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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소름 돋는 평행이론'··· 픽셀 3a, 제 2의 모토 G가 될까?

2019.05.20 JR Raphael  |  Computerworld
안드로이드 애호가에게 구글의 픽셀 3a는 엄청난 열광을 불러올 만한 신제품은 아니다. 당연한 것이 픽셀 3a는 겉보기에는 지난 가을 출시된 고급형 픽셀 3의 보급형 리메이크에 불과하다. 접을 수 있고 화면이 튀어나오고 심지어 방송국 관제실보다 더 많은 화면을 욱여넣은 디바이스가 등장하는 시절에 내세울 것 없는 중급 모델은 너무나 따분한 제품일 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발표는 종종 그다지 흥미진진하지 않다. 여러 날을 픽셀 3a와 함께 지내면서 필자는 점점 더 확신하게 됐다. 픽셀 3a는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나온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발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해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여러 해 전에 출시된 마찬가지로 잘난 체할 것 없고 따분해 보이는 스마트폰을 생각해 보면 된다. 바로 원조 모토 G이다.
 
ⓒ Google/JR Raphael
 

픽셀 3a와 2013년의 연결점

2013년 여름을 잠깐 되돌아보자. 당시 틴더와 스냅챗이 인기 있는 새 앱이었으며, 셀카와 패블릿, 이모티콘 같은 단어가 옥스퍼드 온라인 사전에 막 추가됐다. 수많은 부모가 “렛잇고”란 노래를 물리게 들었다.

이 해에 모토로라가 완전히 구글의 지침을 따라 만든 첫 번째 스마트폰인 모토 X를 출시했다. 구글은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했지만, 신제품은 거의 2년 동안 개발 중이었다.

모토 X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제품이었다. 안드로이드 애호가와 전문 스마트폰 리뷰어들은 모두 이 스마트폰의 색다른 접근법을 칭찬했다. 특히 당시에 모토 X는 사양을 강조하지 않고,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에 향상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려 깊고 정말로 귀중한 기능을 기존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에 추가하면서도 그저 변화를 위한 마구잡이 변화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첫 모토 X는 항상 켜져 있는 음성 기동이란 개념을 시험했는데, 향후 가장 멋지고 유용한 스마트폰 혁신으로 이어졌다. 당시로써는 보편적이지 않았던 자동 주행 탐지 시스템을 도입했고, 사용자가 자신의 디바이스를 말 그대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런 수많은 장점과 올바른 요소에도 모토 X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모토 X로 모토로라는 애호가들의 평판을 얻고 구글 치하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됐고,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하지만 돈을 제대로 벌지도 못했고,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 주류와 가까운 어떤 것도 되지 못했다.

그리고 4개월 뒤인 2013년 11월, 주목을 받지 못한 브라질 행사에서 모토로라는 모토 G라는 전혀 다른 디바이스를 발표했다. 어떻게 봐도 흥미진진한 제품은 아니었다. 보급형 제품이었고, 매력적인 모토 X와 너무나도 비슷한 버전이었다.

당시 와이어드는 모토 G를 “기술적으로 따분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더버지도 “사용해 보면 모토 X와 얼마나 비슷한지 놀랄 것”이라고 “직접 비교해 보지 않고는 차이점을 알지 못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물론 눈에 띄는 차이는 있었다. 모토 G는 단돈 180달러로, 출시 당시 언론 버전이 360달러였던 모토 X의 반값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하품을 했지만, 시장은 달랐다. 모토 X는 상업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면, 모토 G는 이른바 “빅히트”를 기록했다. 모토 G 하나로 모토로라는 특정 시장에서 완전히 부활했고, 전 세계으로 판매 기록을 세우며 모토로라 역대 최고의 판매 스마트폰이 되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해 모토로라는 첫 모델 출시 이후 약 7,000만 대의 모토 G 디바이스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너무 많은 요소가 산만하게 느껴지지만, 이 모든 것이 오늘날 픽셀 3a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에는 극히 중요한 맥락이다. 이제 현재 시점으로 돌아오기 전에, 잠깐 한 군데를 더 들러보자.
 

