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중반 부산 사옥을 신축하면서 스마트오피스를 구현하고자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부산 사옥은 컨택센터, 교육장, 영업사무실 등 다양한 직군의 사무실들이 한 데 모여 있어, 여기서 먼저 시범 프로젝트로 VDI를 도입하고 전사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2월 부산 사옥이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추면서 전사 시범 프로젝트로 확대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올 2월 메리츠화재가 부산 사옥의 몇 개 직군에 대한 시범 프로젝트를 적용할 무렵, 금융감독위가 전자금융거래법의 전자청약에 대해 승인했으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손해보험사들이 이 가이드라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일부 기업들은 모바일오피스 도입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금융감독위의 표준과 맞지 않아 재작업을 해야 했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던 기업들도 재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메리츠화재 CIO 노철균 상무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과거부터 가상화 환경으로 모바일을 검토했다. VDI는 별도의 개발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어 AS-IS 시스템을 가상화 환경으로 전환하는데 더미 단밀기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메리츠화재는 VDI를 먼저 시작해 인프라를 갖췄다. 다음은 노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Q. ‘VDI기반의 모바일 업무 환경 구축 및 전자청약을 통한 스마트 비즈니스 구현’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A. 클라우드를 검토하다 VDI를 먼저 적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는 없고 메리츠화재에 맞는 영역에 대해 먼저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 VDI는 확장이 용이하기 때문에 모바일 확장성까지 고려해 선택했다.
Q. 데이터를 PC가 아닌 중앙 서버 영역에서 저장하고 처리하게 되면, 정보 유출 우려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 사무실의 소음 절감, 저 발열, 저전력 등의 사무 환경도 개선된다. 실제로 어떠한가?
A. 기업들이 사내 정보를 보안하고자 VDI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 관리하다 보면, 직접 사이트 접속해 다운받을 수 있는데 간혹 이상한 프로그램을 설치해 해킹당할 수 있다. VDI는 개인이 마음대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가 전혀 없다. 오히려 방화벽으로 차단하는 것보다 안전하다. 메리츠화재는 VDI를 결정할 때 비용보다는 보안으로 접근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도 바로 보안 때문이다.
부산 사옥을 짓고 사무실을 만들면서 책상 크기를 줄였다. 책상에 데스크톱PC를 따로 두지 않기 때문에 발열량도 크게 줄었고 그에 따른 냉방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부산 사옥의 전력소모는 기존 사옥에 비해 20%정도 적게 들고 있다. 이런 면에서 그린IT에도 획일점을 그었다고 볼 수 있다.
1차로 VDI를 구축한 곳은 컨택센터였다. 과거 컨택센터 사무실 책상을 보면, PC, 모니터, 헤드셋, 숙지사항 등을 모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놨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모바일 앱을 개발해서 적용하다 보니 지저분해 보였던 서류들이 책상에 모두 사라졌다.
Q.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따른 변화관리는 어떻게 진행했나?
A. 새로운 IT가 도입되면 항상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기 마련이고 그 점차 확대됐는데 VDI기반의 모바일 업무 환경도 마찬가지였다. 신입사원들을 먼저 교육해서 사용하도록 했고 점차 인원을 늘려나갔다. 현재는 200명이 사용하고 있다.
어떤 IT시스템이건 변화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패턴에서 바꾸기 싫어하는 게 사람의 기본 습성이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사용자들이 그 부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데 2달 걸렸다.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부팅 속도가 빨라지면서 빠르게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좋아졌다. 예를 들어 PC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유지보수 기사가 와서 직접 봐주던가 원격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정 없이 가상화된 환경에서 사용자가 계정만 전달해 주면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Q. VDI 솔루션업체로 시트릭스의 젠데스크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A. 클라우드를 검토하다 대규모 투자보다는 메리츠화재에 맞는 영역에 대해 먼저 투자해 조금씩확장할 수 있는 솔루션을 검토했다. 시트릭스의 젠데스크탑은 VDI 확장성이 용이했다. 특히 모바일 확장성까지 고려했는데 이러한 메리츠화재에 가장 잘 맞는 솔루션이었다. 모바일 가상화를 고려해 VDI를 도입했는데 UI가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지 않으면, 새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개발한 UI와 중복된다.
Q. 스마트 비즈니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우선, 스마트 비즈니스란 업무 단절이 없어야 한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그 회사 고유의 업무가 가지는 메가 프로세스가 있다. 금융회사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유도 바로 메가 프로세스를 서로 통합하고, 표준화해 업무 단절을 없애기 위해서다. 스마트 비즈니스의 가장 목적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통합시켜 물 흐르듯 흘러가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어떻게 사용자에게 접근하냐는, 그것이 모바일이 됐건 클라우드가 됐건 단지 수단에 불과하다. 일례로 보험사가 전자청약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해서 스마트 비즈니스라고 볼 수는 없다.
환경이나 솔루션 기기가 의미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업무가 단절되서는 안된다. 지협적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