득이 될 수 있다. 물론 인재가 떠난 기업에서 일어나는 혁신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나면 주주들이 경영진에게 압력을 행사하게 된다.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들이 상장기업이 신속한 실적을 내놓지 못할 때 인내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 경영자들은 이들을 납득시킬만한 경영전략과 사업 결정을 내놓게 된다고 번스타인은 설명한다. 따라서 혁신을 추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창의력을 가진 인재의 유출을 막기도 어려워진다.

IT기업의 기업상장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기업은 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일하도록 하기 위한 유인책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연구는 실리콘밸리를 찬양하기에 급급한 사람들이나 자신의 기업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벤처기업의 힘을 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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