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3

사례 | "디지털 변혁의 첫 단계는 ‘효율과 안전’이다" 이수시스템 홍준기 본부장

박해정 | CIO KR
“ERP, 생산공정(MES) 등 주로 생산 관련 IT솔루션을 도입했던 화학 업계가 최근에는 안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는 안전과 설계를 선진화한다는 목표로 2년 전부터 이수화학의 PPS(Plant Portal System)를 구축하기 시작해 최근에 완료한 이수시스템 정보화사업부 홍준기 본부장의 말이다. <CIO Korea>는 이수화학 PPS 구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홍 본부장을 만나 디지털 변혁으로 가는 첫 단추로서 PPS가 갖는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1970년 국내 산업화가 한 참 추진될 무렵 지어진 화학공장들이 현재까지 계속 가동되면서 새로 배관을 연결하고, 기계의 배치를 바꾸며, 전력 설비나 방화 시설을 추가하는 등의 변화를 겪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공장의 설비 변화를 잘 아는 직원들이 퇴사하고 새로운 직원이 맡게 되면서 공장 관리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 정보가 누락됐다. 이수시스템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현장을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했고, 우선은 현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했다. 

이수시스템 홍준기 본부장은 “사람이 공장 배관이나 설비를 확인하고 정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바로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이었다”고 밝혔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란 제조산업이 이미 완성된 공장의 구석구석 수천 포인트를 레이저로 스캔하고 역설계해 3D 모델링으로 도면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검토한 이수시스템은 모든 자료를 통합해 쉽게 볼 수 있도록 포털을 만들기로 했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탄생한 도면, 현장과 일치율 95%
마치 연필로 스케치한 듯 레이저 스캔해 확보한 3차원 데이터로 설계도를 그리고, 그 다음 물감으로 색칠하듯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현장을 똑같이 그렸다. 그로 인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3D 모델, P&ID(Pipe & Instrumentation Diagram), ISO(Isometric), Plan 도면 및 관련 기술 문서, 설비 이력(SAP ERP PM)을 연계할 수 있게 됐다.  

홍 본부장에 따르면 일치된 도면의 확보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였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장 직원들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털을 도입했다. Plant Portal System을 의미하는 PPS에는 포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안전 관련 뉴스 정보, 오늘 살펴야 할 주요 설비와 유틸리티 사용 정보가 대시보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유틸리티 정보에는 용수 사용량, 전기 사용량, 연료 사용량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수시스템은 이러한 정보를 확인하고 공장 운영 상황을 날씨 정보와 비교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좀더 편리하게 사용하고자 도면, 3D 데이터, 관련 문서를 모두 한곳에 담았고 검색 엔진을 통해 태그나 자연어 기반의 검색어로 원하는 데이터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홍 본부장은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했었는데, 공장 전체에 관한 데이터를 추출해 3D 모델링으로 역설계한 사례가 없었다. 호주 퍼스에 있는 공장에서 부분적으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도입했고,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라는 국영 석유회사가 공장의 운영과 유지보수하는 데 활용하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현장과 95% 일치하는 도면 확보란, 공장의 안전과 효율적인 관리 면에서 가히 혁신적이다. 그런데도 이수시스템의 PPS에 ‘스마트’나 ‘디지털’ 같은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홍 본부장은 “최근 산업 내에서 흔히 사용되는 마케팅 용어로서의 ‘스마트’로 분류되는 게 탐탁지 않았다. 단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 제조 현황, 기술 등에 관한 통합된 정보를 담은 시스템을 만들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부서가 스마트플랜트(SP)사업팀인데, 이 팀의 가진 장기적인 계획이 실현되면 그때는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시스템’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수시스템의 이러한 노력에는 외부 요인도 작용했다. 산업안전보건법,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통합환경관리법 등이 제정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률 시행에 따라 현재 화학회사들은 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화학물질에 관해 각각 어떻게 취급하고, 처리하며, 폐기하는지를 정리하고 관리해야 한다. 

