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3

칼럼 | 2020년은 ERP 시스템 진화의 원년이 될까?

정철환 | CIO KR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시스템은 기업 전반의 운영 정보를 중앙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저장, 관리 및 활용하여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정보시스템이다. ERP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로 가트너가 당시 제조업에서 사용하던 시스템인 MRP(Manufacturing Resource Planning)의 개념을 제조 영역만이 아닌 다른 영역까지 확장하여 적용한 개념이다. 이렇게 등장한 ERP시스템은 오늘날까지 기업의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00년 초까지만 해도 SAP는 물론 오라클, 피플소프트, 반, JD에드워즈 등 여러 ERP 벤더들이 있었으나 2020년을 기준으로 보면 SAP의 독주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기업들 사이에 불었던 BPR과 PI 열풍이 지나면서 ERP 시장은 전체적으로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웬만한 기업들이 모두 ERP를 갖추면서 신규 고객 확보가 쉽지 않아졌고 ERP 시스템 구현을 통해 선진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기업에 도입하여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리라 기대했던 경영진의 현실 인식도 ERP 도입 열기가 식어가는 데 일조를 했을 것이다.

ERP 프로젝트에 관해 ‘ERP 프로젝트는 실패도 없고 성공도 없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마도 ERP 프로젝트를 추진한 기업은 반드시 그 ERP 시스템을 사용하여야 하기에 실패라고 규정할 수 없다는 뜻과 함께 ERP 시스템의 도입이 워낙 어려운 일이고 또한 눈에 띄는 경영상의 성과를 가져오지 않기에 성공도 없다고 하는 것인 듯하다. 이렇듯 ERP 시스템은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많은 기업의 핵심 정보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초기 도입 후 큰 변화 없이 20년을 넘게 사용되고 있다. 물론 SAP가 기존 디스크 기반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ERP가 아닌 인메모리 방식의 DB를 기반으로 한 S/4 HANA를 2015년 발표한 후 신규 고객 유치 및 기존 SAP 고객의 시스템 전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대부분의 기업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향후 10년간은 ERP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생각한다. 첫번째 요인으로 최근 수년간 기업에서 도입이 늘고 있는 RPA가 있다. 대부분 RPA 솔루션 전문 기업의 시스템이 도입되는 상황이나 궁극적으로 ERP 시스템의 일부로 흡수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ERP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이다.

두번째로 기업에서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활용이 향후 본격화됨에 따라 ERP에 딥러닝 기법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예측 분야가 기본 기능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추세다. 그리고 기업의 핵심 시스템은 ERP다. 따라서 ERP와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번째는 시스템 인프라 분야로 클라우드 인프라의 도입 확대에 따른 ERP 시스템의 변화다. 지금까지 독립적인 자체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심으로 이루었으나 향후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이전은 필수적이다. 물론 지금도 중소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ERP 서비스가 존재하나 본격적인 엔터프라이즈 규모의 서비스는 아니다.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ERP 시스템의 등장은 기존 ERP 시스템을 교체하는 수요를 불러올 것이다.

네번째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진화다. 여전히 ERP는 화면과 키보드, 마우스를 이용하는 인터페이스 중심이지만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음성 대화 방식의 인터페이스와 챗봇의 도입이 예상된다. 이미 SAP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ERP는 책상 위 PC에서뿐 만이 아니라 모바일 기기 환경에서도 음성과 채팅 방식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ERP 벤더의 출현 가능성이다. 앞서 이야기한 요인들로 인해 기존 ERP 시스템을 주도하는 솔루션에 대항하는 새로운 솔루션이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ERP 유지보수 시장에서는 기존 솔루션 벤더 이외에 제3의 업체가 유지보수를 절반의 비용으로 제공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인공지능 및 RPA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ERP 시스템이 등장하여 기존 시장에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으며 국내의 ERP 벤더들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준비하고 있다.
 
상기 예상되는 요인 이외에 기존 ERP 솔루션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역시 ERP 시장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대부분 대기업은 이미 ERP를 도입한 지 20년 가까이 되었다. 따라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IT 환경에 맞추기 위해 대대적인 ERP 업그레이드가 수년 내에 필요한 상황이다. 이때 앞서 이야기한 요인들이 반드시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ERP 솔루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벤더들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다.

이래저래 2020년부터 향후 5~10년간은 ERP 분야에 변화와 진화의 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그리고 이를 통해 기업은 한단계 더 진보된 시스템 환경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20.02.03

칼럼 | 2020년은 ERP 시스템 진화의 원년이 될까?

