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6

칼럼 | 어느 눈 오는 겨울 출근길에서의 미래 경험

정철환 | CIO KR
2년 전 이맘때, 겨울 어느 월요일 아침, 일어나보니 눈이 많이 내렸다. 운전하는 분들이면 누구나 월요일 아침 출근길은 여느 아침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여기에 눈까지 많이 내린 상황이라면 최악의 교통 정체가 벌어질 것은 뻔한 상황이다. 눈이 내린 월요일, 최악의 출근길을 예상하고 일찍 나왔다. 평소 월요일은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강북 강변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길을 이용하지만 그날 아침엔 평소의 월요일 경로를 버리고 강북 강변도로를 선택했다. 눈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강북 강변의 노면 상태가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많은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 평소 월요일 최악의 정체를 보이는 강변역 테크노마크 앞… 그런데 신기하게도 차들이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정지하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꾸준하게 진행했다. 결국 성수대교에서 강북 강변도로를 빠져나올 때까지 한번도 정차하지 않고 진행했다.

눈이 많이 온 아침인데 어떻게 평소 월요일보다 더 흐름이 좋을까? 하고 의아해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눈이 오니 차들이 조심 운전을 하느라 앞차와의 거리도 충분히 띄우고, 급가속 및 감속도 하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차선 변경도 가능한 자제한 체 차선을 따라 움직이니 오히려 정상적인 날의 월요일 보다 훨씬 더 흐름이 좋았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마치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의 보급이 가져올 교통 흐름의 미래를 느낀 것 같았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반화되면 비록 차량의 대수가 줄지 않아도 지금과 같은 교통 정체는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교통사고의 비율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무모함이 사라진 도로. 나 먼저 가겠다고 급하게 가속하고 끼어들고 차선변경을 수시로 하고, 또 그런 차 끼워 주기 싫다고 바짝 붙여 운전하고... 그런 모습이 사라진 그날 아침의 강변북로는 마치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상화된 미래의 인상적인 교통 흐름을 보여준 셈이다.

미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버나드 마는 그의 글 (참고: https://bernardmarr.com/default.asp?contentID=1822 )에서 자율주행차의 미래에 대해,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5의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을 2020년으로 예측했다. 혼다, 르노, BMW, 토요타 등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2017년에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등장할 것이라고 틀린 예측을 한 바 있기에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015년 아우디가 델파이(자동차 부품 회사)의 기술협력으로 아우디 SQ5 자동차에 자율주행 모듈을 장착하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5,500킬로미터의 거리에 달하는 미국대륙횡단을 성공했다. 그리고 2018년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기업인 임바크는 자율주행 트럭으로 LA에서 플로리다까지 3,862킬로미터의 완전한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참조: http://www.etoday.co.kr/news/view/1592444 ) 아마도 자율 주행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될 분야가 트럭 운송 분야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영역은 점차 승객 운송 분야로 확산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이다.

부분의 최적화가 전체 최적화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자주 있지만 누군가가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부분 (자기 자신의 차량 운행 속도)의 최적화만을 추구하는 운전자들로 인해 결국 전체적으로 더 지연되어버리는 상황이 바로 오늘날의 도로 상황이다. 부분 최적화가 아닌 전체적인 최적화를 조율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된 사회는 교통 분야뿐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오늘날의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차량사물통신(V2X,Vehicle-to-everything)’을 기반으로 완벽하게 조율된 차량의 흐름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존재한다.

작년 12월 17일, 정부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 인공지능을 통한 지능화 경제 효과 최대 455조 원 창출, 삶의 질 세계 10위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세계를 선도하는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구현 등 3대 분야 아래 9개 전략과 100개 실행 과제를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래 IT 분야는 물론 경제 및 사회 많은 분야에서 핵심이 될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국가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정책은 긍정적인 정부의 역할이다. 1990년 미국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인포메이션 슈퍼하이웨이’ 전략을 내세우며 오늘날의 인터넷 세상에 대한 미래 비전을 밝혔듯 이번 정부의 전략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최근 승차 공유를 둘러싼 갈등과 ‘타다’의 불법 판결 등 우리나라의 기존 사회와 법체제가 다가오는 미래를 수용하기에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이런 부분도 함께 발전해 나가야 정부가 꿈꾸는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 미래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주체는 꿈을 가진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20.01.06

