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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칼럼 |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마저···' 오라클·IBM이 내리막길인 근본 원인

2019.04.23 Matt Asay  |  InfoWorld
오라클과 IBM이 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방성 클라우드 계약에서 탈락했다. 반면 아마존 웹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후보군에 남아 있다.
 
ⓒ Getty Images Bank

이런 상황이 오라클과 IBM에 우려스러운 것은 단지 100억 달러라는 액수 때문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1년까지 IaaS와 PaaS를 포함해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1,17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 경쟁에서 오라클과 IBM이 계속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야 말로 두 기업이 실제로 걱정해야 할 부분이다.

오라클과 IBM은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워크로드에 대한 현재의 위상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 국방성이 이 두 업체의 클라우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 두 업체의 제품 전략이 근본적으로 잘못됐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인프라 투자' 같은 간단한 이유 말이다.

'똑같은' 하이브리드
IBM과 오라클에 다행인 것은 두 업체 모두 상당한 레거시 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세상이 점점 더 클라우드 중심, 개발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고려하면 '골칫거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최근 IT 임원을 대상으로 한 크레디트 스위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워크로드 중 80%가 여전히 온프레미스에서 실행 중이며,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겼던 워크로드 중 다시 프라이빗 데이터센터로 다시 옮기는 경우도 있다. 기업이 아무리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멋있게 폼을 잡고 싶어도 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기업 임원이 클라우드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아니다. IT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한 IDC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레거시 워크로드를 처리할 필요 없이 무에서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48%는 여전히 온프레미스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며, 2022년까지 IT 지출 중 60%는 전통 IT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보수적인 CIO의 희망사항으로 치부한다고 해도, 당분간은 프라이빗 데이터센터 투자가 줄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3대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인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제품군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해 온 것도 이해가 될 것이다. 미래에는 퍼블릭 클라우드가 대세라고 해도 그 때까지는 온프레미스가 결합된 서비스로 최대한 매출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하이브리드가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IT 매출이 가장 늘고 있는 업체가 어디라고 보느냐는 크레디트 스위스의 설문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7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AWS(62%)였다. 반면 오라클과 IBM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보는 IT 고위 임원은 각각 16%와 12%에 불과했다. 

돈을 벌려면 먼저 써야 한다
'잠재적 빈곤'이 예상되는 이 딜레마의 많은 부분은 얄궂게도, 오라클과 IBM이 빅 3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업체와 경쟁하기 위한 설비투자 의지가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 간단히 말해, 클라우드는 설비 투자 집약적인 사업이다. 빅 3 클라우드 업체의 데이터센터 투자액을 모두 합치면 680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여기저기 아무 데이터센터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업체는 경쟁이 될 수 없다. 게다가, 빅 3 업체의 투자액은 작년 한 해 투자액일 뿐이다.

플래포모노믹스(Platformonomics)의 피츠제럴드는 이를 정확히 진단했다. 그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설비투자는 하이퍼스케일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주요 지표인 동시에 시장에서의 성공을 확인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출이 늘어날수록 버는(벌 수 있는) 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돈이 많아질수록,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투자를 더 늘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IT 임원을 대상으로 한 크레디트 스위스 설문 조사에서, 현재 전체 IT 지출 중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지출 비율이 10% 미만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지만, 더 주목할 것은 2년 안에 30%로 늘릴 예정이라는 응답이 35%나 된다는 점이다. 빅 3 클라우드 업체가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라클과 IBM, 결과적으로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IBM과 오라클은 설비투자 현황에서 알 수 있듯이 상황이 녹록지 않다. IBM에 대해 피츠제럴드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클라우드 시대에 IBM의 설비 투자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모두 줄고 있다. IBM의 총 매출은 2011년 이래 거의 280억 달러(현재 어도비, 엔비디아, 세일즈포스의 연간 매출을 다 합친 것과 맞먹는 액수) 줄었는데 설비투자는 더 가파르게 감소했다. 분명한 상향 변곡점이 없기 때문에 클라우드에 대한 IBM의 누적 설비 투자액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이는 IBM이 아직 경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오라클의 상황은 어떤가?

"오라클의 (설비 투자는) IBM에 비하면 훨씬 낫다. 클라우드 업체라면 예상되는 우상향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2014년에는 (비록 전반적인 클라우드 시장에 대해서는 늦었을 망정) 눈에 띄는 변곡점이 있다 … 다양한 SaaS 인수에 대한 설비 투자가 어느 정도 있지만 클라우드 설비 투자에 대한 오라클의 누적 지출액은 약 35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는 3대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 기준 한 업체의 분기 당 투자액에 불과하다"

즉, 오라클은 단순히 허풍을 떨거나 "오라클의 데이터센터는 다른 업체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므로 투자가 많이 필요 없다"는 어리석은 말을 하던 때에서 벗어나 적어도 '돈을 쓰고 있다'. 그러나 IBM과 오라클 모두 터무니없을 정도로 뒤처진 데다 빅 3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진지한 시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피츠제럴드가 지적한 대로, 3대 클라우드 업체는 매출의 약 12%를 설비 투자에 쓰는 반면, IBM과 오라클은 4.8%를 지출하는 데 그쳤다. IBM의 경우 이마저 급격히 줄고 있다.

물론 IBM은 레드햇 인수를 계기로 설비 투자 없이도 클라우드 논의에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약간' 있다. 오라클 역시 인프라 사업 매출은 미미하지만 SaaS 사업이 잘 되고 있다는 점은 청신호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해도 피츠제럴드의 결론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즉,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오라클과 IBM이 한때 '안전했던' 기존 사업까지 잠식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버 사업이 잠식됐고 이제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인프라까지 잠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이들 회사의 핵심 수익 부문인 데이터베이스도 포함돼 있다"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오라클과 IBM이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업체와의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설비 투자를 꺼린 것에서 비롯됐다. 이는 점점 더 치명적인 실수였음이 확인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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