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AI / 머신러닝|딥러닝 / 신기술|미래 / 인문학|교양

인간-AI 토론 배틀 승자가 밝힌 'IBM 프로젝트 디베이터의 한계'

2019.02.21 Thomas Macaulay   |  Techworld
AI가 체스와 퀴즈쇼에서는 우승했지만, 토론에서는 아직 사람을 이기지 못했다. IBM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은 체스 그랜드마스터와 제퍼디 챔피언을 패배시켰지만, 토론 분야만큼은 신통치 못했다. 토론에서 AI에게 패배를 안겨준 인물은 하리시 나타라쟌. 그는 2012년 유럽 토론 챔피언십 우승자였고 2016년 월드 토론 챔피언십 최종 결승에 진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Credit: IBM

올해 31세로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정치, 철학,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친 나타라쟌은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인간 논객들과 토론에서 승리했지만, 이번은 사람이 아닌 컴퓨터를 상대로 한 최초의 토론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BM 씽크 컨퍼런스에서 그의 상대방은 2미터 크기의 프로젝트 디베이터(Project Debater)라는 검은 상자였다. 기계는 움직이는 푸른 입을 통해 미국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IBM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복잡한 주제에 관해 인간과 토론할 수 있는 최초의 AI 시스템이다. 

승부가 시작되기 15분 전, 각 진영에게 ‘유치원에 보조금을 주어야 한다’라는 토론 주제를 전달했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이 주제를 찬성하기로 선택했고, 나타라쟌은 이를 반대하기로 선택했다. 이들은 신속히 각자의 주장을 작성했고, 차례대로 4분 동안의 개시 발언, 4분의 반박, 2분의 요약을 이행했다. 청중들은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한 쪽에 투표했고, 토론 이후에 다시 한번 투표했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당신이 인간을 상대로 한 토론 대회 승리에서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아마 기계와 논쟁한 적은 없을 것이다. 미래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 미래 시스템은 인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토론에 들어가기 전에, 청중의 79%가 유치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찬성했고, 13%가 반대했다. 토론이 끝난 후 62%의 청중이 찬성했고 30%가 반대했다. 17%가 의견을 바꿈으로써 나타라쟌이 승리한 것이다. 

나타라쟌에게 승리를 안긴 결정적 요인은 대응의 질이었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상대방을 이해한다고 확신하면 특정한 문제에 대해 대응한다. 그러나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 일반적 주장을 하게 된다. 이번 토론에서도 때때로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 

런던으로 돌아온 직후 아직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라쟌은 <테크월드>에게 “처음 4분 연설에서 인공지능은 유치원 교육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고, 이는 상당히 강력했다”고 밝혔다. 

나타라쟌은 “내가 한 말을 모두 이해해야 하고, 적절한 것을 파악해 대응해야 하는 두 번째 연설도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내 주장의 일부에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가장 미묘한 주장까지 반박하지는 못했다. 아마 이는 그 시점에 내가 사용한 문장 구조와 연관이 있는 듯하다. 자연어로 생각하지만, 살짝 복잡한 문장 구조를 이용한 것이다. 응답을 신속히 만들어내는 능력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설득력 측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 감정 흉내 내기 기능이 발달함에 따라 좋아질 것이다. 이는 분명히 그 점에서 대단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통은 사람들이 대중을 상대로 연설할 때 감정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가지고 있는 것처럼 흉내 내는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오류다. 이것이야말로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디베이터의 개발 
인공지능의 토론은 IBM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체스와 제퍼디 대회는 명백히 효과적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이길 수 있었지만 청중을 설득하는데 필요한 수사적 기법과 언어의 뉘앙스는 더 주관적이고, 감정적이며, 승자를 결정할 확실한 규칙이 없는 끝을 알 수 없는 기술이다. 체스와 제퍼디와 달리 웅변 기술을 통한 감정적 설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는 기계가 터득하기에는 까다롭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구어를 이해하고, 인간적 딜레마를 모델링하며, 데이터 주도형 연설을 전달함으로써 이를 극복하려 한다. 이 AI 시스템은 논쟁 주제와 상대방의 주장을 분석하고, 신문 기사 및 학술지에서 나온 100억 개의 문장 라이브러리로부터 응답을 도출한다. 