산업안전관리공단이 화학공장의 설비 증설 또는 변경을 심사할 때 P&ID라는 도면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도면과 현장이 얼마나 일치하느냐다. 화학공장은 다양한 위험물질을 다루는 특성상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현장과 다른 도면으로는 사고 수습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현장과 도면이 다른 이유는, 오랫동안 공장을 가동하면서 현장의 설비를 교체‧추가‧변경하고 나서의 정보가 누락되거나 업데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화학 관련 업계에서는 현장과 도면 일치화를 위한 변경관리 관련 정비가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수시스템은 현장을 역설계하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도 발굴했다. 공장 이전 시 더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회사가 공장을 이전하거나 새로 지을 때 기존 공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가지고 배관, 전기 등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설계하고 건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울산에 있는 화학공장과 똑같은 규모의 화학공장을 베트남에 지을 때 울산 공장의 역설계 도면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의 숙원사업 해결하고 BM 특허 준비
이수시스템은 현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통해 PPS 서비스를 개시하게 된 사례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 비즈니스 모델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홍 본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온산 공장 PPS가 2017년 말에, 울산 공장 PPS가 올 1월에 각각 완료됐습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본 이수화학 담당 임원들이 ‘공장의 숙원사업’을 해결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확보함으로써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공적으로 PPS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의 생리를 경험해 이해할 수 있으며 IT를 잘 아는 전문가의 참여와 이수화학 경영진의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유, 석유화학, 정밀화학 등 장치산업은 1년에 한 번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수리하거나 청소하는 기간을 갖는다. 이를 정기보수(TA, Turn Around)라고 하는데 짧게는 한 달, 길면 두 달도 걸린다. 1년 동안 변경해야 하는 설비의 60% 이상이 이때 이뤄진다. 이때 엔지니어링, 예산, 사전 인허가 준비 등 거의 모든 작업에 관해 기술팀, 안전팀, 생산팀, 공무팀, 환경팀이 함께 준비하게 된다. 현장과 일치한 도면을 보면서 이 5개 팀이 움직인다면 정기보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홍 본부장은 이수화학의 현업 담당자들에게 들은 평가를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과거에 3~4개월 걸리던 배관 위치 변경, 설비 위치 변경 등의 작업을 3~4일 만에 모델링해서 배관 위치, 설비 위치를 잡아서 엔지니어에게 보여줬더니 ‘그대로 앉히면 되겠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가상화, 시뮬레이션, 언제든 변경 가능한 유연성은 디지털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수시스템은 PPS로 비즈니스 모델 특허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우리의 PPS 솔루션 전체를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보고 현재 다이어그램과 플로우차트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홍 본부장에 따르면, 이수시스템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긴 여정으로 보고 무엇을 어떻게 업무에 활용할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홍 본부장은 “10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도달했다기보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가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본다. 더 발전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며 “다만, 현재 이야기하는 수준에서 다른 회사보다 디지털화돼 있고 어떤 부분은 앞서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AI∙MR 담은 ‘로드맵 2022년’
이수화학 PPS 구축을 맡았던 이수시스템의 SP사업팀은 2022년 달성을 목표로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SP사업팀은 2년마다 PPS에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넣어 제품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홍 본부장에 따르면, SP사업팀 로드맵에는 빅데이터, AI, VR과 AR을 결합한 MR 등이 들어 있다. 로드맵의 AI 활용 방안은 공장의 에너지 절감이나 운영 효율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밖에 현장의 데이터를 태블릿이나 PC로 확인할 뿐 아니라 현장에서 스마트안경을 쓰고 VR로 모델링 결과와 현장을 동시에 보면서 데이터를 함께 열어 볼 수 있는 시스템 구상도 포함돼 있다. 

이수시스템은 12~13년 동안 수집한 운전 데이터(DCS)로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DCS는 98년부터 누적된 정비 이력 데이터와 2000년부터 누적된 설비 이력 데이터로 구성돼 있으며 이수시스템은 AI를 통해 이 데이터를 분석할 계획이다. 홍 본부장은 “데이터를 통해 기계 고장이 정비 불량으로 인한 것인지, 설비 능력 이상으로 운전해서인지, 아니면 열악한 운전 조건 때문인지 원인을 밝혀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화학공장은 대개 온도, 압력, 유량, 레벨 등 운전에 필요한 데이터는 측정하지만 진동, 전류 등 정비에 필요한 데이터는 측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수화학은 정비에 필요한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이수시스템은 대규모의 투자 없이 최적화된 점검 솔루션을 구축하여, 상태 기준 정비(CBM, Condition Based Maintenance)를 사용해 설비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해 예지 정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홍 본부장은 이 수준에 도달하면 PPS를 ‘스마트’ 시스템으로 불러도 될 것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IT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용하는 부분은 유망하고 더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실질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오면 IT의 할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IT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고 현업의 공조, 경영진의 지원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IT인은 현업에서 쌓은 경험과 IT를 접목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는 사람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ciokr@idg.co.kr
 



