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2

칼럼 |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정철환 | CIO KR
필자는 2012년 9월 <CIO Korea>에 ‘칼럼 | CPU와 메모리 그리고 SSD’를 기고했었다. 그리고 올해 2018년 4월에 필자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ERP 메인 스토리지를 올 플래시 시스템으로 교체 완료했다. 당시로부터 6년이 흐른 뒤 현실이 된 것이다. SSD 기술은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자기 디스크 방식을 플래시 메모리로 대체한 것에서 시작하여 인터페이스 규격과 통신 프로토콜이 플래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M.2 규격이나 NVMe 기술 등이 등장하였고 이젠 노트북에도 일상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벤더 순위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스토리지 분야의 기술 진보와 함께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컴퓨팅 환경의 발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위 HCI (hyper-converged infrastructure)로 일컫는 소프트웨어 가상화 기반의 서버와 스토리지, 그리고 네트워크 통합 환경은 대부분의 하드웨어 솔루션 벤더들이 차세대 시스템 아키텍처로 이야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인프라를 대변하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계층에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를 도입하여 클라우드 컴퓨팅과 소프트웨어 컨테이너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IT 인프라를 여러 벤더에서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CPU의 속도 경쟁에서 시작된 IT 인프라의 발전은 서버 가상화 경쟁, 스토리지의 용량 경쟁, SSD를 통한 속도 향상을 지나 네트워크와 서버를 소프트웨어 가상화 방식으로 통합하여 운영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운영 환경에서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과 소프트웨어 컨테이너 기술의 등장 등이 함께 했다. 그런데 일선 조직에서 IT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IT 인프라의 눈부신 발전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와~ 멋지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는 정말 속도가 빠르네. 그런데 나머지는 어디다 쓰지?’

이하는 제조업의 IT 시스템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의 제한적인 관점에서 제기한 생각임을 전제로 한다. 인터넷 기반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거나 또는 최신 IT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는 업계에서는 이미 활용하고 있는 곳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ERP와 MES를 중심으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제조업 IT 관점에서 앞서 이야기한 눈부신 IT 인프라의 발전은 왠지 강 건너 불구경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올 플래시 스토리지와 서버 가상화 기술은 많은 혜택을 이미 보고 있다.

하지만 HC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아키텍처의 도입이나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와 같은 영역은 사실 현 단계에서 도입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 국내 제조 기업 ERP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SAP의 경우 SAP/HANA 이전의 솔루션은 전통적으로 UNIX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UNIX 서버 환경은 앞서 이야기한 IT 인프라의 눈부신 발전에서 예외다. 여전히 벤더 고유의 가상화 환경을 통한 서버 가상화 수준에 머무른다. 또한 SAP 개발 환경이 클라우드나 컨테이너 기술을 지원하지도 않는다. MES의 경우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기에 향후 IT 인프라 기술의 최신 기술을 적용할 기회가 없지는 않겠으나 아직까지 그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외에 수많은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영역은 어떤가? ERP와 MES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웹 기반의 X86 아키텍처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IT 인프라 최신 동향을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영역이기는 하다. 그런데 IT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운영인력과 대부분의 SI 개발 인력이 급변하는 IT 인프라 기술을 얼마나 따라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존의 서버 가상화와 SAN 또는 NAS 기반 스토리지 환경이 아닌 HCI 환경이 제공하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과 관련된 기술력을 보유한 운영 조직이 많은가? 필자의 제한된 시각에서는 아직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운영 조직의 기술력이 문제가 되겠는가? HCI 환경을 통해 기업이 분명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부족한 기술력을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보완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뜻 그런 이익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존의 IT 인프라 환경을 최신 환경으로 전환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아쉽다. 최신 HCI 환경에 대한 마케팅 세미나에 참석해서 소개받는 다양한 최신 IT 인프라 솔루션을 적용해 보고 싶은데 말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어도 기업의 입장에서 적용할 때 효과가 분명하지 많으면 도입이 쉽지 않다. 무지한 기업의 IT 담당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례의 발굴이 필요하다.


IT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첫 영역이 시스템 엔지니어였기 때문인지 필자는 IT 인프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리고 최근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기업에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직접적인 솔루션인 애플리케이션의 발전은 참 더디다. SAP는 1990년대의 아키텍처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 외의 애플리케이션은 어떤가? 2000년대 웹 기반 환경으로의 전환 후 정체되어 있다. IT 인프라의 발전에 따른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제시하는 솔루션 업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꾸준히 새로운 IT 인프라에 대한 관심과 함께 가능한 측면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도입한 올 플래시 스토리지의 도입 성과는 어떤지 궁금한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던 배치 작업의 수행 시간이 40분 정도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더 많은 신기술의 도입을 통해 더 큰 효과를 보길 기대해본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18.05.02

