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

'백신 개발은 못해도 확산 경로는 추적' 코비드-19 극복에 기여하는 기술들

Peter Sayer | CIO
여러 기업이 직면한 코비드-19 위기 대처에 도움이 된다면서 클라우드 기반 도구들을 무료로 써보라고 제안하는 IT업체들이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은 기껏해야,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도입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한 사업상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에 그친다.

그런데 조직의 데이터 및 IT 시스템을 확진자 파악, 확산 경로 추적, 방역 조치 홍보 등에 활용하여 코로나 확산에 정면으로 맞서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는 것에는 의료분야뿐 아니라 가전제품 제조업체와 이동통신 사업자는 물론 슈퍼마켓도 일조할 수 있다.
 
ⓒGetty Images Bank

활동 모니터, 운동량 추적장치, 스마트워치 등과 연동되는 앱을 개발하는 회사가 확보한 다량의 데이터에는 코비드-19를 비롯한 유사 독감(ILI)의 유행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위의 기기들은 착용자의 안정 시 심박수와 수면 간격을 감지할 수 있는데, 안정 시 심박수가 평소보다 높은데다가 수면 간격마저 평소보다 길다면 누군가가 ILI에 걸렸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La Jolla) 소재 스크립스 연구소(SRTI) 소속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5개 주 핏빗(Fitbit) 사용자 4만 7,249명의 안정 시 심박수 및 수면 간격 데이터 동향은 질병관리본부(CDC)에서 발표한 주별 계절별 독감 통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 이를 참고하여 ILI 확산 예측 모델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었다.

확산 경로 추적
위에 언급한 SRTI 연구진의 조사는 2016년에서 2018년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 발표 당시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500명 미만이었던 코비드-19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개별 환자 진단도 시도하지 않았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익명 처리되어 있어 데이터 주인의 병력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운동량 추적장치의 데이터로부터 코비드-19를 비롯한 ILI 확산에 관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스마트폰과 앱에서 얻는 정보 역시 코비드-19 확산 경로 파악은 물론 개별 환자 추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럽의 보다폰(Vodafone),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kom), 오렌지(Orange), 텔레포니카(Telefónica) 등 8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익명의 고객 위치 정보를 유럽위원회(EC)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러스 전파 경로 파악 및 예측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러한 움직임은 개인정보보호 활동가들의 분노를 샀지만, 미국에서는 익명의 고객 위치 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사용자의 위치 정보는 작정하고 수집하는 경우보다 앱 사용 과정에서 우연히 수집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보를 확보한 여러 회사에서 공개한 지도를 보면 정부의 자가 격리 지시 이후 시민들의 이동 습관이 달라진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코비드-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바일 추적 기능 활용을 한층 확대한 곳도 있다. 코비드-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것이다. 대만의 경우, 격리 지시를 받은 사람이(아니면 적어도 그 사람들의 스마트폰이) 집안에 머물러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지오펜싱(geofencing)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인구 100만 명 당 코비드-19 환자는 16명, 사망자는 0.2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비밀 종교 단체를 통해 코로나 확산이 초기에 급증했던 한국에서도 그 이후 모바일 추적을 계속 활용하여 확산을 다시 통제하고 있다. 코비드-19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 인구 100만 명당 약 4명 수준이며(반면, 이 기사 작성 시각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의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는 각각 29명과 263명), 확진자 수는 지난 2주 동안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외주 업체에 의뢰하여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를 상세히 공개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들 확진자와 만난 적이 없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정보 공개 수준은 미국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비추어 봐도 약간 과하다고 볼 수 있다.
 
증가 추세 억제 
미국과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는 이제 코비드-19 확진자가 너무 많아서 조기 경고나 접촉자 추적이 무의미해졌다. 현재의 전략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조치로 ‘확진자 수 증가 추세를 억제’하는 것이다. 즉, 신규 감염 속도를 줄임으로써 의료진에게 긴급 환자를 치료할 시간과 자원을 확보해 주자는 것이다. CIO들은 벌써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에 크게 일조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무실 책상 대신 식탁에서 재택근무하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네 슈퍼마켓에 늘어선 줄 등이 늘어나는 추세도 억제해야 한다. 병원 방문이나 필수 식료품 구입 목적 이외에는 집에 머물라는 지시를 받은 사람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식료품점은 사람이 여전히 모이는 몇 안 되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슈퍼마켓 내에 계산을 위해 줄 서 있거나 돌아다니고 있는 고객 수를 파악하여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게시하거나 일간 또는 주간 패턴을 표시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덜 붐비는 시간에 매장에 오도록 유도하여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

아마존 고(Go) 셀프서비스 식료품 매장은 이 분야에서 앞서 있다. 매장 내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서 있는 고객 간의 거리뿐 아니라 고객이 매장 안을 돌아다니면서 만진 제품까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그래비(Gravy)와 같은 회사가 쇼핑몰과 대형 매장에 제공하는 대략적인 수치는 정부가 격리 지침 준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 중인 것과 같은 종합 이동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편, 스프레드시트처럼 간단한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각 고객의 계산 시각과 구매 품목 수량만 표시되어 있어도 내일 같은 시간에 매장에 고객이 몇 명이나 있을지 충분히 추산할 수 있다. 단, 고객의 매장 방문 습관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일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그렇다.