2019.04.03

사례 | "디지털 변혁의 첫 단계는 ‘효율과 안전’이다" 이수시스템 홍준기 본부장

박해정 | CIO KR
“ERP, 생산공정(MES) 등 주로 생산 관련 IT솔루션을 도입했던 화학 업계가 최근에는 안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는 안전과 설계를 선진화한다는 목표로 2년 전부터 이수화학의 PPS(Plant Portal System)를 구축하기 시작해 최근에 완료한 이수시스템 정보화사업부 홍준기 본부장의 말이다. <CIO Korea>는 이수화학 PPS 구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홍 본부장을 만나 디지털 변혁으로 가는 첫 단추로서 PPS가 갖는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1970년 국내 산업화가 한 참 추진될 무렵 지어진 화학공장들이 현재까지 계속 가동되면서 새로 배관을 연결하고, 기계의 배치를 바꾸며, 전력 설비나 방화 시설을 추가하는 등의 변화를 겪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공장의 설비 변화를 잘 아는 직원들이 퇴사하고 새로운 직원이 맡게 되면서 공장 관리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 정보가 누락됐다. 이수시스템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현장을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했고, 우선은 현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했다. 

이수시스템 홍준기 본부장은 “사람이 공장 배관이나 설비를 확인하고 정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바로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이었다”고 밝혔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란 제조산업이 이미 완성된 공장의 구석구석 수천 포인트를 레이저로 스캔하고 역설계해 3D 모델링으로 도면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검토한 이수시스템은 모든 자료를 통합해 쉽게 볼 수 있도록 포털을 만들기로 했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탄생한 도면, 현장과 일치율 95%
마치 연필로 스케치한 듯 레이저 스캔해 확보한 3차원 데이터로 설계도를 그리고, 그 다음 물감으로 색칠하듯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현장을 똑같이 그렸다. 그로 인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3D 모델, P&ID(Pipe & Instrumentation Diagram), ISO(Isometric), Plan 도면 및 관련 기술 문서, 설비 이력(SAP ERP PM)을 연계할 수 있게 됐다.  

홍 본부장에 따르면 일치된 도면의 확보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였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장 직원들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털을 도입했다. Plant Portal System을 의미하는 PPS에는 포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안전 관련 뉴스 정보, 오늘 살펴야 할 주요 설비와 유틸리티 사용 정보가 대시보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유틸리티 정보에는 용수 사용량, 전기 사용량, 연료 사용량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수시스템은 이러한 정보를 확인하고 공장 운영 상황을 날씨 정보와 비교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좀더 편리하게 사용하고자 도면, 3D 데이터, 관련 문서를 모두 한곳에 담았고 검색 엔진을 통해 태그나 자연어 기반의 검색어로 원하는 데이터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홍 본부장은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했었는데, 공장 전체에 관한 데이터를 추출해 3D 모델링으로 역설계한 사례가 없었다. 호주 퍼스에 있는 공장에서 부분적으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도입했고,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라는 국영 석유회사가 공장의 운영과 유지보수하는 데 활용하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현장과 95% 일치하는 도면 확보란, 공장의 안전과 효율적인 관리 면에서 가히 혁신적이다. 그런데도 이수시스템의 PPS에 ‘스마트’나 ‘디지털’ 같은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홍 본부장은 “최근 산업 내에서 흔히 사용되는 마케팅 용어로서의 ‘스마트’로 분류되는 게 탐탁지 않았다. 단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 제조 현황, 기술 등에 관한 통합된 정보를 담은 시스템을 만들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부서가 스마트플랜트(SP)사업팀인데, 이 팀의 가진 장기적인 계획이 실현되면 그때는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시스템’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수시스템의 이러한 노력에는 외부 요인도 작용했다. 산업안전보건법,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통합환경관리법 등이 제정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률 시행에 따라 현재 화학회사들은 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화학물질에 관해 각각 어떻게 취급하고, 처리하며, 폐기하는지를 정리하고 관리해야 한다. 