정철환 | CIO KR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시스템은 기업 전반의 운영 정보를 중앙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저장, 관리 및 활용하여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정보시스템이다. ERP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로 가트너가 당시 제조업에서 사용하던 시스템인 MRP(Manufacturing Resource Planning)의 개념을 제조 영역만이 아닌 다른 영역까지 확장하여 적용한 개념이다. 이렇게 등장한 ERP시스템은 오늘날까지 기업의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00년 초까지만 해도 SAP는 물론 오라클, 피플소프트, 반, JD에드워즈 등 여러 ERP 벤더들이 있었으나 2020년을 기준으로 보면 SAP의 독주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기업들 사이에 불었던 BPR과 PI 열풍이 지나면서 ERP 시장은 전체적으로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웬만한 기업들이 모두 ERP를 갖추면서 신규 고객 확보가 쉽지 않아졌고 ERP 시스템 구현을 통해 선진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기업에 도입하여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리라 기대했던 경영진의 현실 인식도 ERP 도입 열기가 식어가는 데 일조를 했을 것이다.

ERP 프로젝트에 관해 ‘ERP 프로젝트는 실패도 없고 성공도 없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마도 ERP 프로젝트를 추진한 기업은 반드시 그 ERP 시스템을 사용하여야 하기에 실패라고 규정할 수 없다는 뜻과 함께 ERP 시스템의 도입이 워낙 어려운 일이고 또한 눈에 띄는 경영상의 성과를 가져오지 않기에 성공도 없다고 하는 것인 듯하다. 이렇듯 ERP 시스템은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많은 기업의 핵심 정보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초기 도입 후 큰 변화 없이 20년을 넘게 사용되고 있다. 물론 SAP가 기존 디스크 기반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ERP가 아닌 인메모리 방식의 DB를 기반으로 한 S/4 HANA를 2015년 발표한 후 신규 고객 유치 및 기존 SAP 고객의 시스템 전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대부분의 기업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향후 10년간은 ERP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생각한다. 첫번째 요인으로 최근 수년간 기업에서 도입이 늘고 있는 RPA가 있다. 대부분 RPA 솔루션 전문 기업의 시스템이 도입되는 상황이나 궁극적으로 ERP 시스템의 일부로 흡수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ERP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이다.

두번째로 기업에서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활용이 향후 본격화됨에 따라 ERP에 딥러닝 기법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예측 분야가 기본 기능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추세다. 그리고 기업의 핵심 시스템은 ERP다. 따라서 ERP와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번째는 시스템 인프라 분야로 클라우드 인프라의 도입 확대에 따른 ERP 시스템의 변화다. 지금까지 독립적인 자체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심으로 이루었으나 향후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이전은 필수적이다. 물론 지금도 중소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ERP 서비스가 존재하나 본격적인 엔터프라이즈 규모의 서비스는 아니다.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ERP 시스템의 등장은 기존 ERP 시스템을 교체하는 수요를 불러올 것이다.

네번째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진화다. 여전히 ERP는 화면과 키보드, 마우스를 이용하는 인터페이스 중심이지만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음성 대화 방식의 인터페이스와 챗봇의 도입이 예상된다. 이미 SAP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ERP는 책상 위 PC에서뿐 만이 아니라 모바일 기기 환경에서도 음성과 채팅 방식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ERP 벤더의 출현 가능성이다. 앞서 이야기한 요인들로 인해 기존 ERP 시스템을 주도하는 솔루션에 대항하는 새로운 솔루션이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ERP 유지보수 시장에서는 기존 솔루션 벤더 이외에 제3의 업체가 유지보수를 절반의 비용으로 제공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인공지능 및 RPA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ERP 시스템이 등장하여 기존 시장에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으며 국내의 ERP 벤더들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준비하고 있다.
 
상기 예상되는 요인 이외에 기존 ERP 솔루션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역시 ERP 시장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대부분 대기업은 이미 ERP를 도입한 지 20년 가까이 되었다. 따라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IT 환경에 맞추기 위해 대대적인 ERP 업그레이드가 수년 내에 필요한 상황이다. 이때 앞서 이야기한 요인들이 반드시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ERP 솔루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벤더들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다.

이래저래 2020년부터 향후 5~10년간은 ERP 분야에 변화와 진화의 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그리고 이를 통해 기업은 한단계 더 진보된 시스템 환경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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