눈으로 알 수 없는 픽셀 3a와 픽셀 3의 차이 

2016년 1세대 픽셀 폰을 출시하면서 구글은 총애하는 제품을 갖게 됐다. 더버지는 “홈런”이라고 평가했고, 씨넷도 “최상의 순정 안드로이드”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비슷한 격찬을 받은 2세대 모델과 충분한 애호가를 얻은 2018년의 3세대 버전에도 불구하고 픽셀은 여전히 틈새 제품으로 남아 있다.

최근 분기에는 모든 스마트폰 업체가 겪은 스마트폰 판매 침체로 구글 역시 영향을 받았지만, 실제로 픽셀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눈에 띄는 기반을 확보하고 상당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픽셀 폰이 가진 판매 측면의 단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픽셀 폰은 드넓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바다에서 소금 한 톨에 불과하다.

이제 구글의 대응책이 등장했다. 바로 더 저렴한 모델이다. 정식 픽셀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만, 고급 사양이 빠지면서 가격은 절반이다.

픽셀 3a를 약 1주일 정도 사용해 본 필자는 픽셀 3a나 픽셀 3a를 둘러싼 분명한 전략과 6년 전 첫 모토 G에서 본 것 간의 유사성에 충격을 받았다. 모토 G처럼 픽셀 3a도 고급형 모델과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 픽셀 3a와 얼마나 비슷한지 실제로 필자는 첫눈에 차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디바이스를 집기도 했다.

더구나 픽셀 3a는 중급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냥 픽셀 같다. 사용자 경험은 디자인 언어부터 소프트웨어, 뛰어난 카메라까지 두 디바이스가 거의 동일하다. 특히 카메라는 400달러 이하 스마트폰에서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픽셀이 아닌 다른 어떤 고급 안드로이드 폰보다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좀 더 큰 그림을 보면, 픽셀 3a는 픽셀 표준 보장을 제공한다. 시의적절하고 안정적인 운영체제와 보안 업데이트를 3년간 보장한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사후 지원이 빈약한 수많은 안드로이드 폰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가지 방식의 디바이스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중급 안드로이드 폰 시장의 판도 변화 기대

이제 시장은 바뀔 것이다. 모토 G는 2013년 보급형 안드로이드 폰 시장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수준의 품질을 가져왔고, 픽셀 3a는 고가의 픽셀 폰에서나 얻을 수 있었던 사용자 경험을 중급 스마트폰 시장으로 가져올 것이다. 물론 픽셀 3a의 플라스틱 본체는 정규 픽셀과는 다르지만, 싸구려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내구성 좋은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은 쉽게 흠집이 나는 유리 케이스보다 나을 때도 있다. 화면과 프로세서는 한 단계 떨어지지만, 장담하건대 나란히 놓고 세밀하게 성능을 비교 테스트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사용자는 차이를 알 수 없을 것이다.

모토 G 시절도 다시 돌아가 보자. 2013년 당시 모토로라 CEO이자 구글 임원이었던 데니스 우드사이트는 뉴욕타임즈에 “이 보급형 스마트폰의 목표는 최신 혁신을 보여주는 사치스러운 물건이 되는 것이 아니다. 모토 G는 가능한 한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성장을 회복하려는 모토로라의 노력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모토 G가 출시되었을 때 기대감으로 팔짝팔짝 뛴 사람은 없다. 어떻게 보더라도 진부한 스마트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토 G는 보급형 안드로이드 폰 영역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의 품질을 가져왔다. 픽셀 3a는 모토 G의 플레이북에서 한 페이지를 가져와 중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똑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특히 카메라 품질, 사용자 경험, 판매 이후 소프트웨어 지원의 세 가지는 스마트폰 사용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중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무시되고 있는 요소이다.

픽셀 3a의 대장정이 어떤 역할을 할지, 구글은 또 어디로 나아갈지 아직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는 구글이 픽셀 3a의 메시지를 얼마나 잘 전달하고 잠재적인 스마트폰 구매자에게 확신을 심어주는지일 것이다. 그래도 픽셀 3a는 미국 내 주요 통신사 대부분이 지원한다는 점에서 정규 픽셀보다 나은 처지이다.

구글이 판매 전략을 제대로 세운다면, 픽셀 3a는 중급 안드로이드 폰 시장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며, 현대의 모토 G로 구글 역사에 남을 것이다. 씨앗은 뿌려졌다. 이제 픽셀 3a가 뭔가 중요한 것으로 성장하는 것은 구글의 노력에 달려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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