칼럼 |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정철환 | CIO KR
필자는 2012년 9월 <CIO Korea>에 ‘칼럼 | CPU와 메모리 그리고 SSD’를 기고했었다. 그리고 올해 2018년 4월에 필자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ERP 메인 스토리지를 올 플래시 시스템으로 교체 완료했다. 당시로부터 6년이 흐른 뒤 현실이 된 것이다. SSD 기술은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자기 디스크 방식을 플래시 메모리로 대체한 것에서 시작하여 인터페이스 규격과 통신 프로토콜이 플래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M.2 규격이나 NVMe 기술 등이 등장하였고 이젠 노트북에도 일상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벤더 순위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스토리지 분야의 기술 진보와 함께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컴퓨팅 환경의 발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위 HCI (hyper-converged infrastructure)로 일컫는 소프트웨어 가상화 기반의 서버와 스토리지, 그리고 네트워크 통합 환경은 대부분의 하드웨어 솔루션 벤더들이 차세대 시스템 아키텍처로 이야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인프라를 대변하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계층에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를 도입하여 클라우드 컴퓨팅과 소프트웨어 컨테이너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IT 인프라를 여러 벤더에서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CPU의 속도 경쟁에서 시작된 IT 인프라의 발전은 서버 가상화 경쟁, 스토리지의 용량 경쟁, SSD를 통한 속도 향상을 지나 네트워크와 서버를 소프트웨어 가상화 방식으로 통합하여 운영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운영 환경에서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과 소프트웨어 컨테이너 기술의 등장 등이 함께 했다. 그런데 일선 조직에서 IT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IT 인프라의 눈부신 발전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와~ 멋지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는 정말 속도가 빠르네. 그런데 나머지는 어디다 쓰지?’

이하는 제조업의 IT 시스템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의 제한적인 관점에서 제기한 생각임을 전제로 한다. 인터넷 기반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거나 또는 최신 IT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는 업계에서는 이미 활용하고 있는 곳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ERP와 MES를 중심으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제조업 IT 관점에서 앞서 이야기한 눈부신 IT 인프라의 발전은 왠지 강 건너 불구경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올 플래시 스토리지와 서버 가상화 기술은 많은 혜택을 이미 보고 있다.

하지만 HC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아키텍처의 도입이나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와 같은 영역은 사실 현 단계에서 도입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 국내 제조 기업 ERP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SAP의 경우 SAP/HANA 이전의 솔루션은 전통적으로 UNIX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UNIX 서버 환경은 앞서 이야기한 IT 인프라의 눈부신 발전에서 예외다. 여전히 벤더 고유의 가상화 환경을 통한 서버 가상화 수준에 머무른다. 또한 SAP 개발 환경이 클라우드나 컨테이너 기술을 지원하지도 않는다. MES의 경우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기에 향후 IT 인프라 기술의 최신 기술을 적용할 기회가 없지는 않겠으나 아직까지 그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외에 수많은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영역은 어떤가? ERP와 MES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웹 기반의 X86 아키텍처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IT 인프라 최신 동향을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영역이기는 하다. 그런데 IT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운영인력과 대부분의 SI 개발 인력이 급변하는 IT 인프라 기술을 얼마나 따라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존의 서버 가상화와 SAN 또는 NAS 기반 스토리지 환경이 아닌 HCI 환경이 제공하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과 관련된 기술력을 보유한 운영 조직이 많은가? 필자의 제한된 시각에서는 아직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운영 조직의 기술력이 문제가 되겠는가? HCI 환경을 통해 기업이 분명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부족한 기술력을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보완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뜻 그런 이익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존의 IT 인프라 환경을 최신 환경으로 전환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아쉽다. 최신 HCI 환경에 대한 마케팅 세미나에 참석해서 소개받는 다양한 최신 IT 인프라 솔루션을 적용해 보고 싶은데 말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어도 기업의 입장에서 적용할 때 효과가 분명하지 많으면 도입이 쉽지 않다. 무지한 기업의 IT 담당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례의 발굴이 필요하다.


IT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첫 영역이 시스템 엔지니어였기 때문인지 필자는 IT 인프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리고 최근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기업에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직접적인 솔루션인 애플리케이션의 발전은 참 더디다. SAP는 1990년대의 아키텍처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 외의 애플리케이션은 어떤가? 2000년대 웹 기반 환경으로의 전환 후 정체되어 있다. IT 인프라의 발전에 따른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제시하는 솔루션 업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꾸준히 새로운 IT 인프라에 대한 관심과 함께 가능한 측면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도입한 올 플래시 스토리지의 도입 성과는 어떤지 궁금한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던 배치 작업의 수행 시간이 40분 정도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더 많은 신기술의 도입을 통해 더 큰 효과를 보길 기대해본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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