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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라인웍스가 전하는 글로벌 시장 생존의 조건’··· 웍스모바일 김동수 글로벌 사업본부장

2019.12.11 Brian Cheon  |  CIO KR
2016년 1월 공식 런칭했다. 1만 고객사를 확보하기까지는 25개월이 걸렸다. 2만 고객사는 다시 9개월이 지난 2018년 11월에 달성했다. 그리고 2019년 봄, 마침내 3만 고객사를 돌파했다. 현재 유료 기준 38%를 상회하는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네이버에서 분사한 웍스모바일(https://line.worksmobile.com/kr/)이 자체 개발한 메시징 협업 툴인 ‘라인웍스(LINE WORKS)’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과다. 

수많은 협업 툴이 존재하고, 그 중에서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슬랙과 같은 내로라하는 솔루션들도 포함돼 있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 속에서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는 어떻게 2위와 3배 가까이 차이나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일본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었을까? 판교 크래프톤 타워에 소재한 웍스모바일 본사에서 김동수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모바일 센트릭, 경쟁 아닌 연동, 그리고 마켓인”
“2015년 당시의 일본 협업 툴 시장은 무척 ‘흐린 상태’였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메일을 이용하고 로컬 툴을 이용하지만 모바일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용 메신저 개념은 희미했습니다. 한편으로 클라우드 기술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상태였습니다. 일본 시장에 대해 첫번째로 주목한 지점이었습니다.”

김동수 본부장은 유독 모바일 측면에서 갈라파고스적인 성격을 보이는 일본 시장의 특성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례로 2015년까지만 해도 PC에서 모바일로 업무 환경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었지만 모바일 업무에 대응하는 메시징 환경은 ‘Poor’했었다고 그는 진단했다. 

“웍스모바일만이 제시할 수 있는 모바일 친화적 핵심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기성 솔루션은 PC 기반 위주여서 모바일 친화적이지 않았습니다. 또 까다로운 일본 시장의 각종 요구에 민첩하고 세세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본에서는 네이버의 라인 메신저가 소비자 사이에 안착해 있었습니다. 라인 메신저를 업무용으로 이용하는 비율이 무려 65%에 달했습니다.” 

김동수 본부장은 그러나 라인 메신저를 업무용으로 쓰기 싫어하는 비율이 44%에 달했다고 전했다. 필요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이용하지만 개인용 메신저를 업무용으로 사용하는데 따른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회사 관점에서도 기업 정보가 B2C 메신저로 흘러가는 상황에 대한 보안 우려와 업무 커뮤니케이션이 축적되지 않고 유실되는 이슈가 발생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B2C 메신저를 업무에 이용하는데 거부감을 가진 이용자, 셰도우 IT를 지양하고자 하는 얼리어답터나 이노베이터 기업에 일단 초점을 맞췄습니다. 8,000만 이용자를 이미 확보한 라인 메신저와의 기술적 연동을 통해 B2B2C를 구성할 수 있는 역량은 우리만 가능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기업 솔루션들과의 원활한 호환성 확보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구글의 지메일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제품군은 일본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들과 경쟁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와의 API 연동을 통해 동반자로 삼는 전략을 펼쳤다. 초기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선택이기도 했다고 김동수 본부장은 전했다. 

“아울러 까다로운 일본 대기업의 마음을 얻는 데에는 ‘마켓인’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전형적으로 ‘Product Out’ 전략을 펼칩니다. 고객의 목소리, 피드백이 제품에 반영되기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객의 원하는 것을 빠르게 포착해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메시지 회수 기능, 기업별 스티커 생성 기능, 기업들이 요구하는 수많은 인증 획득 등이 대표적입니다.”

2016년도 최초의 빅딜 (Big deal) 고객이 된 도쿄해상화재 사례가 그랬다. 거대하지만 까다로운 이 금융 기업은 1년 반 전부터 비즈니스 메신저를 탐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은 기성 제품을 알아서 쓰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고 로컬 기업들은 각종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 도쿄해상화재가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 15개에 대한 대안을 먼저 만들어 제시하자 만남의 기회가 열렸다. 

