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4

칼럼 | 철저하게 계산된 MS의 '오피스 2019 폄하'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기업이 자사 상품을 깎아내리면서 사실상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는 경우가 있을까? 금시초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확실히 특이한 방식으로 제품 마케팅의 '신기원'을 열고 있다. 고객에게 '오피스 2019'는 구식이고 복잡하며 사용하기 어렵고 전반적으로 수준 미달이니 사용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 Getty Images Bank

정신 나간 소리 같겠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오피스를 아예 버리라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2019를 헐뜯으면서 사용자가 오피스 구독 버전인 '오피스 365'로 갈아타게 하려는 심산이다. 따라서 엽기적으로 들릴 만한 '오피스 2019 폄하 작전'에는 타당한(?) 구석이 많다.

먼저 그 배경부터 살펴보자. 오피스 2019는 소위 '영구 라이선스 버전' 오피스의 최신판이다. 한번 돈을 내면 영구적으로 소유한다. 다음 번 주요 버전이 출시되기 전까지 보통 몇 년간은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며 한 대의 컴퓨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버전에 따라 달라진다. 가정용 및 학생용 버전은 150달러, 더 강력한 가정용 및 비즈니스용 버전은 250달러이며,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요금제도 있다.   

반면 구독 버전 오피스인 오피스 365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영구 버전 오피스에는 없는 강력한 기능이 있다. 예를 들면, 엑셀, 파워포인트용 디자이너 및 퀵스타터 디자인 툴 등을 통한 협업 기능, 워드용의 다양한 조사 및 편집 도구 등이다. 가격은 원하는 오피스 애플리케이션과 사용 장치 대수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용 오피스 365는 1년에 70달러, 가정용 오피스 365는 1년에 100달러이며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요금제가 있다.   

계산해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가 오피스 2019를 살 때보다 오피스 365를 구독할 때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가정용 오피스 365를 5년간 사용할 때 드는 돈은 500달러지만, 가정용 및 학생용 오피스 2019를 5년간 사용할 때 드는 돈은 150달러이다. 물론, 여러 대의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오피스 365가 더 낫다. 장치 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최신, 최고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분명한 것은 사용자가 오피스 365를 구독해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돈을 내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에 금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2019 죽이기'에 온갖 노력을 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오피스 2019 출시 직후 버전에 따라 최대 10% 가격을 올렸다. 막 출시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고객이 제품을 사지 않게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365를 설치할 수 있는 장치 수를 무제한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이 오피스 365로 갈아타도록 가격 인상이라는 채찍과 장치 수 무제한이라는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대와 달리 '갈아탄' 사람은 일부에 불과했다. 해리 맥크래켄이 지적한 대로 오피스 365의 기업 사용자는 1억 5500만 명, 일반 사용자는 3억 3500만 명에 달한다. 많은 숫자지만 영구 버전 사용자 약 10억 명에 비하면 적다.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당근과 채찍 전략이 아직까지는 실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2019를 사용하지 말라는 사용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의 기업 부사장 자레드 스파라토가 “쌍둥이 대결: 오피스 365가 오피스 2019를 이기다”라는 제목의 블로그 게시물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오피스 365와 오피스 2019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견해가 이 글에 집대성돼 있다.

그는 먼저 오피스 365의 장점을 극찬한다. 오피스 365에 포함된 앱은 “매달 새로운 기능이 제공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향상된다. 무엇보다도 오피스 365는 클라우드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장비에서도 파일에 접근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그 누구와도 공동 작성이 가능하며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적은 노력으로 더 영향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오피스 2019는 앱이 “시간에 멈춰 있다. 새로운 기능으로 업데이트되는 일이 없고 클라우드에 연결돼 있지 않다. 앱 간의 실시간 공동 작성을 지원하지 않으며 오피스 365에 제공되는 AI 기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쌍둥이 대결”이라는 제목으로 3개의 동영상을 연이어 만들었다. 영상을 보면, 쌍둥이가 등장해 한 명은 오피스 365로, 다른 한 명은 오피스 2019로 주어진 작업을 수행하며 '대결'한다. 

한 대결에서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만들다 만 프레젠테이션을 완성하는 것이다. 슬라이드 전체를 디자인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당연히 오피스 365 사용자는 디자이너를 사용해 슬라이드 전체를 빠르게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서 오피스 2019 사용자를 압도한다. 또한 잉크를 쓴 글자를 텍스트로, 잉크로 그린 모양을 편집 가능하고 재사용 가능한 도형으로 순식간에 변환시킨다. 이번에도 오피스 2019는 대패한다. 그러나 이 대결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2019가 질 것이 뻔한 작업을 선택했다. 공정한 대결이 아닌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제품을 깎아 내리는 것을 두고 많은 IT 전문가가 “기이하다”,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 걸린 돈을 생각하면, 오히려 철저히 논리적이라고 봐야 한다. 사람들이 영구 버전 오피스를 버리고 구독 기반 오피스 365를 선택하게 할 수만 있다면 수천 억 달러가 더 들어오기 때문이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2019를 깎아 내리는 쌍둥이 대결 홍보를 시작한 것이 '미친 짓'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철저하게 계획된, '여우처럼 영악한' 미친 짓이다 ciokr@idg.co.kr



2019.03.14

칼럼 | 철저하게 계산된 MS의 '오피스 2019 폄하'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기업이 자사 상품을 깎아내리면서 사실상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는 경우가 있을까? 금시초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확실히 특이한 방식으로 제품 마케팅의 '신기원'을 열고 있다. 고객에게 '오피스 2019'는 구식이고 복잡하며 사용하기 어렵고 전반적으로 수준 미달이니 사용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 Getty Images Bank

정신 나간 소리 같겠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오피스를 아예 버리라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2019를 헐뜯으면서 사용자가 오피스 구독 버전인 '오피스 365'로 갈아타게 하려는 심산이다. 따라서 엽기적으로 들릴 만한 '오피스 2019 폄하 작전'에는 타당한(?) 구석이 많다.

