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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애플 그리고 디자인의 미래

2013.01.09 Dave Wiskus  |  Macworld

플로피 디스크는 수십 년 동안 "저장"의 아이콘이었으며 사용자의 데이터가 가운데 구멍이 뚫린 사각형의 물건에 저장될 것임을 분명히 알려주었다. 이는 하드웨어의 디지털적 표현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였다. 해당 아이콘을 클릭하면 커서가 모래시계 모양으로 바뀌면서 UI가 차단되고 이어서 플로피 드라이브 특유의 갈리는 듯한 소음이 이어졌다.

그리고 1998년에는 애플이 플로피 드라이브를 없앤 아이맥(iMac)을 출시했다. 비록 일부 컴퓨터 제조사들이 10년 이상 플로피 드라이브를 생산하기는 했지만 업계 전반은 발 빠르게 애플(Apple)의 행보를 뒤쫓으면서 사각형의 디스크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아이콘은 건재하다.

실제 세계의 물리적 아이템의 디지털 그래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현대적 용어는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이다. 최근에는 스큐어모피즘이 크게 각광받고 있는데, 특히 풍부한 가죽의 질감과 멋스러운 바느질 문양을 뽐내는 애플의 캘린더(Calendar) 앱은 매우 흔하면서도 예전의 탁상용 캘린더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디지털 디자인에 물리적 접근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사물을 예쁘고 세련되게 만들어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뛰어난 포토샵 기술을 뽐내기 위함이다. 이런 관점의 스큐어모피즘은 그리 환영 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둘째로 좀더 이타적인 동기로 사용자들이 즉각적으로 친숙해 질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창조하려는 노력이 있다. 이런 친숙함은 편안함이며 혼란스러우면서 차가운 느낌의 기술을 의인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애플은 이미 이런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은 크고 무식하며 위압적인 디지털 제품에 불과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애플의 접근방식으로 인해 인간이 처음으로 기기를 손에 쥐게 되었고 이를 이용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광고는 절대로 기능을 논하지 않는다. 광고는 기기를 사용해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할 뿐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 지 5년이 지난 지금, 많은 써드파티 개발자들이 애플의 접근방식을 모방한 디자인을 선택하고 있다.

애플은 현명하게도 표준 UI 요소에 일조하는 개발자 툴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평균적인 앱의 시각적 디자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앱 확보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iOS의 강조선, 그림자, 경사도는 단순히 아름다울 뿐 아니라 아이폰의 소프트웨어를 사용자들이 실제로 만지는 착각이 들게끔 했다. 그리고 터치로만 작동하는 기기에 있어서, 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이 앱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 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발견했다. 모든 것이 아이폰 앱처럼 보이고 작동하는 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애플이 물리적 모양을 본뜨기 시작하자 많은 써드파티 개발자 커뮤니티가 그 뒤를 따랐다.

심지어 애플조차도 내부적으로 애플을 모방했다. iOS 스큐어모피즘의 많은 부분이 맥 OS X(Mac OS X)에 적용되었고 이는 분명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친숙함은 편안함이자 신뢰이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iOS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따로 살펴보면, 서로 다른 기업이 개발했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iOS의 드롭 섀도(Drop Shadow)와 텍스처(Texture)는 애플 하드웨어의 깔끔한 선 및 보이지 않는 경계선과 매우 대조적이다.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이렇듯 서로 다른 개념을 도입하게 되었을까?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저니 이브(Jony Ive)의 산업 디자인 팀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마법의 돌 하나로 조각한 것처럼 느껴지는 기기들을 창조하고 있다. 그럼 애플은 왜 이런 기기에 그림자가 확연하고 바늘땀이 눈에 띄는 소프트웨어를 조합하는 것일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물리적 표현에의 의존성을 일종의 생색내기로 치부하고 있다. 또 이러한 스큐어모피즘에 대한 반발의 일환으로 평평하면서 최소주의적인 디자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게임 센터(Game Center)에서 아주 오래된 단어 게임인 레터프레스(Letterpress)가 있다. 이는 단색의 기하학적 도형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어 소리와 타이포그라피(Typography)에 크게 의존한다. 할일 알림 앱인 클리어(Clear)는 버튼을 완전히 없애고 순수한 제스처 기반의 제어를 선택했다.

이제는 애플의 시각 디자인조차 자체 인터렉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듯 하다. 한 예로, 애플의 자체 저장 아이콘을 들 수 있다. 아이콘이 하나 이상 존재한다. iOS에서 저장은 사용자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사소한 편의성 개선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오랫동안 표준으로 인식되어온 파일 시스템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이다. 콘텐츠를 데이터로써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으로, 실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로 개념적인 단순성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단지, 소프트웨어가 좀 더 더딘 움직임을 보일 뿐이다.

스티브 잡스는 주도면밀하게 애플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자리매김시켰다. 그리고 스큐어모피즘 디자인이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개념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는 동안에 세계는 디지털과 더욱 친숙하게 되었다.

기술은 더 이상 대중들이 두려워하는 마법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휴대폰, 태블릿, 컴퓨터를 가지고 다니는 것에 익숙해졌다. 시각 및 인터렉션 디자인 모두를 통해 우리는 실제 세계의 비유가 유용한 시점을 지나 가장 단순한 표현이 최선인 시대에 접어들었다.

조니 이브는 유명한 최소주의자이다. 그가 모든 디자인을 총괄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이제는 세계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단순히 서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화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애플이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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