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AR|VR

칼럼 | 구글과 애플이 혼합 현실을 지배할 이유

2017.02.22 Mike Elgan  |  Computerworld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혼합 현실(Mixed Reality)의 황홀한 미래를 가져다 줄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매직 리프(Magic Leap)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10월 윈도우 10 이벤트에서 선보인 프로젝트 엑스레이(Project XRay) 게임 데모와 같은 놀라운 홀로렌즈(Hololens) 데모를 통해 관심을 사로잡았다. 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한 매직 리프는 시뮬레이션 경험 비디오로 유튜브 사용자들을 매료시켰다. 그 외에 ODG, 메타(Meta)가 이 분야의 유력 기업으로 꼽힌다.

이런 데모들이 멋지고, 데모의 제품들이 모두 또는 일부 출시되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흐리는 새로운 경험으로 사용자들을 즐겁게 해주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혼합 현실의 미래를 지배할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도, 매직 리프도 아니고 ODG나 메타도 아니다. 바로 구글과 애플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혼합 현실의 현주소
완전히 컴퓨터로 생성된 세계로 들어가는 가상 현실과 달리 혼합 현실은 컴퓨터에서 생성한 세계와 현실 세계를 혼합한다. 혼합 현실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1.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 이 종류의 혼합 현실은 컴퓨터에서 생성한 단어와 이미지를 단순히 사용자의 시야에 배치할 뿐이고, 가상 물체를 실제 세계의 사물이나 표면에 연결하지는 않는다. 구글 글래스, 전투기 디스플레이, 차세대 자동차 윈드실드가 HUD에 해당한다.

2. 사물 또는 표면 인식 증강 현실: 텍스트 또는 컴퓨터에서 생성한 사물이 실제 세계 사물에 연결되거나 실제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혼합 현실이다. 스피로(Sphero) BB8 장난감 로봇 스마트폰 앱과 같은 단순한 것부터 홀로렌즈, 매직 리프 등 복잡한 시스템까지 다양하다.

가장 흥미로운 혼합 현실 경험은 주변 환경을 실시간 3D 매핑해서 가상 사물이 실제 세계의 표면 및 사물과 상호 작용하는 형태다. 예를 들면 컴퓨터에서 생성된 생물이 실제 식탁 위에 서거나 그 뒤에 숨는다. 문제는 3D 매핑에는 상당한 연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높은 비용과 전력 소비, 큰 발열을 의미한다. 3D 사물의 실시간 렌더링 역시 마찬가지다.

최고급 혼합 현실 경험을 위해서는 3D 매핑과 이미지 렌더링이 모두 필요하다. 그 결과 홀로렌즈, 매직 리프와 같은 제품은 무겁고 큰 헤드셋이 필요하며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홀로렌즈 개발자 버전의 무게는 약 570g이며 가격은 3,000달러 이상이다. 무게와 가격 모두 대략 아이폰의 4배다.)

이 종류의 혼합 현실 제품은 흥미진진하지만 일상적으로 가볍게 즐기는 용도와는 맞지 않는다. 들뜬 기분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지만 가까운 장래에 이 시스템을 구매할 만한 소비자는 기업과 대학, 군대, 그리고 아주 열정적인 게이머뿐이다. 그 틈을 구글과 애플이 파고들게 된다.



구글
필자는 1년 전쯤에 구글 탱고(Tango) 3D 매핑 기술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이 플랫폼은 깊이와 거리를 포함해서 내부 공간을 빠르게 매핑할 수 있으며, 방 안에 존재하는 사물의 크기도 정확히 판단한다.

이후 첫 탱고 지원 폰이 출시됐고(레노보 팹(Phab) 2 프로), 두 번째 폰이 데모로 발표됐다(에이수스 젠폰(ZenFone) AR). 탱고 지원 앱도 수십 가지가 나왔으며 올해 말까지 그 수는 수백 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구글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시연된 바와 같이 미국 자연사 박물관은 탱고를 사용해서 공룡을 전시 중이다.

BMW는 자동차 판매에 탱고를 사용한다. MIT 연구원들은 탱고를 사용해서 실제 공간을 바탕으로 가상 현실 공간을 만든다. 이는 저렴한 전화기와 헤드셋을 사용해서 즉석으로 이러한 환경을 생성할 수 있는 초기적 가상 및 혼합 현실 접근 방식이다.