코비드-19 치료에 필요한 데이터는 없을지 몰라도 각자의 사업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찾아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ciokr@idg.co.kr
 



2020.04.09

'백신 개발은 못해도 확산 경로는 추적' 코비드-19 극복에 기여하는 기술들

Peter Sayer | CIO
여러 기업이 직면한 코비드-19 위기 대처에 도움이 된다면서 클라우드 기반 도구들을 무료로 써보라고 제안하는 IT업체들이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은 기껏해야,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도입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한 사업상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에 그친다.

그런데 조직의 데이터 및 IT 시스템을 확진자 파악, 확산 경로 추적, 방역 조치 홍보 등에 활용하여 코로나 확산에 정면으로 맞서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는 것에는 의료분야뿐 아니라 가전제품 제조업체와 이동통신 사업자는 물론 슈퍼마켓도 일조할 수 있다.
 
ⓒGetty Images Bank

활동 모니터, 운동량 추적장치, 스마트워치 등과 연동되는 앱을 개발하는 회사가 확보한 다량의 데이터에는 코비드-19를 비롯한 유사 독감(ILI)의 유행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위의 기기들은 착용자의 안정 시 심박수와 수면 간격을 감지할 수 있는데, 안정 시 심박수가 평소보다 높은데다가 수면 간격마저 평소보다 길다면 누군가가 ILI에 걸렸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La Jolla) 소재 스크립스 연구소(SRTI) 소속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5개 주 핏빗(Fitbit) 사용자 4만 7,249명의 안정 시 심박수 및 수면 간격 데이터 동향은 질병관리본부(CDC)에서 발표한 주별 계절별 독감 통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 이를 참고하여 ILI 확산 예측 모델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었다.

확산 경로 추적
위에 언급한 SRTI 연구진의 조사는 2016년에서 2018년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 발표 당시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500명 미만이었던 코비드-19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개별 환자 진단도 시도하지 않았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익명 처리되어 있어 데이터 주인의 병력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운동량 추적장치의 데이터로부터 코비드-19를 비롯한 ILI 확산에 관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스마트폰과 앱에서 얻는 정보 역시 코비드-19 확산 경로 파악은 물론 개별 환자 추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럽의 보다폰(Vodafone),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kom), 오렌지(Orange), 텔레포니카(Telefónica) 등 8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익명의 고객 위치 정보를 유럽위원회(EC)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러스 전파 경로 파악 및 예측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러한 움직임은 개인정보보호 활동가들의 분노를 샀지만, 미국에서는 익명의 고객 위치 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사용자의 위치 정보는 작정하고 수집하는 경우보다 앱 사용 과정에서 우연히 수집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보를 확보한 여러 회사에서 공개한 지도를 보면 정부의 자가 격리 지시 이후 시민들의 이동 습관이 달라진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코비드-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바일 추적 기능 활용을 한층 확대한 곳도 있다. 코비드-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것이다. 대만의 경우, 격리 지시를 받은 사람이(아니면 적어도 그 사람들의 스마트폰이) 집안에 머물러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지오펜싱(geofencing)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인구 100만 명 당 코비드-19 환자는 16명, 사망자는 0.2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비밀 종교 단체를 통해 코로나 확산이 초기에 급증했던 한국에서도 그 이후 모바일 추적을 계속 활용하여 확산을 다시 통제하고 있다. 코비드-19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 인구 100만 명당 약 4명 수준이며(반면, 이 기사 작성 시각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의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는 각각 29명과 263명), 확진자 수는 지난 2주 동안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외주 업체에 의뢰하여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를 상세히 공개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들 확진자와 만난 적이 없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정보 공개 수준은 미국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비추어 봐도 약간 과하다고 볼 수 있다.
 
증가 추세 억제 
미국과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는 이제 코비드-19 확진자가 너무 많아서 조기 경고나 접촉자 추적이 무의미해졌다. 현재의 전략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조치로 ‘확진자 수 증가 추세를 억제’하는 것이다. 즉, 신규 감염 속도를 줄임으로써 의료진에게 긴급 환자를 치료할 시간과 자원을 확보해 주자는 것이다. CIO들은 벌써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에 크게 일조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무실 책상 대신 식탁에서 재택근무하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네 슈퍼마켓에 늘어선 줄 등이 늘어나는 추세도 억제해야 한다. 병원 방문이나 필수 식료품 구입 목적 이외에는 집에 머물라는 지시를 받은 사람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식료품점은 사람이 여전히 모이는 몇 안 되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슈퍼마켓 내에 계산을 위해 줄 서 있거나 돌아다니고 있는 고객 수를 파악하여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게시하거나 일간 또는 주간 패턴을 표시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덜 붐비는 시간에 매장에 오도록 유도하여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

아마존 고(Go) 셀프서비스 식료품 매장은 이 분야에서 앞서 있다. 매장 내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서 있는 고객 간의 거리뿐 아니라 고객이 매장 안을 돌아다니면서 만진 제품까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그래비(Gravy)와 같은 회사가 쇼핑몰과 대형 매장에 제공하는 대략적인 수치는 정부가 격리 지침 준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 중인 것과 같은 종합 이동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편, 스프레드시트처럼 간단한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각 고객의 계산 시각과 구매 품목 수량만 표시되어 있어도 내일 같은 시간에 매장에 고객이 몇 명이나 있을지 충분히 추산할 수 있다. 단, 고객의 매장 방문 습관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일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그렇다.

코비드-19 치료에 필요한 데이터는 없을지 몰라도 각자의 사업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찾아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ciokr@idg.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