2018년 이 시스템은 2명의 이스라엘 논객과 시범 토론하면서 처음 세상에 나왔지만, 이들은 이미 이 시스템과 토론을 벌인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토론 대회는 챔피언 논객과 벌어진 최초의 경기였다.  

나타라쟌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토론에는 최소한 3가지 개별적인 기술이 관여한다. 첫째 기술은 여러 연관 정보를 대조하고 적절한 것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는 사람에게 엄청나게 어렵지는 않다. 15분 동안 대단한 양의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적절성은 엄청나게 어려운 무엇이 아니다. 그러나 기계에게는 대단히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둘째 기술은 정보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거대한 청중에게라면 주제를 극히 단순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셋째, 인간적 설득력 측면이 있다. 수사적 기술로부터 언어 사용, 감정과 억양 이용 능력에 이르는 모든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계가 탁월했던 부분은 첫 번째 영역이었다. 100억 개의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별로 새삼스러울 게 없다. 인상적인 것은 이를 매우 직설적이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기술이었다”고 나타라쟌은 말했다. 

그는 “기계가 부족한 부분, 그리고 최고의 인간 논객하고 경쟁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인간적인 설득력 측면이다. 인간 청중과 어떻게 정확히 교감할 것인가 쪽에서 아직도 얼마간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AI 토론 시스템의 한계와 미래
기계의 목소리는 인간 논객보다 단조로웠지만, 연설 기술은 나타라쟌을 놀라게 했다. 청중의 감정에 호소한 부분은 특히 그랬다. 기계는 아래와 같은 일련의 수사적 의문을 제기하였다. 

“우선, 가끔 반대자들 말을 들을 때면, 이런 의문이 든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문 앞에서 돈을 구걸하는 것을 원하는가? 이들이 난방이나 수돗물 없이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

나타라쟌은 유치원에 갈 확률이 높은 아이는 중∙상류 가정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중∙상류 가정이 보조금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논쟁이 끝났을 때, 프로젝트 디베이트는 가장 중요하다고 규정한 사람들을 도왔다기보다, 사실상 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단정했다.

논쟁이 끝난 후, 나타라쟌은 상대의 실력을 인정했지만,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몇 분이 흐르자 기계와 논쟁하고 있다는 생각이 없어졌다. 이는 충분히 인간과 흡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뒤돌아보니, 말하는 방식에서 여전히 기계적 속성이 많았다. 목소리가 매우 부드러웠다. 매우 부드러운 버전의 알렉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조가 매우 일관되고, 매우 명확했다. 그러나 어조나 속도를 바꾸거나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나타라쟌은 기계의 능력과 인간의 작업을 조합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두려움을 표했다. 즉,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후 가장 관련한 맥락적 정보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는 예컨대 의학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고, 나타라쟌처럼 경제 위험 분석 임원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기술이 고속의 고품질의 믿을만한 연구를 촉진하는 능력은 보통의 인간이나 심지어 다수 인간의 한계를 훨씬 넘어선다”고 말했다. 

나타라쟌의 견해는 이전의 세계 체스 챔피언이었던 개리 카스파로브와 궤를 같이한다. 1997년 IBM의 딥블루에게 패배한지 몇십 년 후 그는 인간과 기계가 협력하여 증강 지성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타라쟌은 카스파로브와 비교할 때 자신의 분야가 AI에게 아주 색다른 어려움이라고 믿었다. 

그는 “여기서는 청중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설득은 체스에서 왕을 공격하거나 바둑에서 더 많은 땅을 차지하는 것과 다르다. 이는 IBM에게 엄청난 난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몇 년 동안 이를 좀더 발전시킬 여지가 있는 부분이 2가지 있다. 토론에 내재된 어려움을 고려하면 이는 이미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를 합성할 능력도 높아질 것이고 기계는 진화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양호하기는 했지만 탁월하지는 않았던 분야는 대응 역량이었다”고 말했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