먼저 그 배경부터 살펴보자. 오피스 2019는 소위 '영구 라이선스 버전' 오피스의 최신판이다. 한번 돈을 내면 영구적으로 소유한다. 다음 번 주요 버전이 출시되기 전까지 보통 몇 년간은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며 한 대의 컴퓨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버전에 따라 달라진다. 가정용 및 학생용 버전은 150달러, 더 강력한 가정용 및 비즈니스용 버전은 250달러이며,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요금제도 있다.   

반면 구독 버전 오피스인 오피스 365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영구 버전 오피스에는 없는 강력한 기능이 있다. 예를 들면, 엑셀, 파워포인트용 디자이너 및 퀵스타터 디자인 툴 등을 통한 협업 기능, 워드용의 다양한 조사 및 편집 도구 등이다. 가격은 원하는 오피스 애플리케이션과 사용 장치 대수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용 오피스 365는 1년에 70달러, 가정용 오피스 365는 1년에 100달러이며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요금제가 있다.   

계산해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가 오피스 2019를 살 때보다 오피스 365를 구독할 때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가정용 오피스 365를 5년간 사용할 때 드는 돈은 500달러지만, 가정용 및 학생용 오피스 2019를 5년간 사용할 때 드는 돈은 150달러이다. 물론, 여러 대의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오피스 365가 더 낫다. 장치 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최신, 최고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분명한 것은 사용자가 오피스 365를 구독해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돈을 내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에 금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2019 죽이기'에 온갖 노력을 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오피스 2019 출시 직후 버전에 따라 최대 10% 가격을 올렸다. 막 출시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고객이 제품을 사지 않게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365를 설치할 수 있는 장치 수를 무제한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이 오피스 365로 갈아타도록 가격 인상이라는 채찍과 장치 수 무제한이라는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대와 달리 '갈아탄' 사람은 일부에 불과했다. 해리 맥크래켄이 지적한 대로 오피스 365의 기업 사용자는 1억 5500만 명, 일반 사용자는 3억 3500만 명에 달한다. 많은 숫자지만 영구 버전 사용자 약 10억 명에 비하면 적다.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당근과 채찍 전략이 아직까지는 실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2019를 사용하지 말라는 사용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의 기업 부사장 자레드 스파라토가 “쌍둥이 대결: 오피스 365가 오피스 2019를 이기다”라는 제목의 블로그 게시물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오피스 365와 오피스 2019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견해가 이 글에 집대성돼 있다.

그는 먼저 오피스 365의 장점을 극찬한다. 오피스 365에 포함된 앱은 “매달 새로운 기능이 제공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향상된다. 무엇보다도 오피스 365는 클라우드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장비에서도 파일에 접근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그 누구와도 공동 작성이 가능하며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적은 노력으로 더 영향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오피스 2019는 앱이 “시간에 멈춰 있다. 새로운 기능으로 업데이트되는 일이 없고 클라우드에 연결돼 있지 않다. 앱 간의 실시간 공동 작성을 지원하지 않으며 오피스 365에 제공되는 AI 기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쌍둥이 대결”이라는 제목으로 3개의 동영상을 연이어 만들었다. 영상을 보면, 쌍둥이가 등장해 한 명은 오피스 365로, 다른 한 명은 오피스 2019로 주어진 작업을 수행하며 '대결'한다. 

한 대결에서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만들다 만 프레젠테이션을 완성하는 것이다. 슬라이드 전체를 디자인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당연히 오피스 365 사용자는 디자이너를 사용해 슬라이드 전체를 빠르게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서 오피스 2019 사용자를 압도한다. 또한 잉크를 쓴 글자를 텍스트로, 잉크로 그린 모양을 편집 가능하고 재사용 가능한 도형으로 순식간에 변환시킨다. 이번에도 오피스 2019는 대패한다. 그러나 이 대결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2019가 질 것이 뻔한 작업을 선택했다. 공정한 대결이 아닌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제품을 깎아 내리는 것을 두고 많은 IT 전문가가 “기이하다”,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 걸린 돈을 생각하면, 오히려 철저히 논리적이라고 봐야 한다. 사람들이 영구 버전 오피스를 버리고 구독 기반 오피스 365를 선택하게 할 수만 있다면 수천 억 달러가 더 들어오기 때문이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2019를 깎아 내리는 쌍둥이 대결 홍보를 시작한 것이 '미친 짓'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철저하게 계획된, '여우처럼 영악한' 미친 짓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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