칼럼 | 어느 눈 오는 겨울 출근길에서의 미래 경험

정철환 | CIO KR
2년 전 이맘때, 겨울 어느 월요일 아침, 일어나보니 눈이 많이 내렸다. 운전하는 분들이면 누구나 월요일 아침 출근길은 여느 아침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여기에 눈까지 많이 내린 상황이라면 최악의 교통 정체가 벌어질 것은 뻔한 상황이다. 눈이 내린 월요일, 최악의 출근길을 예상하고 일찍 나왔다. 평소 월요일은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강북 강변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길을 이용하지만 그날 아침엔 평소의 월요일 경로를 버리고 강북 강변도로를 선택했다. 눈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강북 강변의 노면 상태가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많은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 평소 월요일 최악의 정체를 보이는 강변역 테크노마크 앞… 그런데 신기하게도 차들이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정지하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꾸준하게 진행했다. 결국 성수대교에서 강북 강변도로를 빠져나올 때까지 한번도 정차하지 않고 진행했다.

눈이 많이 온 아침인데 어떻게 평소 월요일보다 더 흐름이 좋을까? 하고 의아해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눈이 오니 차들이 조심 운전을 하느라 앞차와의 거리도 충분히 띄우고, 급가속 및 감속도 하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차선 변경도 가능한 자제한 체 차선을 따라 움직이니 오히려 정상적인 날의 월요일 보다 훨씬 더 흐름이 좋았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마치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의 보급이 가져올 교통 흐름의 미래를 느낀 것 같았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반화되면 비록 차량의 대수가 줄지 않아도 지금과 같은 교통 정체는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교통사고의 비율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무모함이 사라진 도로. 나 먼저 가겠다고 급하게 가속하고 끼어들고 차선변경을 수시로 하고, 또 그런 차 끼워 주기 싫다고 바짝 붙여 운전하고... 그런 모습이 사라진 그날 아침의 강변북로는 마치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상화된 미래의 인상적인 교통 흐름을 보여준 셈이다.

미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버나드 마는 그의 글 (참고: https://bernardmarr.com/default.asp?contentID=1822 )에서 자율주행차의 미래에 대해,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5의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을 2020년으로 예측했다. 혼다, 르노, BMW, 토요타 등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2017년에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등장할 것이라고 틀린 예측을 한 바 있기에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015년 아우디가 델파이(자동차 부품 회사)의 기술협력으로 아우디 SQ5 자동차에 자율주행 모듈을 장착하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5,500킬로미터의 거리에 달하는 미국대륙횡단을 성공했다. 그리고 2018년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기업인 임바크는 자율주행 트럭으로 LA에서 플로리다까지 3,862킬로미터의 완전한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참조: http://www.etoday.co.kr/news/view/1592444 ) 아마도 자율 주행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될 분야가 트럭 운송 분야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영역은 점차 승객 운송 분야로 확산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이다.

부분의 최적화가 전체 최적화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자주 있지만 누군가가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부분 (자기 자신의 차량 운행 속도)의 최적화만을 추구하는 운전자들로 인해 결국 전체적으로 더 지연되어버리는 상황이 바로 오늘날의 도로 상황이다. 부분 최적화가 아닌 전체적인 최적화를 조율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된 사회는 교통 분야뿐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오늘날의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차량사물통신(V2X,Vehicle-to-everything)’을 기반으로 완벽하게 조율된 차량의 흐름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존재한다.

작년 12월 17일, 정부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 인공지능을 통한 지능화 경제 효과 최대 455조 원 창출, 삶의 질 세계 10위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세계를 선도하는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구현 등 3대 분야 아래 9개 전략과 100개 실행 과제를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래 IT 분야는 물론 경제 및 사회 많은 분야에서 핵심이 될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국가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정책은 긍정적인 정부의 역할이다. 1990년 미국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인포메이션 슈퍼하이웨이’ 전략을 내세우며 오늘날의 인터넷 세상에 대한 미래 비전을 밝혔듯 이번 정부의 전략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최근 승차 공유를 둘러싼 갈등과 ‘타다’의 불법 판결 등 우리나라의 기존 사회와 법체제가 다가오는 미래를 수용하기에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이런 부분도 함께 발전해 나가야 정부가 꿈꾸는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 미래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주체는 꿈을 가진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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