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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똑똑한 이들의 어이없는 온라인 실수, 이유는 뭘까?

2012.11.20 Mike Elgan  |  Computerworld
데이빗 페트레이어스(David Petraeus) 같은 사람이 이메일 스캔들로 자신의 커리어를 끝장낼 것이라고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페트레이어스는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상위 5%의 성적으로 졸업하고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인재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의 자제력은 가히 “전설적”이었다고 타임지는 전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사이버 보안에 대해서도 전혀 무지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4성 장군으로, 그리고 CIA 디렉터로 일하는 동안 그는 이메일이 얼마나 허술하게 해킹 당할 수 있는지 몸소 느꼈다.

바로 그렇기에 페트레이어스 같은 인물도 믿기 힘들 만큼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더더욱 믿기 어렵다. 천하의 페트레이어스조차도 이메일 보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인간 심리의 두 가지 한계
페트레이어스 스캔들에는 고위급 인사들의 추악한 싸구려 ‘5각 관계’와 연애 놀음, 협박, 탐문, 가십, 그리고 섹스팅(sexting, 노골적인 사진을 주고받기) 등이 포함돼 있다.

게다가 더 넓게는 국가 안보와 정부 기관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쟁, 사생활 침해에 대한 법적인 허용 범위 등과 같은 주제와도 관련돼 있다.

하지만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지메일(Gmail)이 가장 신경 쓰인다. 존경 받던 한 인물의 커리어와 결혼 생활을 끝장내고, 정부의 체면에 먹칠을 한 이 소동은 구글의 지메일에서 찾은 증거들 덕택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클라우드 기반 이메일 서비스로는 감추고 싶거나 민감한 사항을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며, 이를 CIA 디렉터인 페트레이어스가 몰랐을 리는 없다. 실제로 그는 아마도 알 카에다로부터 배웠을 고전적인 수법을 사용해 자신의 불륜을 감추려 했다.

자신의 전기 작가이자 여자친구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대신, 페트레이어스는 이메일을 작성한 후 보내지 않고 임시 보관함에 이를 저장해 두었다. 그와 여자친구 모두가 이메일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으므로, 그저 로그인 한 후 임시 보관함에 저장된 메일을 읽기만 하면 되었다.

너무 구차하다고?

분명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페트레이어스가 저지른 바보 같은 실수는 사실 누구나 다 저지르는 일이다. 바로 그렇기에 휴대폰에 저장돼 있던 헐리웃 스타 절반 이상의 나체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게 된 것이며, 갓 사회 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이 온라인에 올린 사진이나 글로 인해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수많은 가정들에서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나 이메일을 보고 다투며, 직장인들이 온라인에서 쓴 글로 인해 회사에서 해고되기도 한다.

바로 인간 본성의 치명적 약점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말이나 쓰는 글을 우리가 애초에 의도한 사람들만 듣고 읽게 될 것이라고 너무 쉽게 단정짓는다.

10대들을 생각해 보라. 페이스북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진이나 코멘트를 다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가까운 친구들만 그것을 읽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글을 올린다. 그렇기에 자신의 할머니나 학교 선생님, 혹은 그 글을 퍼다가 다른 사이트에 공개하는 친하지 않은 또래들, 심지어는 미래에 자신이 근무하게 될 회사의 인사부 직원도 자신의 글을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작가 H.P. 러브크래프트(H.P. Lovecraft)는 “인간은 자신의 마음 속에 담긴 내용들을 서로 연관시킬 줄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한계를 가리켜 시적으로 표현했다. “우리 모두는 어두컴컴한 무한의 바다 한 가운데 위치한 평화로운 무지의 섬에서 살고 있으며, 그렇기에 이 무지의 섬에서 지나치게 멀리까지 항해해서는 안 될 운명을 타고 났다.”

인간이 전부 바보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때로는 매우 단순하게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도 자신의 일이 되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 가지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다른 것들을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 본성이 지닌 두 번째 취약점은 경제학자들이 “선물 바이어스(present bias)”라 부르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선물은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반면 그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미래로 미룰 수 있다면 사람들은 대게 눈앞의 선물을 움켜쥐고 위험에 대해서는 무시한다.

바로 이런 심리로 인해 신용카드로 인한 빚에 허덕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위험한 마약을 복용하기도 하며, 지나치게 과식을 하는 등 나중에 가서 후회할 만한 행동을 저지르게 된다. 모두 눈 앞의 떡만 보고 달려들 뿐 곧 다가올 위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메일을 보내는 것 역시 한 순간에 끝나는 것 같겠지만 그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소셜 미디어나 다른 온라인 상의 활동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꼭 그러리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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