홈 AR 디자이너(Home AR Designer)와 같은 쇼핑 앱도 흥미로운 탱고 앱의 사례다. 이 앱을 사용하면 가구를 구매하기 전에 방 안에 가상 가구를 배치해서 볼 수 있다. 앞으로 최고의 탱고 제품은 새로운 폰, 새로운 앱, 새로운 주변기기의 형태로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혼합 현실 안경 등이 있다. 탱고의 놀라운 점은 구글이 이미 500달러짜리 스마트폰에서 제공 가능할 정도의 경제성을 갖춘 정교한 혼합 현실 매핑을 시연했다는 것이다.

젠폰은 탱고뿐만 아니라 구글의 데이드림(Daydream) VR 헤드셋도 지원한다(동시 지원은 아님). 탱고 책임자인 조니 리는 이론적으로는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할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사용할 만큼 매끄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래의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탱고와 데이드림 지원이 통합될 것으로 기대된다(더 가벼운 혼합 현실 안경에 대한 지원과 함께).

또한 리는 탱고 팀이 구글 픽셀(Pixel) 스마트폰 그룹과 자주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리에 따르면 이들은 탱고의 모든 측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탱고 기술이 소형화, 저가화되는 데 대해 “상당한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 필자는 앞으로 픽셀 폰에 탱고 기능이 내장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리는 탱고의 3D 데이터 수집 기능은 향후 사물을 식별하는 데 유용하며 이를 통해 인공 지능 기반의 증강 현실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탱고 자체가 사용자의 시야 내에서 사물과 건물, 장비, 제품을 식별하고 레이블을 붙이거나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기능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면 구글은 실시간으로 모든 사물에 대한 데이터를 크라우드소싱할 수 있게 된다. 구글 웨이즈(Waze) 앱이 교통량을 매핑하는 것과 같다.

구글과 탱고의 가장 중요한 점은 스마트폰 기반 혼합 현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리에 따르면 막후에서 추진 중인 그 광범위한 작업에는 스마트폰, 주변기기, 앱, 콘텐츠, 그리고 “주변 환경에 배치할 수 있는 대대적인 3D 자산 라이브러리” 개발이 모두 포함된다.
구글은 휴대가 가능하고 경제성과 실용성, 주류 보편성을 갖춘 스마트폰 친화적인 혼합 현실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애플
애플의 지향점도 대체로 비슷하다. 애플 CEO 팀 쿡은 지난 주 영국 방문 중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와의 인터뷰에서 “증강 현실(AR)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쿡은 “증강 현실”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혼합 현실”이 더 정확하다.)

쿡은 애플 제품에 대해 말할 때를 제외하면 “기대된다”라는 단어를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인터뷰는 흥미롭다(애플은 미래의 제품 계획에 대해 공개하는 법이 거의 없고, 이 칼럼에 대한 논평도 거절했다). 골드만 삭스 분석가 시모나 잔코스키와 KGI 시큐리티(KGI Securities) 분석가 밍 치 쿠오는 모두 애플의 10주년 아이폰 8이 혼합 현실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한다.

애플의 수많은 혼합 현실 특허 및 인수와 관련된 온갖 세밀한 분석 기사와 추측, 소문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애플이 상품에 혼합 현실을 도입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애플의 인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프라임센스(Primesense) 인수다. 마이크로소프트 키넥트(Kinect) 시스템의 기반이 된 하드웨어를 만들었던 업체다.

애플이 혼합 현실 공간을 공략한다면 그 대상은 주류 소비자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쿡은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혼합 현실이 “스마트폰과 같은 큰 아이디어”이며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애플이 스마트 안경 비즈니스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필자 생각으로 혼합 현실을 향한 애플의 첫 발걸음은 패션 안경에 내장되는 형태의 단순한 HUD 디스플레이, 아이폰 8의 3D 이미지 감지 기능, 또는 두 가지 모두일 수 있다.

아무튼 혼합 현실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점은 마이크로소프트, 매직 리프를 비롯한 업체들이 강력하고 기대되는 혼합 현실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이 업체에게는 구글과 애플의 한 가지 특징, 즉 경제적이고 휴대가 가능하며 주류 보편성을 갖춘 혼합 현실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는 없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게 될 혼합 현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매직 리프가 만드는, 무겁고 값비싸고 이동이 불가능한 혼합 현실이 아니라 폰에 무료로 딸려 오는 혼합 현실이다. editor@itworld.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Sponsored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