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1

칼럼 | 기업용 유닉스 서버의 미래와 SAP ERP

정철환 | CIO KR
1990년대 초 클라이언트/서버 아키텍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기업에서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자 할 때 IBM과 다른 여러 벤더의 메인프레임 하드웨어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후 클라이언트/서버 아키텍처가 일반화되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기업의 중요 시스템의 하드웨어 서버는 RISC 칩 기반의 유닉스 서버를 채택하는 것이 대세였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서버 시장의 주인공 자리를 x86 기반의 리눅스 서버와 윈도우 서버가 대체하고 있다. 한때 기업용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삼국지를 펼쳤던 IBM, HP, SUN 중 SUN은 오라클로 인수되면서 유닉스 서버시장에서 퇴장했고 HP는 아직도 슈퍼돔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IBM 만이 지속해서 자사의 AIX 운영체제와 파워 칩을 꾸준히 개선하며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물론 순수한 운영체제로서의 유닉스는 사촌 간인 리눅스와 함께 FreeBSD 계열 오픈소스로, 또는 애플의 매킨토시 운영체제인 맥 OS X의 기반으로 여전히 큰 번성을 누리고 있지만 미션 크리티컬 영역에서 기업의 시스템을 운영하는 유닉스 서버 관점에서는 이제 IBM이 유일하게 남은 대안이나 다름없다.

사실 이렇게 서버 시장 판도가 변하게 된 것에는 기업에서 유닉스 서버의 수요가 꾸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서버 운영체제의 성장과 함께 x86 기반의 리눅스가 인터넷 시대에 핵심 운영체제로 등극하면서 대부분의 기업 서버 수요를 보다 저렴하고 성능이 향상된 x86 서버 하드웨어가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업용 유닉스 서버 시장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물론 기업용 유닉스 서버 시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유닉스 서버 선택의 폭이 매우 좁은 시장환경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기업 내 대부분의 정보시스템과 금융계의 차세대시스템, 인터넷 환경에서의 서버 등은 유닉스 전용 서버가 아닌 x86 기반의 리눅스 또는 윈도우 서버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기에 유닉스 서버에 대한 필요성 역시 크지 않다. 그런데 여기 한가지 예외 분야가 있다. 기업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에서 정보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ERP 시스템의 대표 솔루션인 SAP 시스템 운영 영역이다. 

1972년 독일에서 설립된 SAP는 제조업의 정보시스템 근간을 이루는 ERP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는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참조: 전자신문, http://www.etnews.com/20171208000293 )단순 점유율을 넘어 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대기업의 대부분은 SAP를 ERP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기업 내 SAP ERP는 미션 크리티컬 영역의 업무이기에 유닉스 서버상에서 운영된다. 물론 SAP를 x86서버상에서 운영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윈도우 서버와 리눅스 서버에서 SAP 운영하는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최근 몇 년간 SAP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서버 하드웨어 교체를 추진할 때 유닉스 서버의 경우 경쟁입찰이 거의 불가능한 시장 상황이었다. 물론 SAP에서 최신 버전으로 발표한 SAP S/4 HANA의 경우 태생부터 x86 서버를 기반으로 개발한 것이기에 새로이 SAP S/4 HANA를 도입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기업은 더 이상 유닉스서버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으나 이전 버전인 R3의 경우에는 유닉스 서버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SAP는 수년 전부터 기존 SAP 고객 (SAP S/4 HANA 이전 버전인 SAP R/3를 운영하는 고객)에 대하여 SAP S/4 HANA로의 이전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지만 아직 SAP R/3 고객 중 HANA로 업그레이드한 고객의 비율이 1%밖에 안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유닉스 서버에서 SAP를 운영하는 기업이 대부분인 셈이다. (참조: 디지털데일리, http://www.ddaily.co.kr/news/article/?no=183662 )

그런데 여기에 몇 가지 고려해야만 하는 사항이 생겼다. 우선 SAP가 공식적으로는 기존 SAP R/3의 공식 지원을 2025년에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점과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는 없지만 윈도우10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윈도우7의 기술지원을 2020년 1월로 중단한다는 정책과 유사한 느낌이다) 기업의 서버 하드웨어 감가상각 기간이 보통 5년이라는 점이다.

즉 올해 자사의 SAP를 위한 유닉스 서버를 새롭게 도입한 기업의 경우 2024년이면 서버 교체시기가 다가오는데 그때 과연 R/3 버전을 유지하면서 유닉스 서버를 다시 업그레이드할 것인가 아니면 SAP HANA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서버 환경을 x86 또는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올해 이전에 이미 SAP를 위한 유닉스 서버를 도입한 기업은 그 이전에 이러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아마도 많은 기업이 SAP R/3를 버리고 HANA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선택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유닉스뿐만이 아니라 x86 서버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발전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점차 직접 판매를 하는 시장이 외형적으로 크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기업의 클라우드 적용 확대 정책과 맞물려 미래 컴퓨팅 환경은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다. SAP 환경 역시 이러한 변화의 큰 틀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기업 내 정보시스템 환경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닉스 서버 시장은 더욱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 내에서는 일부 특수 목적용 서버를 제외하고 자취를 감추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유닉스로 운영체제 이론을 공부했던 필자로서는 아쉽지만, 리눅스와 맥 OS X가 여전히 유닉스의 혼을 이어갈 것에 위안을 느낀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19.11.01