“지금껏 자신들이 가진 문제의 해결책을 이렇게 먼저 제시한 경우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를테면 SaaS 솔루션에 부과되는 금융 업종의 보안 규정에 대응하기란 정말이지 어려운데, 우리는 한달 반 만에 모두 맞췄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려 33번의 미팅이 필요했습니다. 이후 시장고객들의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사업 출범 당시에는 만나기조차 어려웠던, 현재 웍스모바일 최대 파트너사인 KDDI 사업 수장과 사업 책임 임원들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비즈니스 워크숍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제 마침내 생존은 이뤄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존에는 여러 조건 필요, 과락 피해야”
김동수 본부장은 ‘생존’이라는 표현에 더해 ‘운이 좋았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파트너십 관계를 중시하기로 정평난 일본 시장에서 이름 모를 해외 기업이 시장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안착하기란 결코 쉬웠을 리 없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면 비즈니스 미팅 자체가 어려운 것이 일본 시장의 특성이다. 성공이든 생존이든, 그것을 가능케한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김동수 본부장에게 물었다. 

“성공 요건 한두 개가 아니라 필수 요소로 정리하는 9가지가 있습니다. 필수 요소 각각을 실패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과락을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동수 본부장이 말하는 9가지 필수 요소는 크게 4가지 범주로 구성돼 있다. 상품과 시장/경쟁, 비즈니스 모델이 하나이며, 파트너와 팀 빌딩이 다른 하나다. 고객의 보이스, CS/인프라, 마케팅이 또다른 범주를 구성한다. 마지막 하나는 목표의 공유와 공감, 집중이다. 



“저희 같은 솔루션 비즈니스, 글로벌 비즈니스는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수입니다. 한 개라도 과락이 되면 리스크가 되어 나머지를 망가뜨리게 됩니다. 많은 스타트업이나 기성 솔루션 기업들이 그래서 실패한다고 봅니다. 기존 성공 시나리오만 믿고 따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을 분석하고 고객의 보이스를 듣고 반영하며 내외부 팀을 제대로 구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공감대를 가지고 집중력을 가져가야 합니다. 이들 하나하나를 실패하지 않을 때 조금씩 성취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이것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는 지루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김동수 본부장은 라인웍스 그 자체가 이러한 필수 요소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품력, 시장 분석 능력, 팀 빌딩과 소통, 고객과의 소통 등에서 라인웍스 고객들이 이러한 변화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일본 굴지의 스포츠 기업인 미즈노의 사례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선수들이 제공한 여러 예민한 피드백이 있을 겁니다. 이것을 영업 사원이 훈련 일주일 뒤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라인웍스를 이용하면서 현장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전달해 관계자가 곧바로 리뷰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기업 내에서 정보가 흐르고 체계화되는 문화 자체가 달라지게 된 겁니다. 협업툴을 제대로 이용하면 기업의 체질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가격과 기능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바꾸려는 접근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동수 본부장은 이 밖에도 응급 상황 시 의사들 사이의 정보 공유에 라인웍스를 이용한 치바대학 병원, 새벽에 2,000여 고객 조직에 1만 8,000끼의 음식을 배달하기 위해 고객과 빠르고 정확한 소통이 필요했던 급식 배달 기업, 라인웍스를 통한 원격 커뮤니케이션으로 송아지 사산율을 10%에서 5%로 낮춘 농축산 기업 등을 언급했다.

업무용 메신저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회의가 사라지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클라우드에 쌓이게 된다. 소통하는 과정에서 업무가 진척되고 가시화되면서 ‘보고를 위한 보고’가 생략되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요? 기업 내 소통과 의사결정이 원활해지고 정확해지면서 측정할 수 없는 수많은 가치가 창출됩니다. AI 기술의 접목 관점에서 라인웍스는 번역 기능이나 봇 API를 이미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 음성 서비스, 위치 정보 서비스, 여타 인공지능 기능성이 추가된다면 다시 새로운 활용 시나리오가 나타날 겁니다. 이미 기술적으로는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것들이기도 합니다. 웍스모바일은 네이버 랩스, 클로바 등의 그룹 내 기술 조직과 공조해 로드맵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김동수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시장 정보가 대부분 오픈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과 다른 업종, 다른 국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을 뜨고 지켜보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다양한 고객 정보를 통합해 기업 내에서는 반드시 일관된 고객 경험(Consistent Customer Experience)을 여러 부서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새로운 흐름을 미리 포착하지 못한다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뒤쳐질 겁니다. 멀티플 소스로 쏟아져 들어오는 시장과 고객의 정보를 비즈니스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들 정보를 한 곳에 모으고 있는지, 필요한 정보가 여러 비즈니스 부서에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걸 잘 해내는 기업이 앞으로 글로벌에서 생존하는 기업들일 겁니다.”

김동수 본부장과의 인터뷰에서 거론된 토픽은 다양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한 이야기가 한 축이었다면 협업 툴 자체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며 조직 경영 철학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인터뷰 내내 그가 전하려 했던 메시지는 일관적이었다. 시장, 사용자,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대응 속도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 맥락이다. 협업 툴 전문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수장은 그렇게 소통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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