산업안전관리공단이 화학공장의 설비 증설 또는 변경을 심사할 때 P&ID라는 도면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도면과 현장이 얼마나 일치하느냐다. 화학공장은 다양한 위험물질을 다루는 특성상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현장과 다른 도면으로는 사고 수습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현장과 도면이 다른 이유는, 오랫동안 공장을 가동하면서 현장의 설비를 교체‧추가‧변경하고 나서의 정보가 누락되거나 업데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화학 관련 업계에서는 현장과 도면 일치화를 위한 변경관리 관련 정비가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수시스템은 현장을 역설계하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도 발굴했다. 공장 이전 시 더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회사가 공장을 이전하거나 새로 지을 때 기존 공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가지고 배관, 전기 등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설계하고 건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울산에 있는 화학공장과 똑같은 규모의 화학공장을 베트남에 지을 때 울산 공장의 역설계 도면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의 숙원사업 해결하고 BM 특허 준비
이수시스템은 현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통해 PPS 서비스를 개시하게 된 사례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 비즈니스 모델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홍 본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온산 공장 PPS가 2017년 말에, 울산 공장 PPS가 올 1월에 각각 완료됐습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본 이수화학 담당 임원들이 ‘공장의 숙원사업’을 해결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장과 일치하는 도면을 확보함으로써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공적으로 PPS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의 생리를 경험해 이해할 수 있으며 IT를 잘 아는 전문가의 참여와 이수화학 경영진의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유, 석유화학, 정밀화학 등 장치산업은 1년에 한 번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수리하거나 청소하는 기간을 갖는다. 이를 정기보수(TA, Turn Around)라고 하는데 짧게는 한 달, 길면 두 달도 걸린다. 1년 동안 변경해야 하는 설비의 60% 이상이 이때 이뤄진다. 이때 엔지니어링, 예산, 사전 인허가 준비 등 거의 모든 작업에 관해 기술팀, 안전팀, 생산팀, 공무팀, 환경팀이 함께 준비하게 된다. 현장과 일치한 도면을 보면서 이 5개 팀이 움직인다면 정기보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홍 본부장은 이수화학의 현업 담당자들에게 들은 평가를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과거에 3~4개월 걸리던 배관 위치 변경, 설비 위치 변경 등의 작업을 3~4일 만에 모델링해서 배관 위치, 설비 위치를 잡아서 엔지니어에게 보여줬더니 ‘그대로 앉히면 되겠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가상화, 시뮬레이션, 언제든 변경 가능한 유연성은 디지털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수시스템은 PPS로 비즈니스 모델 특허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우리의 PPS 솔루션 전체를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보고 현재 다이어그램과 플로우차트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홍 본부장에 따르면, 이수시스템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긴 여정으로 보고 무엇을 어떻게 업무에 활용할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홍 본부장은 “10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도달했다기보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가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본다. 더 발전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며 “다만, 현재 이야기하는 수준에서 다른 회사보다 디지털화돼 있고 어떤 부분은 앞서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AI∙MR 담은 ‘로드맵 2022년’
이수화학 PPS 구축을 맡았던 이수시스템의 SP사업팀은 2022년 달성을 목표로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SP사업팀은 2년마다 PPS에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넣어 제품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홍 본부장에 따르면, SP사업팀 로드맵에는 빅데이터, AI, VR과 AR을 결합한 MR 등이 들어 있다. 로드맵의 AI 활용 방안은 공장의 에너지 절감이나 운영 효율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밖에 현장의 데이터를 태블릿이나 PC로 확인할 뿐 아니라 현장에서 스마트안경을 쓰고 VR로 모델링 결과와 현장을 동시에 보면서 데이터를 함께 열어 볼 수 있는 시스템 구상도 포함돼 있다. 

이수시스템은 12~13년 동안 수집한 운전 데이터(DCS)로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DCS는 98년부터 누적된 정비 이력 데이터와 2000년부터 누적된 설비 이력 데이터로 구성돼 있으며 이수시스템은 AI를 통해 이 데이터를 분석할 계획이다. 홍 본부장은 “데이터를 통해 기계 고장이 정비 불량으로 인한 것인지, 설비 능력 이상으로 운전해서인지, 아니면 열악한 운전 조건 때문인지 원인을 밝혀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화학공장은 대개 온도, 압력, 유량, 레벨 등 운전에 필요한 데이터는 측정하지만 진동, 전류 등 정비에 필요한 데이터는 측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수화학은 정비에 필요한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이수시스템은 대규모의 투자 없이 최적화된 점검 솔루션을 구축하여, 상태 기준 정비(CBM, Condition Based Maintenance)를 사용해 설비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해 예지 정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홍 본부장은 이 수준에 도달하면 PPS를 ‘스마트’ 시스템으로 불러도 될 것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IT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용하는 부분은 유망하고 더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실질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오면 IT의 할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IT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고 현업의 공조, 경영진의 지원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IT인은 현업에서 쌓은 경험과 IT를 접목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는 사람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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