칼럼 | 기업용 유닉스 서버의 미래와 SAP ERP

정철환 | CIO KR
1990년대 초 클라이언트/서버 아키텍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기업에서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자 할 때 IBM과 다른 여러 벤더의 메인프레임 하드웨어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후 클라이언트/서버 아키텍처가 일반화되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기업의 중요 시스템의 하드웨어 서버는 RISC 칩 기반의 유닉스 서버를 채택하는 것이 대세였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서버 시장의 주인공 자리를 x86 기반의 리눅스 서버와 윈도우 서버가 대체하고 있다. 한때 기업용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삼국지를 펼쳤던 IBM, HP, SUN 중 SUN은 오라클로 인수되면서 유닉스 서버시장에서 퇴장했고 HP는 아직도 슈퍼돔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IBM 만이 지속해서 자사의 AIX 운영체제와 파워 칩을 꾸준히 개선하며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물론 순수한 운영체제로서의 유닉스는 사촌 간인 리눅스와 함께 FreeBSD 계열 오픈소스로, 또는 애플의 매킨토시 운영체제인 맥 OS X의 기반으로 여전히 큰 번성을 누리고 있지만 미션 크리티컬 영역에서 기업의 시스템을 운영하는 유닉스 서버 관점에서는 이제 IBM이 유일하게 남은 대안이나 다름없다.

사실 이렇게 서버 시장 판도가 변하게 된 것에는 기업에서 유닉스 서버의 수요가 꾸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서버 운영체제의 성장과 함께 x86 기반의 리눅스가 인터넷 시대에 핵심 운영체제로 등극하면서 대부분의 기업 서버 수요를 보다 저렴하고 성능이 향상된 x86 서버 하드웨어가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업용 유닉스 서버 시장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물론 기업용 유닉스 서버 시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유닉스 서버 선택의 폭이 매우 좁은 시장환경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기업 내 대부분의 정보시스템과 금융계의 차세대시스템, 인터넷 환경에서의 서버 등은 유닉스 전용 서버가 아닌 x86 기반의 리눅스 또는 윈도우 서버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기에 유닉스 서버에 대한 필요성 역시 크지 않다. 그런데 여기 한가지 예외 분야가 있다. 기업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에서 정보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ERP 시스템의 대표 솔루션인 SAP 시스템 운영 영역이다. 

1972년 독일에서 설립된 SAP는 제조업의 정보시스템 근간을 이루는 ERP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는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참조: 전자신문, http://www.etnews.com/20171208000293 )단순 점유율을 넘어 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대기업의 대부분은 SAP를 ERP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기업 내 SAP ERP는 미션 크리티컬 영역의 업무이기에 유닉스 서버상에서 운영된다. 물론 SAP를 x86서버상에서 운영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윈도우 서버와 리눅스 서버에서 SAP 운영하는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최근 몇 년간 SAP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서버 하드웨어 교체를 추진할 때 유닉스 서버의 경우 경쟁입찰이 거의 불가능한 시장 상황이었다. 물론 SAP에서 최신 버전으로 발표한 SAP S/4 HANA의 경우 태생부터 x86 서버를 기반으로 개발한 것이기에 새로이 SAP S/4 HANA를 도입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기업은 더 이상 유닉스서버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으나 이전 버전인 R3의 경우에는 유닉스 서버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SAP는 수년 전부터 기존 SAP 고객 (SAP S/4 HANA 이전 버전인 SAP R/3를 운영하는 고객)에 대하여 SAP S/4 HANA로의 이전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지만 아직 SAP R/3 고객 중 HANA로 업그레이드한 고객의 비율이 1%밖에 안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유닉스 서버에서 SAP를 운영하는 기업이 대부분인 셈이다. (참조: 디지털데일리, http://www.ddaily.co.kr/news/article/?no=183662 )

그런데 여기에 몇 가지 고려해야만 하는 사항이 생겼다. 우선 SAP가 공식적으로는 기존 SAP R/3의 공식 지원을 2025년에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점과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는 없지만 윈도우10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윈도우7의 기술지원을 2020년 1월로 중단한다는 정책과 유사한 느낌이다) 기업의 서버 하드웨어 감가상각 기간이 보통 5년이라는 점이다.

즉 올해 자사의 SAP를 위한 유닉스 서버를 새롭게 도입한 기업의 경우 2024년이면 서버 교체시기가 다가오는데 그때 과연 R/3 버전을 유지하면서 유닉스 서버를 다시 업그레이드할 것인가 아니면 SAP HANA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서버 환경을 x86 또는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올해 이전에 이미 SAP를 위한 유닉스 서버를 도입한 기업은 그 이전에 이러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아마도 많은 기업이 SAP R/3를 버리고 HANA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선택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유닉스뿐만이 아니라 x86 서버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발전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점차 직접 판매를 하는 시장이 외형적으로 크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기업의 클라우드 적용 확대 정책과 맞물려 미래 컴퓨팅 환경은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다. SAP 환경 역시 이러한 변화의 큰 틀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기업 내 정보시스템 환경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닉스 서버 시장은 더욱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 내에서는 일부 특수 목적용 서버를 제외하고 자취를 감추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유닉스로 운영체제 이론을 공부했던 필자로서는 아쉽지만, 리눅스와 맥 OS X가 여전히 유닉스의 혼을 이어갈 것에 위안을 느낀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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